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담이 들려주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12
서정욱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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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 열두 번째 이야기는 <<벤담이 들려주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이야기>>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플라톤의 이데아,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 최한기의 기학 등도 그러했지만,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은 학창시절 교과 시간에 정말 많이 듣고 외웠던 이야기였던 터라 철학이라는 부담감은 배제하고 읽을 수 있었다. 현재 우리가 지키고 있는 법, 다수결 등은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에서 비롯되었기에 철학이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는 점도 작용했으리라. 더불어 이 책을 철학의 어려움이나 까다로움에서 벗어나 이해하기 쉽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판타지 동화를 빌어 재미있게 수록한 탓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초등4학년의 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혜리다. 데이비드 베컴을 닮은 사회복지사 아저씨와 해리포터 영화를 보러가기로 한 혜리는 아저씨와 함께 해리포터 영화처럼 전혀 다른 세계로 빨려 들어가 1760년의 영국으로 시간이동을 하게 되고, 그 곳에서 런던의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해리를 만나게 된다. 노팅엄으로 가는 마차가 다른 세계로 가는 입구일거라 생각한 이들은 해리와 함께 노팅엄으로 가고, 제니 방적기를 만든 하그리브스 씨에게 닥친 위험한 상황을 알려주려는 해리를 도와주는 한편 다른 세계로 갈 마차를 기다리게 된다. 마차를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동안 혜리는 아저씨에게 그동안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게 되고 아저씨는 사회복지사가 어떤 일을 하며, 복지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이 과정에서 사회복지를 제일 먼저 언급했던 사람이 벤담임을 알려주게 되고, 1760년의 영국에는 벤담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모든 법과 도덕은 '공공의 행복'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 벤담을 만나기 위해 옥스퍼드를 가게 된 세 사람은 아직 열두 살인 벤담과 친해지기 위해 벤담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고, 영국의 무시무시한 법에 오히려 범죄가 점점 더 심해진 상황을 알게 됨으로써 후에 벤담이 영국 법에 홍수를 일으키자고 한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어떻게 법을 바꾸면 될까?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벤담은 무엇보다 의무를 강조했어.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의무를 함께 생각할 때, 행복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 거야." (본문 84p)

 

우리가 학교에서 도덕을 배우게 된 이유는 멀까? 바로 벤담이 모든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학생들에게 도덕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벤담은 도덕 교육이 잘된 사회일수록 좋은 사회, 즉 공공의 행복이 이뤄지는 사회라고 생각했다. 공공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서로 자신의 이익을 얻으려고 한 1700년 대 후반의 산업혁명때의 영국의 모습은 바로 이런 부분을 반영한 예라 할 수 있겠다.

연구할 것이 있다며 혜리와 해리를 만나주지 않는 벤담은 수학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아저씨는 벤담이 쾌락 계산법을 연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벤담과 가까워지게 되는데, 벤담이 만들어 낸 쾌락 계산법이란 바로

사람 수 X 유용성 = 개인이 느끼는 쾌락의 양

이라는 쾌락의 양을 계산하는 공식이다. 물론 벤담의 계산법에는 허점이 있어 나중에 밀이라는 사람이 더 나은 방법을 만들어 내게 된다. 벤담을 만나면서 아저씨는 사회복지사로서 이 곳에서 한 가지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해 놓고 가고 싶다는 결정을 하게 되고,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해 런던에서 도넛 가게를 차리게 된다.

 

<<벤담이 들려주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이야기>>는 1700년대 과거의 영국으로 가게 된 두 사람이 벤담을 직접 만나게 되고, 영국의 시대적 상황을 직접 경험하면서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이를 통해 산업혁명, 벤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쾌락 계산법, 벤담과 밀의 양적 쾌락과 질적 쾌락에 대해 이해하게 되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어린 노동자인 해리를 통해 시대적 상황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기에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이해하는데 더욱 쉬웠던 거 같다. 특히 사회복지사인 아저씨가 현재 우리가 사는 삶을 예를 들어 설명해주는 과정 또한 이해를 돕는데 일조했다.

이 책은 판타지 동화라는 장르를 통해 공리주의, 쾌락 계산법 등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인 벤담의 사상을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었다. 또한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논술 대비에도 도움을 주는 구성 또한 만족할 만했는데,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최대의 행복을 실현 하는 것, 이것을 도덕과 법을 정하는 기본 원리로 삼아야 한다는 벤담의 사상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담아냈으나, 어른이 읽어도 무방할만큼 내용이 알찬 작품이라는 점 또한 장점으로 내세울 만하다.

 

개인의 선, 옳은 행동, 쾌락이 모이면 결국 사회의 선, 옳은 행동, 쾌락이 됩니다. 개인의 선을 모두 합하면 결국 사회의 선이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바라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사호의 선이며, 옳은 행동이며, 쾌락이 되는 것이겠죠.

벤담은 바로 이런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야 말로 도덕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본문 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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