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화 역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관혼상제 이야기 파랑새 풍속 여행 6
이이화 원작, 권경미 글, 지영이 그림 / 파랑새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관혼상제를 굉장히 중요시 생각합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치러야 하는 의례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넘어야 할 고비라고 해서 '통과 의례'라고 불릴만큼 중요시하지요. 하지만, 요즘은 종교나 사회적인 분위기에 따라 사라지거나 간소화된 부분들이 많아지면서 우리의 전통이 조금씩 사라지는 듯 합니다.

사실 복잡한 우리의 전통 의례 절차가 가끔은 까다롭고 번잡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어 간소화되는 점에는 찬성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그 의례에 담겨진 의미마저 간소화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요.

시부모님은 전통 의례에 마음을 다하십니다. 그래서인지 며느리 입장에서는 간혹 불편하기도 하지만, 내 가족을 위한다는 마음에 따르곤 하지요. 두 아이를 키우면서 만 10살이 될 때까지 생일날 수수팥떡을 해주고, 삼신할머니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일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 의식이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한 정답이 중요하기보다는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니까요.

 

 

<<이이화 역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관혼상제 이야기>>는 우리 조상들의 오랜 경험과 지혜로 지켜왔던 우리의 전통 의례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점점 사라지고 간소화되는 우리의 전통을 지켜 나가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램이 담겨진 책이지요.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우리 것'이라고 하지요. 이 책을 통해서 삶, 일생과 관련된 전통 의례를 통해서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우리의 전통 의례를 통한 조상의 지혜도 알아가는 유익한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거 같네요.

 

이 책은,

첫째 마당 통과 의례

둘째 마당 출산 의례

셋째 마당 태어난 아기를 위한 의식

넷째 마당 전통 육아법

다섯째 마당 성년 의식

여섯째 마당 혼례 이야기

일곱째 마당 육시갑자를 지나 환갑을 맞다

여덟째 마당 상례와 장례

아홉째 마당 제례 이야기

총 9장으로 나뉘어 우리의 전통 의례를 소개합니다.

 

 

우리 전통 사회는 대를 이을 아들을 낳는 일은 부부가 반드시 해내야 하는 중요한 의무였기에, 아이를 점지해주는 삼신할머니에게 정성스럽게 기도를 올렸다고 합니다. 자손을 바라는 일은 가족이라면 누구나 한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일이었기에,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정말 축복받은 일이라 할 수 있겠네요. 둘째 마당에서는 삼신 할머니에게 기도를 올리고 얻은 귀한 아기를 위한 태교와 탯줄 자르는 일에 대해 수록했어요. 셋째 마당에서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의식을 담았습니다. 두 아이가 태어났을 때 저도 이런 절차를 거쳤답니다. 물론 그동안 내려온 관습에 의존한 것이었는데, 배내옷에 근을 길게 늘여 놓은 이유와 7일, 14일, 21일이 되는 날마다 시부모님이 삼신할머니에게 기도를 올리는 이유는 잘 몰랐는데 여기서 배우게 되네요. 아기가 건강하기를 바랐던 선조들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한동안 서양의 육아법을 유행처럼 따라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 육아법이 더 좋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전통 육아법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오랜 경험과 지혜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겠지요?

성년의 날에는 장미, 향수, 첫 키스를 선물로 받는다지요. 성년의식은 서양의 문화인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도 성년의식이 있다고 하네요. 다섯째 마당에 수록된 성년 의식에는 몸은 성장했지만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혼란에 빠지게 되는 성년들을 위한 우리 전통 의식이 소개됩니다. 어른으로 인정해 주는 의식을 치르는 것은 의젓한 어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일깨우는 데에 참뜻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좋은 전통 의식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인 거 같아요. 일 년에 몇 번씩 돌아오는 제례는 며느리들에게는 결코 반가운 날은 아닙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그동안 그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거 같아 조금 부끄럽네요. 아이들에게도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었는데, 좋은 시간이 된 거 같아요.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의 변화마다 우리 선조들은 마음을 담아 감사해하고, 건강을 빌었습니다. 생활의 변화로 인해 절차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그 의례에 담겨진 가치만은 꼭 기억해야 할 듯 합니다.

<<이이화 역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관혼상제 이야기>>는 그 소중한 가치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복잡하고 낯선 느낌이었던 전통 의례가 친숙하게 다가오네요. 아이들은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축복받고, 사랑받으면 태어났고 자라고 있는지 알게 될 거 같아요. 이를 통해 우리 전통에 대한 소중함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소중함도 느낄 수 있겠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