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붙어 버렸어! 그림책 도서관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박선하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6월
구판절판


간혹 아이들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접할 때가 있다. 예를 들자면, 물을 흘려서 닦겠다고 티슈를 사용하다가 오히려 방을 더욱 엉망으로 만드는 경우, 잃어버린 물건을 찾겠다며 온 방에 물건을 널브러뜨리는 경우 등 종종 아주 작은 일 때문에 일을 더욱 크게 벌이곤 한다. 가끔은 그런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모습에 화를 내곤 한다.

<<다 붙어 버렸어!>>를 읽으면서 참 많이 웃었고, 참 많이 아이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직은 효율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아이들이 나름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애쓰고 있음을 미처 이해하지 못한 탓에, 그동안 가르치기 위해 많이 꾸짖고 핀잔을 주었던 거 같다.


<<다 붙어 버렸어!>>는 주인공 플로이드는 통해 '아이다움'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무 근심없이 자는 플로이드는 보면서 이것이 아이다움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부모는 때로는 아이에게 아이다움이 아닌 어른처럼 행동해주길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모든 일은 플로이드의 연이 나무에 걸리면서 시작되었다. 연줄을 이리저리 흔들어 보았지만, 연은 나무에 붙어 꼼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큰일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연을 떨어뜨리기 위해 신발 한 짝을 나무 위로 던지자, 신발도 나무에 붙고 말았다. 다음엔 신발을 떨어뜨리기위해 나머지 한 짝도 나무 위로 던졌더니 그 신발마저 나무에 붙고 말았다.
신발을 떨어뜨리기 위해 던진 고양이이 마저 붙자,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해 버리기 위해 이웃집에서 잠시 빌려 온 사다리를 가져와 높이 던져 올려보지만 사다리마저 붙고 말았다. 사다리를 내리기 위해 던진 페인트 통도, 페인트 통을 내리기 위해 던진 오리도, 오리를 내리기 위한 의자, 의자를 내리기 위한 친구의 자전거, 친구의 자전거를 내리기 위한 부엌 싱크대, 부엌 싱크대를 내리기 위한 대문, 그리고 자동차, 우유 배달부 아저씨, 오랑우탄, 작은 배, 큰 배, 코뿔소, 화물 트럭, 길 건너편 집...........그리고 등대와 고래까지도. 그때 지나가던 소방차와 소방관 마저도 말이다.


그때, 플로이드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고, 플로이드는 톱을 던져올려 연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 하지만 톱이 나무 위에 붙어버린 것은 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연을 되찾게 된 플로이드는 그동안 일어난 일은 모두 잊고, 연을 날리며 남은 하루를 즐겁게 보냈으며, 신 나게 연을 날린 탓에 그날 밤 곤히 잠들었다. 그런데 나무 위에 붙은 사람들, 물건들은 어떻게 됐을까?


엉뚱하지만 너무도 유쾌한 상상력이 담긴 그림책이다. 플로이드가 톱을 가지고와 나무 밑둥에 대어 봤을 때는 플로이드가 드디어 올바른 해결책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엉뚱하게 톱마저 나무 위로 던졌다.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함께 책을 읽던 아이와 함께 신 나게 웃었다. 연 하나로 일은 크게 벌어졌지만, 플로이드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연을 되찾았으니, 플로이드가 원래 해결하려던 목적은 이루어진 셈이니 말이다. 웃으면서 읽다보니, 플로이드의 엉뚱함에는 웃어 넘길 줄 알면서도 내 아이의 아이다운 행동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적이 많았음을 느끼게 되었다.

아이의 내면을 잘 표현한 작품 <<다 붙어 버렸어!>>를 통해 부모는 아이의 행동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진출처: '다 붙어 버렸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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