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래, 번개 - 제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초등 개정교과서 국어 6-2(나) 수록 샘터어린이문고 29
류은 지음, 박철민 그림 / 샘터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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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리윌리>는 동물과의 교감, 소통, 아름다운 우정을 보여준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12살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었지만, 어른들에게도 순수함, 신뢰와 유대감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던 영화로 오랫동안 기억되는 작품이었다.

이 동화집의 표제작 <그 고래, 번개>는  바로 <프리윌리>가 보여준 아름다움이 담겨진 이야기다. 사실 이 표제작은 2011.3월에 저자의 작품이 실렸던 단편 동화집 <우주 최강 문제아>를 통해서 처음 접한 바 있다. 당시 표제작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래와의 교감이 영화와 오버랩된 탓에 기억하고 있었던 작품인데, 이렇게 저자만의 작품이 수록된 동화집으로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읽어본 작품이었지만, 1년 전과 다름 없는 순수함, 우정 등에 대한 감동은 변함없었다.

 

 

<<그 고래, 번개>>는 표제작을 비롯하여 [베트남+한국][마귀할멈 이야기][꼬마 산신령, 호랑이 눈썹, 달봉이] 총 4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각 편마다 서로 다른 감동을 선물하면서 독자 어린이들의 내면을 꽉 채워준다.

표제작 [그 고래, 번개]는 번개처럼 빠른 고래에게 '번개'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친구가 되면서 혼자 있는 외로움을 달래고 있었던 상택이가 고래를 조사하러 온 아저씨를 만나면서 한뼘 더 성장하는 이야기다.

6학년이지만 왜소한 체격에 3학년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성택은 하나 뿐이었던 친구 형철이 중학교 진학을 위해 섬을 떠난 뒤 혼자가 되었다. 엄마는 성택도 섬을 떠나기를 권하지만, 섬출신이라는 점과 작은 키로 인해 섬을 떠나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 혼자가 된 성택은 우연히 홀로 떨어진 고래를 만나게 되면서 친구가 된다.

10여일을 고래와 함께 지냈던 성택은 고래가 나타나는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것에 대한 의아함으로 고래를 조사하러 온 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자칫하면 번개가 박물관에 박제 인형이 될지 모른다는 이야기에 서둘러 번개를 찾는다.

얼른 섬을 떠나라고, 바다로 돌아가 가족을 찾아야 한다고 번개에게 소리치지만 번개는 함께 놀아주는 줄 알고 떠날 줄 모른다.

성택은 바다에 뛰어들어 번개를 유인한 후 섬이 코딱지만큼 작아져서 안심이 되지만, 돌아갈 힘나저 다 쓴 탓에 점점 가라앉고 만다.

다행스럽게도 번개는 성택을 싣고 돌아왔고, 고래는 성택의 마음을 알았는지 바다로 돌아간다.

형철이도 가고, 번개도 가고. 이젠 내가 갈 차례다. (본문 54p)

번개를 통해 두려움 대신 용기를 얻게 된 성택의 이야기는 동물과의 교감이라는 아름다운 소재를 통해 순수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베트남+한국]은 우리 사회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다문화 가족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태봉의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다.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 한국식으로 살았던 엄마는 다문화 강좌를 다닌 후로 베트남 음식 만들기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다. 안그래도 친구들로부터 '아프리카 사람'이라고 놀림을 당하고, 베트남 전통 양념인 느억맘 냄새가 옷에 벤 탓인지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놀림을 당하는지라 엄마 때문에 태봉은 더욱 속상하다. 친구들은 자신과 다른 태봉을 놀리곤 하지만, 현기는 그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어 제일 좋아하는 친구다. 그러나 현기가 왜 자신을 놀리지 않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 태봉은 친구들로부터 혼지 놀림을 받는 것이 속상한 마음에 현기의 엄마가 연변 사람임을 소문내기 위해 현기 이모에게 현기의 서프라이즈 생일파티를 권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현기 엄마가 연변 사람이라는 사실을 드러날 것이 아닌가. 그러나 태봉의 생각과 달리 현기 이모와 엄마가 연변 사람인 것이 놀림의 대상이 되지 않았고, 현기에게 멋진 생일 파티를 만들어준 태봉은 오히려 친구들로부터 칭찬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태봉은 엄마가 베트남 사람이라는 사실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우리의 시선으로 인해 그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고 있는지 태봉을 통해서 엿볼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태봉과 현기처럼 그들이 좀더 당당하게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는 지혜를 선물한다. 태봉이 만드는 음식처럼 서로 조화를 이루며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사회가 오리라는 희망을 이야기 속에서 볼 수 있었다.

 

 

[마귀할멈 이야기]는 내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치매가 온 탓에 요양병원에 계신 아이들의 외할버지를 아이들은 낯설어 한다. 할아버지, 할아버지하며 따르면 아들 녀석도 병원에 가면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속상함, 안타까움이 내내 나를 힘들게 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다현이처럼 할아버지는 언제까지나 그전 그대로의 할아버지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할머니가 자꾸 이상하게 행동한 탓에 자신이 점점 못된 아이가 되는 거 같아 서운하고 속상한 다현이는 엄마가 들려주는 마귀 할멈 이야기를 통해서 할머니와 엄마의 아름다운 인연을 알게 된다. 나와 맞물려진 이야기인 탓인지 이 작품에 애착이 간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할머니! 할머니가 진짜 마귀할멈 딸이라 해도 난 아무 상관없어. 할머니는 언제까지나 우리 할머니니까. 사랑해, 할머니!" (본문 140p)

 

[꼬마 산신령, 호랑이 눈썹, 달봉이]는 달랑 봉우리 한 개뿐인 작은 산을 맡게 되어 '달봉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산신령이 작은 산인 탓에 게으름을 피우다가 산에 불이 나자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도망을 가던 달봉이가 호랑이눈썹이 되어 돌아다니다가 여우 머리에 들러붙었다가 자신의 달봉산에 불을 냈던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나 혼자만 살겠다고 도망친 것'에 대한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다. 누구나 실수를 하게 되지만,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 실수를 회피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교훈이 녹아든 작품이다.

 

 

<<그 고래, 번개>> 순수, 교감, 소통, 우정과 가족 그리고 교훈과 감동 등 어린이들의 내면의 성장을 돕는 작품이다. 두려움 대신에 용기를, 상처 대신에 희망을, 슬픔 대신에 사랑을 심어주는 4편의 이야기는 어린이 뿐만 아니라, 순수함을 잊고 있는 어른들에게도 가슴뭉클한 감동을 선물 할 것이다. 동화는 더 이상 어린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 어떤 자기계발서에서 알려주지 않는, 내면을 성장하는 법과 세상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줌으로써 사회와 조화를 이루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동화 속에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이익만을 생각하고 서로 타협하는 방법을 잃어버리게 된 어른에게 동화는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순수함을 통해서 세상의 따스함을 볼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동심이 세상을 구원한다.'라는 믿음을 가진 정채봉 작가의 뜻을 이어가고자 한 '정채봉 문학상' 수상작 <<그 고래, 번개>>는 그 믿음을 고스란히 담은 작품이었다.

 

(사진출처: '그 고래, 번개'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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