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가 지구를 구해요 - 나무 심기 파티
펠릭스와 친구들 지음, 김시형 옮김 / 노란상상 / 2012년 11월
절판


몇 년전에 재미교포인 조너선 리가 직접 쓴 판타지 과학환경동화 <고그린맨 VS 심술통 떼돈 공갈 팍팍써>라는 작품을 읽은 적이 있다. 환경 파괴를 노리는 악당 심술통 공해박사, 그에 맞서 초록마을을 지키려는 고그린맨의 이야기였는데, 그 당시 열두 살이던 어린 나이에 동화책을 썼다는 점에도 놀라웠지만, 어린 환경 운동가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었던 기억이 난다. 얼마 전에는 올해 열다섯 살이 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청소년 환경운동가가 된 조너선 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거리에서 독도 바다사자 복원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일본의 독도 주변 해양 생태계 판괴에 대한 반성을 촉구했다(아시아투데이)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어른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미안함, 어른들이 하지 못한 일에 대한 부끄러운 마음도 많이 느꼈었다.

그리고 여기,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아이들이 또 있었다. 바로 <<이제 우리가 지구를 구해요>>의 저자 펠릭스와 그의 친구들이다.


어른들이 지금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가까운 미래에 그 결과를 온통 감당해야 하는 게 바로 우리니까.....어른들은 맨날 말만하지? 그렇지만 우리는 진짜 행동을 한다고! (시작하는 말 中)

펠릭스와 친구들은 Plant For The Planet(나무를 심어요, 지구를 위해!)라는 운동을 만들었다. 2007년 처음 시작한 이 운동은 현재 지구 곳곳 어디서나 함께하는 운동이 되었고, 친구들은 이제 세계의 더 많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갖고 함께 하자며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독일의 한 어린이 펠릭스에서 시작된 이 운동이 전 세계 수많은 나라가 동참하는 국제 네트워크 운동으로 발전한 것이다.


2006년이 끝나고 2007년이 시작되던 유난히 날이 따뜻했던 겨울 펠릭스가 아홉 살 때, 선생님은 기후 온난화에 대해 얘기할 좋은 때라고 하셨고, 반 친구들이 각자 인터넷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해 찾아보고 다시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 펠릭스는 미국 부통령 앨 고어가 만든 영화 '불편한 진실'을 보았고, 앨 고어가 쓴 같은 제목의 책을 교재로 사용하여 '북극곰의 멸종'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하게 되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나무가 많이 있게 만드는 것이며 "우리 다 같이 세계 모든 나라마다 백만 그루씩 나무를 심게 하자!" 라는 말로 발표를 끝냈다.

이 발표를 시작으로 Plant-for-the-Planet 교실이 열리는 등 활발한 활동을 시작 되었고, 유명인들의 동참으로 'Stop talking, Start planting' 표어가 만들어지는 등 어린이들이 만든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이제 우리가 지구를 구해요>>에서는 펠릭스를 시작으로 Plant For The Planet 운동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으며, 펠릭스와 함께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친구들은 왜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위기에 처한 기후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바로 그 이유에 답이었다. 빙하가 사라진다는 건 식수가 줄어들고 기근이 생긴다는 뜻이며, 수백만 명의 가뭄과 굶주림은 결국 물과 먹을거리를 둘러싼 전쟁이 지구 곳곳에서 현실이 될 거라는 뜻이기에 아이들은 나무 심기를 시작한 것이다. 심는 나무보다 더 많은 나무가 잘려 나가지만 아무 일도 안 하고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으며, 오히려 정작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할 사람들은 이 사실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나무가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말은 그만. 나무를 심어요!


펠릭스와 친구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비전을 제시한다. 책의 말미에는 우리나라의 나무 심기 운동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는데, 1996년부터 2011년까지 벌인 '제1차,2차 푸른 대구 가꾸기 사업'은 대구광역시의 나무 심기 운동, 시민단체인 1998년 '생명의 숲 가꾸기 운동'으로 창립한 <생명의 숲>, 1984년부터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이름으로 약 28년간 국,공유림 나무를 심은 유한킴벌리의 나무 심기 운동 등이 있다. 비무장지대에 '어린이 평화 숲'을 만들자고 제안한 조너선의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었는데, 아쉽게도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산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 많은 이들이 동참할 수 있는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할 듯 싶다.


이 책을 읽는 친구들이 또 다른 펠릭스와 조너선이 되어, 더 많은 나무를 심고, 평화를 이뤄가길 바랄게. 잊지 마. 한 그루 한 그루가 모여서 120만 그루가 되듯이, 너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힘고 정성이 모엿을 때, 비로소 우리가 이 지구를 지켜내고, 평화를 이룰 수 있을 거야! 이제 너희들의 활약을 기대할게. (본문 195p)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를 맞아 너도나도 환경 오염의 심각성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커다란 목소리와 달리 우리들의 행동은 아주 작고 미비했다. 그렇게 말만 하는 어른들과 달리 펠릭스와 친구들은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우리 모두가 하나의 가족이고, 우리에게 다가오는 앞날이 저마다 다르지 않다는 걸 진심으로 깨달아야지만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말처럼 이 책 속에는 진심으로 깨달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었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어른들은 지금까지 너무 많은 말을 해왔다. 그리고 너무 많은 이들을 어린이들에게 미뤄둔 듯 하다. 이제 말이 아닌 진짜 행동으로 옮길 때다.


STOP TALKING START PLANTING

(사진출처: '이제 우리가 지구를 구해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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