집으로 가는 길 노란상상 그림책 11
하이로 부이트라고 지음, 김정하 옮김, 라파엘 요크텡 그림 / 노란상상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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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페이지를 넘겨가며 책을 읽을 때만 해도 이 그림책이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서야 이 그림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지요. 글자 한 줄 없이 가족사진만 담겨진 마지막 페이지의 삽화는 이 그림책의 모든 것을 담아내고 있었고, 진한 여운을 남겨주었지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앤서니 브라운은 '서정적 결말이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단순한 그림이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 놀라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라고 극찬을 했지요. 저 역시도 이 마지막 페이지를 보고서야 이 작품의 매력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놀라운 작품이었지요.



<<집으로 가는 길>>의 저자는 콜롬비아 출신의 작가로 이 작품은 콜롬비아의 현실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아이들에게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접하도록 해야하며, 아이들 스스로 자신들이 속해있는 세계를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진실과 함께 용기와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완벽하게 표현해줄 수 있는 장르인 그림책을 통해 담아낸 것이지요. 콜롬비아의 현실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현 우리 사회와 별반 다를 바가 없을 듯 싶습니다. 아이들은 세상의 온갖 위험 속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고가 쉴새없이 일어나고 있지요.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맞벌이 부부가 늘어났고, 이혼가정이 늘어나면서 나홀로 집을 지키는 아이들도 늘어났지요. 이 작품에서는 아버지의 부재, 어머니의 직장 생활로 학교가 끝나면 동생을 돌보는 한 소녀의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언뜻 불우한 듯 보이는 환경이지만 소녀는 꿋꿋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소녀를 통해서 저자는 그렇게 희망을 보여주고자 한 듯 합니다.



학교가 끝나고 소녀는 사자에게 함께 집까지 가 달라고 합니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학교에서 집까지 아주 먼 길을 소녀는 혼자 가야하기 때문이지요. 소녀는 빨리 집에 가고 싶습니다. 가는 길에 소녀는 어린이집에서 동생을 데려가야 하니까요. 사자는 묵묵히 소녀 뒤를 따라가주고, 지켜지고 또 기다려줍니다.



소녀는 동생과 함께 사자 등에 타고 마을로 들어섰습니다. 가는 길에 가게에 들러서 음식도 사야하지요. 돈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소녀는 가족을 위해 장을 봅니다.
집에 도착한 소녀는 저녁 준비를 하네요. 사자는 동생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습니다.



이제 엄마가 올 시간이 되었어요.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한 엄마는 지친 모습이 역력합니다.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려 준 사자는 이제 돌아가려 합니다.



가고 싶으면 가도 돼.
하지만 내가 부르면 언제라도 다시 와 줘. 꼭! (본문 中)



한눈에 봐도 소녀의 집은 그리 넉넉해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꿋꿋하게 지내고 있네요.
잠든 엄마와 동생 옆자리에서 잘 준비를 하는 소녀는 탁자에 둔 사진을 보며 미소를 짓습니다. 어떤 사진일까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
마지막 페이지에는,

소녀가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던 사진이 담겨졌습니다.


뭉클함이 밀려오는 사진 한 장. 사진을 보고서야 사자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이해한 의미보다 더 큰 의미를 담아내고 있었지요.
저자는,

'무성한 갈기를 지닌 사자는 부재중인 인물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주인공 자신의 마음을 담은 인물이다. 표면적으로는 아버지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불의의 상황에 처한 수많은 가정에서 볼 수 있었던 위대한 유산인 용기를 그리고 있다.' (출판사 서평 中)
고 말했지요. 소녀의 수호천사로 등장한 사자는 바로 소녀의 '용기'와 '희망'을 표현한 것이었어요. 그것은 사자만큼 용감한 힘이었지요. 학교가 끝나고 아주 먼 집까지 혼자 걸어가야 할 때, 엄마가 없는 집에서 동생을 돌보고, 늦게 퇴근하는 엄마를 대신해 집안일을 할 때, 소녀는 희망을 안고 용기를 내어 이겨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우리의 현실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자라는 동안 무수히 많은 험난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겠지요. 부모의 부재로 현실에 대한 아픔을 간직한 아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마음 속에 든든한 사자같은 친구를 담아두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조금 힘든 상황에서도 힘을 낼 수 있을 거에요. 이 책 속의 소녀처럼 말이죠.
희망은 늘 용기를 선물하는 친구지요. 희망이라는 친구가 있기에 우리는 지금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답니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바로 보고, 그 현실 속에서 용기를 얻을 수 있는 희망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무거운 주제였지만, 저자는 희망을 담아내주어 결코 어둡지 않게 그려냈습니다. 더불어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여운을 주는 감동까지 선물한 작품이었답니다. 이 여운이 오랫동안 자리잡을 듯 싶습니다.

p.s 마지막 페이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언급했지만 이미지는 올리지 않으렵니다. 미리 본다해도 감동이 덜하지는 않겠지만, 이 책을 읽으실 분들에게 더 큰 감동을 선물하고 싶네요.

(사진출처: '집으로 가는 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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