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이 들려주는 경학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10
이종란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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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 열 번째 이야기는 <<정약용이 들려주는 경학 이야기>>이다. 실학을 집대성한 정약용이 21세기 대한민국인 미래로 오게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통해서 정약용의 생애, 경세학, 수원 화성에 대해 알아갈 뿐만 아니라 목민심서를 통해서 애민정신을 배우게 되는데, 조선시대와 현 사회가 맞물려 경세학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초등학생을 위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동화 형식으로 꾸며져 읽기에 재미있으며, 이해하기 쉽게 수록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철학으로의 접근이 용이하다.

 

 

이야기는 주인공 강대철이 철학초등학교 5학년 때 다산 아저씨를 만났던 일을 떠올리면서 시작된다.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던 대철이는 학교 쓰레기 소각장에서 쓰러져 있는 아저씨를 만난다. 함께 있던 미나는 노숙자 할아버지라며 두려워했지만, 대철이는 아저씨를 도와드리려 하고 아저씨는조선에서 온 다산 정약용이라며 자신을 소개한다.

1762년 태어나 열 살 이전의 어린 시절에 지은 시를 모아 <삼미자집>이라는 책을 만들었고, 22세 때 진사 시험에 합격하여 성균관에서 공부하며 조선의 22대 왕인 정조 임금님의 총애를 받는다. 28세에 대과에 합격하여 규장각에서 일하게 되고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수원에 쌓으려는 성곽 설계도를 작성하라는 명을 받는다. 후에 자신을 시기하는 반대파들의 모함으로 고향에서 지내면서 임금님을 그리며 경학을 연구하던 어느 날 잠자리에 든 후 일어나보니 21세기의 대한민국에 와 있게 된 것이다.

대철은 아저씨와 집으로 돌아와 과거로 돌아갈 방법을 궁리하기로 하는데, 함께 지내면서 경학, 경세학 등에 대해 배우게 된다.

 

"경세학이라는 것은 세상을 다스리는 학문, 즉 완성된 인격과 훌륭한 능력으로 세상과 나라에 봉사하고, 문제가 있으면 개혁을 하는 등 실천을 핵심으로 하는 학문이란다." (본문 49p)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아빠는 밥값을 하라며 다산 아저씨를 데리고 가는데, 그곳은 바로 수원 화성 복원 공사장이었고 아저씨는 공사장에서 맹활약을 한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비리로 예산 삼각은 물론 부실공사까지 부추기자 다산 아저씨는 국민들이 아닌 당 이익을 위해 일하는 국회의원에게 목민관의 율기, 봉공, 애민이라는 세 가지 덕목에 의해 일하지 않는 그들을 혼내주게 되고,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을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을 바로잡기 위해 목민심서닷컴 홈페이지를 만들게 된다.

 

기자 3: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다산: 당연히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애민 정신이라고도 하지요. 국회의원들이나 공무원들, 대통령까지도 모두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국민을 사랑해야 하고 또 자신들이 국민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지금은 무엇보다 실사구시 정신과 실학사상을 바탕으로 개혁을 해야 할 때입니다.....이제 정치인들은 당리당략을 위해 경제를 걱정하는 척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실사구시 정신으로 노력하여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본문 169,170,171p)

 

 

<<정약용이 들려주는 경학 이야기>>는 대선을 며칠 앞둔 현 우리 사회와 맞물려져 정치인들과 국민들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를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대철이의 바람처럼 살기 좋은 세상이 만들어지는 그 출발점이 목민심서가 된다면 경제, 사회적으로 힘든 이 시기를 개혁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이 작품은 정약용의 사상, 그가 추구하는 '경학''경세학', 그리고 목민심서를 통한 지방관의 자질론,실사구시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 어린이들에게 기예를 쌓아야하는 필요성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행복한 삶을 살아라'라는 다산 아저씨의 약속처럼 대철이는 다산 아저씨의 이야기를 나침반으로 삼아 차근차근 걸어갔다. 이 책에서 들려주는 다산 정약용의 이야기는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좋은 가르침이 되어 나침반으로서의 역할을 해 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정약용이 들려주는 경학 이야기>>는 정약용의 경학을 판타지 동화를 통해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들려주었다. 철학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우선으로 살아야 하는지,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가르쳐주는 학문이라고 한다면, 정약용의 경학 이야기는 바로 '철학'이 가진 의미 그 자체가 아니었나 싶다. 정약용의 경학을 통해서 철학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이것이 바로 '왜'와 '어떻게'를 저절로 깨치게 도와주는 초등학생을 위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시리즈가 추구하려는 바가 아닌가 싶다.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는 바로 그 깨달음을 위한 시작이 될 터이다.

 

(사진출처:'정약용이 들려주는 경학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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