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의 착한 너구리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유혜자 옮김, 홍성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 "착하다"는 말은 "바보같다"라는 말처럼 쓰이곤 하지요. 늘 손해보고, 친구들에게 늘 당하고...그래서 착한 아이들 둔 엄마들은 그런 아이때문에 속상해하곤 한답니다. 경쟁 사회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남들보다 앞서 나가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 탓에 '착한' 마음은 '바보'라는 표현이 되어버렸지요. 숲속에 사는 너구리 '다니'는 '착한' 너구리입니다. 다니는 토끼 훕스에게 늘 당하기만 하지요. 매번 참기만 하는 다니에게 아빠는 힘이 세니까 겁쟁이 토끼 정도는 얼마든지쉽게 물리칠 수 있다고 하지만, 다니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안데르센 상 수상 작가이자 독일의 유명 아동문학작가 크리스티네 뇌스틸링거가 쓴 <<착한 너구리>>를 읽고나면 '착하다'는 의미가 '바보같다'는 뜻이 아니라, '타인을 배려할 줄 알며 사랑하는 마음'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에요.

 

이 책에는 다니의 일과가 담긴 4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늘 토끼 훕스에게 당하기만 하는 다니의 역습의 담은 [다니의 결심], 친구들이 모두 빨간 모자를 쓰고 다니자 빨간 모자가 갖고 싶다는 다니의 [빨간 모자가 갖고 싶어!], 엄마의 생일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일 선물을 찾아서] 그리고 숲속 한가운데에 괴물이 살고 있을 거 같아서 무서워하는 겁쟁이 다니가 영웅이 되는 에피소드를 담은 [진짜 영웅이 됐어요!]까지, 다니의 일상을 통해서 어린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답니다.

 

 

다른 동물들과 다 친하게 지내는 다니, 하지만 토끼 훕스는 뚱보, 뻥튀기한 고슴도치라며 다니를 놀리고, 솔방울을 던지거나 다니의 엉덩이를 차곤 하지요. 늘 당하는 다니에게 아빠는 조언을 하지만 아빠 말처럼 하는 게 다니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요.

그런데 다니네 집 옆에 사는 여우 프리다가 다니에게 훕스를 혼내 줄 방법을 알려줍니다. 엄마와 아빠 몰래 집을 빠져나온 다니는 프리다의 말처럼 훕스를 혼내주게 되지만, 훕스가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창고 밖으로 나가는 일이 어렵게 되었지요.

다나는 자신보다 훨씬 좋은 해결책을 많이 생각해 내었던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둘이 함께 창고를 나가는 방법을 찾아냈고, 둘은 창고를 무사히 나올 수 있었지요.

 

"내가 그동안 너한테 그렇게 못되게 굴었는데 정말 나를 도와줄 거야?" (본문 22p)

 

다니의 착한 마음으로 인해 서로를 미워했던 마음은 사라졌어요. 늘 자신을 괴롭혀왔던 훕스를 용서한 다니의 용감하고 착한 마음을 엿볼 수 있지요.

 

 

빨간 모자가 갖고 싶었던 다니를 위해 아빠는 무척 아끼던 조끼로 다니에게 빨간 모자를 짜주었습니다. 기뻐하던 다니가 모자를 쓰고 학교로 향하던 중 바람이 불어와 빨간 모자를 날려 버렸지요. 다니 그리고 아빠와 엄마는 빨간 모자를 찾아다녔고 8일째 되는 날, 빨간 모자를 찾게 되었답니다. 헌데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빨간 모자는 어떤 새의 둥지가 되어 있었고 알이 있었지요. 착한 다니가 어떻게 했을까요? 아빠는 알을 밖으로 던져 버리고 모자를 가지고 내려오라고 하지만, 다니는 그렇게 갖고 싶어하던 빨간 모자를 새들에게 양보했답니다.

 

 

엄마의 생일 선물로 멋진 꽃다발을 만들기 위해 다니는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꽃다발을 만들지 못했어요. 대신 비둘기가 엄마에게 멋진 '꽃 비'를 내려주지요. 다니의 깜짝 선물이라고 생각한 엄마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다니는 진실을 말할 수 없었어요. 다니에게 멋진 선물을 받았는지 자랑하려고 이웃집으로 달려간 엄마를 고생시킬 수는 없었거든요.

숲속 한가운데에 괴물이 살고 있을 것 같아서 무서워 친구 너구리 돌리네 집에 자주 놀러 가지 못하는 다니에게 친구들은 겁쟁이 너구리라고 놀리지요. 이번 토요일에 엄마, 아빠와 함께 숲 끝에 가기로 한 약속은 엄마,아빠의 감기로 취소되었고, 다니 혼자 돌리네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아빠의 말대로 시냇물을 따라 숲을 빙 돌아서 가기로 한 다니는 수달 오티의 배를 발견했지요. 오티가 내일 배를 쓸 것을 안 다니는 오티의 배를 타고 쉽게 돌리네 집에 찾아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문제였습니다.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야 했지만 배는 앞으로 가지 않고 자꾸 떠내려갔지요. 결국 배를 끌고 숲을 가로질러 가기로 한 다니는 무시무시한 괴물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배를 여기에 두고 갈 수는 없어! 물어보지도 않고 남의 물건을 쓴 것부터가 잘못이야. 더군다나 오티에게 배를 갖다 주지 않으면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거야!" (본문 65p)

 

다니는 두려움을 이겨냈고, 오티의 배도 무사히 돌려줄 수 있었어요. 남의 물건을 물어보지도 않고 쓴 것은 잘 못 되었지만, 책임감을 갖고 용기를 낸 다니의 행동은 정말 멋있었지요.

친구를 용서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알며,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한 다니의 모습은 '착한'의 의미를 되찾게 도와주었어요. 훕스에게 당하는 다니가 '바보' 같았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거죠. 다니의 모습을 보면서 어린이들이 우정, 배려, 책임감, 용서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을 거 같네요.

 

태어나면서부터 경쟁 속에서 살아야하는 우리 아이들, 남을 위한 배려보다는 남보다 더 빨리, 더 잘해야하는 것을 먼저 배우게 되지요. 그렇다보니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보다는 나 혼자 잘 살아가는 법을 깨우치게 됩니다. 함께 살아가는 우리는 가족, 학교 그리고 넓게는 지구에 사는 많은 사람들과 공존하며 더불어 살아가야 하지요. 더불어 살아가는 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착한 너구리>> 다니처럼 친구, 가족을 사랑하고, 용서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행동하는 것에서 시작한답니다. 덧붙히자면, 다니의 엄마 아빠처럼 아이들을 격려하고 응원해주어야 한다는 것,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부모도 꼭 기억해야 하지요.

 

"그 조끼는 당신이 무척 아끼는 거잖아요."

"그래도 아들보다 좋아하지는 않아요!" (본문 31p)

 

(사진출처: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의 착한 너구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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