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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단길로 간다 푸른숲 역사 동화 6
이현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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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연한 우리의 땅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호시탐탐 독도를 탐하고 있다. 그 뿐인가? 엄연한 우리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발해를 자신들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역사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으로 인해 우리의 땅, 우리의 역사를 잃어가고 있음이 너무도 안타깝다. 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연구 사업을 벌이면서 발해가 자신들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발해는 스스로를 고구려를 잇는 나라라고 했다. 15대 228년간의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고구려의 영토를 회복하고 오히려 북쪽 연해주 지역으로 더 진출한 형세를 갖게 되면서 '해동성국'이라고 호칭할 정도의 국세를 가졌다. 발해는 중국 땅에 있었기 때문에 발해가 남긴 역사의 흔적을 우리가 쫓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역사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분명 우리 5,000년 역사의 하나인 발해를 당당히 지켜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관심은 어른들만의 몫이 아니라 앞으로 이 나라를 지켜나가고 우리 역사를 지켜나가야 할 우리 어린이들도 꼭 가져야 하는 부분이기에 역사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갖게 하는 <푸른숲 역사 동화> 시리즈가 가진 의미가 더욱 소중해진다.



발해는 주변 나라들과 다양한 문물을 주고받으면 활발하게 교류했던 동아시아 대표 무역 국가였다. <<나는 비단길로 간다>>의 주인공 홍라를 쫓아가다보면 무역을 통한 국제적인 나라로 번성했던 발해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국제적인 나라답게 세계로 뻗어나가는 길들이 잘 갖춰 있었던 발해의 그 길에 홍라가 서 있다. 발해의 역사에 대한 정보가 극히 미비한 실정이지만 홍라가 서 있는그 길을 통해 발해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렇게 독자는 홍라를 따라 발해 역사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장보고 장군이 청해진 대사로 부임하고 나서부터 교역의 중심지가 된 청해진은 금씨 상단의 중요한 거래처였다. 홍라의 어머니 금기옥이 이끄는 금씨 상단은 상경성에서도 그 명성이 손에 꼽히는 상단으로 신라, 일본, 당나라, 서역의 큰 상단들과 교역을 했다. 하지만 태풍으로 어머니를 잃은 홍라에게는 어머니의 호위 무사 친샤, 수습 천문생 월보 그리고 갚아야 할 빚만이 남겨졌을 뿐이었다.


그 중 섭씨 영감에게 진 빚과 바다 깊이 가라앉아 버린 부왕의 혼례식을 위해 바쳐야 할 오백 필이 문제였다. 사장시의 영은 상단을 섭씨에게 넘기고 두 살 되던 해 고향인 흑수로 돌아간 아버지 아골타를 찾아가도록 권유하지만 홍라는 어딘가에 살아계실지 모를 어머니가 오실 때까지 상단을 지켜내기로 결심하게 되고, 어머니가 금씨 상단이 가장 큰 위기를 만났을 때 쓰라며 선물로 준 열쇠를 꺼내든다.


열쇠를 열고 들어간 곳에는 비단 오백필 정도는 너끈히 살 수 있는 양의 소그드의 은화가 있었고, 홍라는 은화의 값어치를 곱절로 받을 수 있는 소그드 인 마을이 있는 솔빈으로 대상주가 되어 고역을 하러 가기로 결심한다. 친샤, 월보 그리고 태풍에서 목숨을 구해주어 연이 된 신라의 비녕자와 함께 고역의 길을 가게 된 홍라는 섭씨의 아들 쥬신타와 뜻하지 않는 동행을 하게 되지만 장사치에 재능이 있는 쥬신타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큰 도움이 되어주었고, 홍라의 첫 교역을 성사시킨다.
그 와중에 홍라는 교역 중 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아버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따라 흑수를 가지고 않고 상단을 지키려는 근원적인 이유에 대해 자문을 하게 된다.



꼭 그런 건 아니네요. 오로지 재물을 바라고 교육을 하려는 건 아니네요.
홍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 그럼 무엇 때문이냐고 묻는다면, 대답할 말이 없었다. 아직은 그랬다. 하지만 이제 그 답을 찾고 싶었다. 이번 교역을 끝내고 나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본문 110p)



쥬신타의 도움으로 첫 교역을 성공하여 말을 구입하게 된 홍라의 비단을 구입하여 상단을 지킬 수 있다는 꿈은 청해진에 도착하면서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황제 폐하의 승하로 비단값이 폭락하면서 장사꾼인 홍라에게는 더없이 좋은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려가 되기 위해 떠나는 쥬신타, 뜻하지 않는 동료의 배신, 월보의 죽음과 그동안 알지 못했던 친샤의 가족사 등으로 인해 홍라의 꿈을 산산히 부서진 채 빈털털이가 되어 홀로 상경성으로 돌아오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상단을 섭씨에게 넘긴 채 혼자가 된 홍라이지만, 교역길을 이어 가려는 이유를 깨닫게 되고, 자신만의 비단길을 열기 위한 새로운 길을 가려 한다.



길을 걷고 싶었다. 길에서 만나고 싶었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만나고, 새로운 나를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 가고 싶었다. (본문 183p)


<<나는 비단길로 간다>> 속에 나는 홍라와 함께 길을 걸었던 또 다른 상인이 되어 함께 걷고 있었다. 역사적 증거가 턱없이 부족한 발해지만, 이 책에서 만큼은 '해동성국'으로서의 굳건했던 발해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역을 통해 활발했던 발해와 그 주변국가의 모습과 고구려를 이은 발해의 문화 속에 홍라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그 길에 함께 서 있던 독자의 한 사람이었던 나는 발해의 이모저모를 살펴 볼 수 있었다.

또한 이 작품은 동화를 통해서 발해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홍라와 쥬신타, 월보가 자신의 꿈을 향해 당당히 걸어가는 모습을 통해서 독자 어린이들로 하여금 '꿈'을 찾아주는 길도 함께 보여주었다.

이문을 남기기 위해 시작했던 홍라의 걸음이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길이 되고, 거친 풍랑을 만나지만 결국 자신의 꿈을 향해 당당히 자신의 길에 첫 걸음마를 시작한 홍라의 모습은 진정한 성공, 행복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의 역사, 발해를 지켜내기 위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고 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에 대한 관심, 자긍심이 있다면 그 길이 결코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다. 무역 국가였던 발해의 모습이 <<나는 비단길로 간다>>에서 살아 숨쉬듯이, 역사에 대한 관심이 5,000년 역사 속에 발해가 당당히 살아 숨쉴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동화와 역사의 조화가 너무도 잘 어울렸던 이야기는 역사에 대한 관심, 자신의 꿈에 대한 길을 감동과 재미 속에 잘 녹아들었으며, 발해가 살아 숨쉬듯이 생생한 느낌을 주었던 삽화는 위풍당당했던 발해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도록 이끈 작품이었다.

(사진출처: '나는 비단길로 간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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