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인류무형유산을 찾아라! - 유네스코가 선정한 한국의 무형유산, 전통문화 편 사회와 친해지는 책
날개달린연필 지음, 홍선주 그림 / 창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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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연히 텔레비전을 시청하다가 <경주 괘릉마을>에 대한 다큐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괘릉은 현존하는 신라의 무덤 중에 그 보전이 가장 잘 되어 있다고 하는데, 1000년의 역사를 지키고 보존하고 있는 괘릉마을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문화를 지키고 보존한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우리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가치 있는 문화유산이 많이 있지만,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많이 부족한 듯 싶다. 사람들의 관심과 보전이 없다면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은 그 빛을 잃어가게 될 것이기에, 우리 문화유산에 대해 알아가고, 관심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이에 <<명탐정, 인류무형유산을 찾아라>>처럼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보여주고, 우리 문화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들의 출간은 그 의미부터가 다르다.

 

 

<<명탐정, 인류무형유산을 찾아라!>>는 탐정, 미션 등 어린이들이 흥미로워할 법한 소재로 유네스코에 등록되어 있는 우리의 무형유산을 살펴보는 추리 형식의 이야기다.

명탐정사무소를 운영하는 명탐정과 나지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살고 있는 열두 살의 샘으로부터 사건을 의뢰받는다. 아빠 엄마가 일하시는 동안 할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보냈던 샘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할아버지가 쓰신 수첩을 발견하게 되고, 수첩에는 '한국에 가서 무형유산을 돌아보고 싶다. 가서 이 부채도 꼭 주인에게 돌려주고 싶다.'라고 쓰여 있었는데, 그 상자에는 아주 낡은 부채가 들어 있었다. 샘은 자신과 함께 여행을 가려고 계획하신 할아버지를 대신해 부채의 주인을 꼭 찾아주고 싶다고 했는데, 더불어 한국의 무형유산에 대해서 돌아보면서 할아버지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했다. 샘이 보낸 부채 사진이 담긴 첨부 파일을 통해 명탐정과 나지혜는 무형유산에 대해 먼저 알아보기로 한다.

'유네스코 등재 한국의 인류무형유산'으로 검색한 기사에는 판소리, 가곡,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 영산재, 처용무 등을 비롯한 많은 무형유산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있었고, 샘이 한국에 오면서 부채의 주인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탐정수사가 시작된다.

 

 

노래, 춤, 연극이 하나로 어우러진 종합예술인 판소리를 시작으로 세 명의 아이들은 단서를 찾아 수사를 하게 되는데, 부채 속 연못을 찾아 간 곳에서 종료제례와 종묘제례악을 구경하게 된다. 나라에서 드리는 가장 큰 제사인 종묘제례는 모든 예절과 정성을 다 갖추었는데, 조선 시대 사람들은 음악에 하늘과 땅의 조화가 담겨 있다고 해서 위로는 하늘에 있는 조상들을 위로하고 아래로는 땅에 있는 백성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종묘제례약도 진행되었다. 비록 부채의 주인을 찾지는 못했지만, 부채 손잡이에 달린 매듭이 오방색임을 알게 되면서 오방색과 관련된 처용무를 찾아 또 한걸음 나아간다. 궁궐 잔치나 행사 때 공연이 되는 처용무는 질병과 악귀를 물리치는 방패막이로 처용무를 추면서 나라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했다. 이제 그들은 부채의 매듭에 대해 더 살펴보면서 강릉 단오제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또 하나의 단서를 찾아간다.

1,000년이 넘게 이어져 내려온 강릉단오제, 강강술래에서도 부채의 비밀을 풀지 못했지만, 샘은 멋진 축제를 구경하면서 할아버지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마침내, 이들은 남사당놀이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게 되고, 샘은 할아버지와 부채의 비밀을 풀어낸다.

 

 

2011년 기준으로 유네스코에 선정한 인류무형유산에는 총 84개국 232건이 등록되어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책에서 살펴본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를 비롯 총 14개 목록이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유형유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잘 보존하는 게 중요하다면 무형유산은 누군가 그것을 계속 이어 가야만 지켜 나갈 수 있다. 어쩌면 그래서 더 보존하기 어려운 무형유산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켜 나가는 일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명탐정, 나지혜, 샘이 인류무형유산을 찾아다니며 부채의 비밀을 파헤치는 동안, 우리는 우리 문화의 가치와 소중함을 배우게 되는데, 스토리 상에 녹아든 무형유산에 대한 정보와 곳곳에 수록된 그림과 사진, '명탐정의 탐정 수첩'을 통한 자세한 정보 등을 통해서 우리의 무형유산에 대한 많은 부분을 자연스레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명탐정, 인류무형유산을 찾아라!>>를 통해서 우리 어린이들이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 문화가 가진 의미, 선조들의 지혜를 이해하고, 그를 통해 우리 문화에 대한 소중함 뿐만 아니라 보존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덧붙이자면, 샌프란시스코에 살면서 우리 문화에 대해 알지 못했던 샘이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고, 할아버지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 또한 문화가 가진 힘은 아니었을까.

 

 

(사진출처: '명탐정, 인류무형유산을 찾아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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