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집은 어디일까?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6
주성희 지음 / 시공주니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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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난 나는, 초등4학년 무렵 여름방학 때 충북 보은에 있는 먼 친척집에 방문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시골에서 일주일 정도 생활하게 되었다. 여기저기 길거리에 널린 소똥과 마을을 뒤덮고 있는 소똥냄새, 마당 한구석에 가득 쌓아놓은 거름에 쓸 가축분뇨, 으스스한 푸세식 화장실 때문에 이틀 동안은 시골에서 지내는 것이 너무도 고역이었다. 그런 것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생활하는 그들이 어린 내 눈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내 또래의 친척들과 동네 친구들과 생전 처음 자치기, 수박서리 등을 하며 놀다보니 그 곳 생활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서울에서는 해볼 수 없는 즐거움이 시골에서의 좋은 기억을 만들어주었다.
이런 기억이 갖고 있기에 <<친구 집은 어디일까?>>의 주인공 마음을 너무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귀농하고자 하는 가족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져야하고, 대도시의 문화 생활을 모두 포기해야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 책의 주인공 역시 시골을 좋아하는 아빠 때문에 여름 방학을 앞둔 어느 날, 똥 냄새가 코를 찌르는 산골로 이사를 하게 됐다. 엄마 아빠는 일하느라 바쁜 탓에, 억지로 시골에 오게 된 주인공은 심통이 난다.
방학식날, 친구도 없는 학교에 안 오게 되서 다행이다 싶은 주인공에게 앞자리에 앉는 아이가 생일 초대장을 주고 갔다.


이런 시골에서도 생일 파티를 하나?
드디어 나에게도 친구가 생기는 거다!


친구가 생기게 된다는 설레임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친구가 그려진 약도에 의지해 친구 집에 찾아 나섰다. 가는 길에 우물 속에 돌멩이를 던져 보기도 하고, 자그마한 채소밭에서 혼자 일하는 할머니를 도와 무거운 바구리를 수레에 실어주기도 했다. 둥그런 눈은 착해 보이지만 뾰죽한 뿔이 무서운 커다란 소를 피해 빨리 걷다가 쇠똥을 밟아 당황했지만, 쇠똥을 밟으면 행운이 온다는 아저씨 말에 왠지 더 설레인다.


농장을 지나 만난 작은 시내에서는 신발도 씻고, 발도 담가 보기도 했다. 달구어진 프라이팬처럼 떠거워진 징검다리를 조심조심 건너보기도 했다. 너구리를 발견하고 신 나게 쫓아가다 길을 잃고 귀신 집을 만나 도망치는 해프닝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찾은 친구 우성이네 집, '나'는 아빠처럼 이곳 산골이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소똥 냄새에 놀거리도 없고 친구도 없는 산골이 싫었던 주인공은 우성이 집을 찾아가는 동안 산골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게 된다. 자신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준 친구, 서울에서 볼 수 없었던 산골의 자연이 주인공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이사를 가면 친구도 없고, 동네도 낯설어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우성이처럼 먼저 손을 내밀어준다면, 혼자여서 쓸쓸했던 아이에게 큰 기쁨을 선물해줄 수 있을 것이다. 매년 학급에는 한 명씩은 전학오는 친구가 있다. 낯선 학교, 낯선 선생님, 낯선 친구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보면 어떨까? 먼저 다가가 준다면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친구 집은 어디일까?>>는 산골로 이사를 간 주인공을 통해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느낄 수 없는 시골의 정취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는데, 우성이처럼 먼저 손을 내밀어주는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면 많은 이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주인공과 함께 우성이가 그려준 지도를 따라 우성이 집을 찾아가는 동안 산골의 구석구석에 담겨진 정취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성이가 그려 준 지도와 마을 전체가 그려진 그림을 비교하며 우성이 집을 찾아보는 미로 게임을 즐겨보면 더욱 즐거운 독서가 될 것만 같다.

(사진출처: '친구 집은 어디일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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