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 그릴스 : 늑대의 길, 깊은 숲 속에서 살아남기 미션 서바이벌 시리즈 2
베어 그릴스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베어 그릴스 시리즈>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획기적인 탐험을 하는 탐험가이자 '생존왕'으로도 등극한 인물 베어 그릴스가 경험을 바탕으로 기록한 '살아남기 서바이벌 소설'이다.

1권 <신들의 황금, 정글에서 살아남기>를 접한 뒤, 주인공 벡이 가진 매력에 사로잡혀 2권 <<늑대의 길, 깊은 숲 속에서 살아남기>>를 집어들었다.

주인공 벡이 마르코와 크리스티나 쌍둥이 남매와 함께 납치된 알 삼촌을 찾기 위해 정글 속에서 음식과 물, 그리고 네비게이션을 잃어버리는 위기와, 거대한 상어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쟁, 정글 속에서 은신처를 만들며, 재규어의 위협에서도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을 위한 긴장감 넘치는 모험을 보여주었다면, 이번에는 알래스카의 산을 넘어야 하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보여준다.

 

벡은 알 삼촌과 함께 아나캇의 보존을 위해 아나크족의 전통적인 삶과 그들이 터전에 대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경비행기를 타고 알래스카의 광야를 지나게 된다. 환경 단체인 그린포스의 특수작전 담당관이었던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가 탄 경비행기가 정글에서 추락한 탓에 그 생존 여부를 알지 못한 채 어느 덧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벡은, 경비행기를 타고 가는 동안 부모님의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알 삼촌과 함께 동행하게 된 또 한 명은 티카아니다. 이 지역 원주민인 이누이트족의 하나인 아나크족으로 아나캇의 추장인 진보적 사고의 소유자였던 아버지에 의해 신식 문물을 배우기 위해 앵커리지에 있는 학교로 보내졌던 그는 이번에 벡과 알 삼촌과 함께 돌아가게 된 것이다.

비행기 아래의 풍경을 보며 이십일 세기의 현대 문명 같은 것은 별로 쓸모가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비행기는 엔진 과열로 인해 추락하게 된다.

 

다행히 벡은 금방 정신을 차렸고, 티카아니 역시 별 문제가 없는 듯 보였지만, 알 삼촌의 다리는 깊은 상처를 입은 채 기척없이 쓰러져 있었고, 조종사는 추락의 충격으로 즉사했다. 벡은 우선점검사항인 B(Breathign 호흡 확인, Bleeding 피를 흘리지는 않는지 확인하고, Breaks 부러진 곳을 찾고, Burns 화상을 입은 곳을 살피기)를 재빨리 되짚어 삼촌의 상태를 파악하고 응급조치를 실시했다. 다행히 삼촌은 의식을 차렸지만, 경로를 이탈한 탓에 구조대가 언제 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삼촌을 이대로 둘 수 없었다. 벡은 삼촌에게 바람막이 역할을 해줄 보금자리를 만들어 준 후 티카아니와 함께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알래스카 산을 넘어 마을로 가기로 결정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위험천만한 모험을 감행하게 되는데, 눈 덮인 산에서 허기를 달랠 먹이를 찾아야 했으며, 얼음 호수를 건너야했고, 크레바스 지역을 빠져나가야 했으며, 눈보라와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은신처를 만들어야 했다.

그 뿐 아니라, 언제 공격할지 모를 곰과 늑대를 경계하면서 위험천만한 급류를 타야 했다.

 

이런 위험천만한 모험 속에서 얼음 호수에서 티카아니가 빠져 생존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으며, 배고픔에 순록의 위장에 들어있는 이끼를 꺼내 먹어야 했고, 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먹기도 했다. 좀더 빠르게 마을로 가기 위해 뗏목을 만들어 강을 타다 급류에 휩쓸리기도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보여주는 벡의 생존기술은 긴장감 속에서 희열을 느끼게 해주었다. 특히 이런 놀라운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과학교과서 같은 지식을 끄집어내는 놀라움 뿐만 아니라, 벡의 긍정적 사고 방식은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되어주었다.

 

"그냥 눈을 먹으면 왜 안되는데?"

"눈은 그냥 얼은 게 아니야. 빙점보다 훨씬 낮다고. 입으로 동상을 밀어 넣는 거나 마찬가지야.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이 헐면서 궤양이 생기지. 그러니 알 된 말씀. 게다가 입안에 눈을 넣으면 체온이 떨어지고, 그 말은 다시 체온을 올려놓기 위해 몸이 기력을 낭비해야 한다는 얘기잖아." (본문 188,189p)

 

<베어 그릴스 시리즈>는 '인간과 자연의 대결'을 보여주는 서바이벌 소설이지만, 2권 <<늑대의 길, 깊은 숲 속에서 살아남기>>는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조상의 지혜와 인간은 대지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명백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GPS가...이십일 세기의 선진 과학기술이 주고 최고의 작품이었지만이제는 죽은 생선만큼이나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아니, 그만도 못할지 모른다. 죽은 생선은 하다못해 먹기라도 하지. (본문 167p)

 

"저는 대지가 어떻게 먹을 것을 주고 나를 보호해주는지를 알았어요. 제가 좌우할 수 없는 힘에는 경의를 표하고 제가 통제할 수 있는 힘은 이용하는 법을 배웠죠. 대지에 싸움을 걸었다간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지만, 대지와 함께 살아가고자 이해한다면 그것이 계속 나의 존재를 지탱해주는 근원이 된다는 것도요." (본문 284p)

 

벡과의 모험을 통해 티카아니는 아나크족의 젊은 대변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미국의 젊은이이자 아나크족의 젊은이인 티카아니는 양쪽을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된 셈인데, 우리는 과학기술의 발달 속에서 문명의 혜택을 받으며 우리가 자연의 일부임을 간과하고 살아간다. 자연과 인간의 대결을 보여주는 서바이벌 소설이며, 생존의 위협 속에서 벡은 무사히 살아남곤 하지만, 결국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것은 대지와 함께 살아가고자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늑대의 길, 깊은 숲 속에서 살아남기>>는 이렇게 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벡과 아나크족의 젊은이 티카아니를 통해서 자연의 경이로움, 우리가 자연에 속한 아주 작은 일부라는 것 그리고 이런 대자연을 보존할 가치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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