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44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욱동 옮김 / 네버엔딩스토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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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직접 읽어본 적이 없다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책이리라. 유아의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 정도로 유명한 작품인데, 학창시절 읽었던 기억으로는 노인이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벌이는 사투였다는 점만이 어렴풋하게 떠오를 뿐이다. 최근 어른이 되어 고전에 심취해졌는데, 학창시절 읽었던 작품의 의미와 인생에 대해 조금 알듯한 나이가 된 지금 읽는 고전은 그 느낌부터가 너무도 다르다. <<노인과 바다>> 역시 기억과는 너무도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헤밍웨이의 문체는 너무도 건조하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라는 소설의 구성에는 단계별로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면서, 긴장감의 고조가 있게 마련인데, 이 작품은 충분히 그런 고조를 느낄 수 있을 법한 스토리임에도 작가는 건조한 문체를 택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고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의 깊이가 더욱 깊이있게 다가온다. 이것이 헤밍웨이를 풀리처상과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게 한 근원은 아니였을까 나름 짐작해본다.

사실 초반부는 작품이 주는 무미건조함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독자를 잡아끄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삶의 연륜을 가진 노인이 보여줄 수 있는 극기가 굉장한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듯 했다. 잔잔한 바다인 줄 알았는데, 커다란 파도를 몰고 온 느낌이다랄까.

 

주인공 산티아고는 노인이었고, 이미 일상의 생활에서는 소년의 도움 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불가능을 가능케했다. 인간은 위대한 존재였던 것이다.

"인간은 패배하지 않는다."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어도 패배하지는 않아." (본문 103p)

인간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나약함과 한계를 느끼게 됐는데, 헤밍웨이는 이 혼란 속에서 인간의 존재, 그 본질을 찾으려고 했단다. 산티아고가 바다에서 상어와 싸우는 불굴의 의지는 바로 인간은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헤밍웨이는 인간은 결코 나약한 존재가 아니며 가능성있는 존재임을 표현해냈다. 여기서 헤밍웨이는 이 외에도 사람은 사랑하며 살아가야한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

산티아고가 소년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바다에서 홀로 물고기를 잡는 장면장면마다 느낄 수 있으며, 커다란 물고기를 상어에게 빼앗기는 장면에서 물고기에 대한 미안함을 보여주는 장면 또한 자연에 대한 사랑 또한 보여준다.

"모든 게 꿈이라면, 저 물고기를 낚은 것부터 아예 꿈이었으면! 미안하다, 물고기야. 애당초 너를 낚은 것이 잘못이구나.....미안하다, 물고기야." (본문 110,111p)

 

헤밍웨이는 산티아고를 통해서 인간이 얼마나 역경을 잘 이겨 내는지를 보여준다. 이제 한계에 부딪친 노인이었지만, 결코 한계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언제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너무도 담대하게 그 한계를 넘어서는 산티아고의 사투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나이탓인가, 학창시절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산티아고의 극기와 사랑 그리고 도전이 너무도 크게 다가왔다.

나는 스스로 한계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인간은 그 누구에게도 한계점이 있는 것이 아님을 산티아고는 보여주었으며,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 이겨낼 수 있는 의지를 선물해주었다. 짧은 글 속에 너무도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노인과 바다>>는 고전이 주는 힘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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