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박사와 하이드 올 에이지 클래식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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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을 읽은 후, 나 역시도 착각을 안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도 유명한 작품인데다, 책의 내용을 모두 알고 있었던 터라 당연히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나 역시도 읽어보지 못했던 것이다.

한참동안 책장을 뒤져 이 책을 찾아봤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왜 나는 이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읽는동안에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전혀 생소하지 않은 내용, 모두 알고 있었던 내용인지라 책을 읽으면서도 몰랐던 게다. 그만큼 이 작품이 뮤지컬이나 연극의 소재로 자주 사용되었으며,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일게다.

 

고전 중의 고전인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이야기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알다시피 인간의 양면성이다.

인간이 가진 본성은 성선설, 성악설과 같이 아주 오래전부터 다루어진 주제다. 인간의 본성은 타고난 것일지, 아니면 환경의 지배를 받는 것인지에 대해서 나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간혹 내가 이런 사악한(?) 면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놀랄 때가 있고, 내가 이렇게까지 선한 면이 있었나? 라는 생각에 의아할때도 있었다.

나는 그리 악한 사람도, 그리 착한 사람도 아니다. 그럼에도 가끔은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의 선악이 표출되는 경우가 있다.

아마 이는 비단 나만이 경험했던 일은 아닐거라 생각된다. 이는 인간은 모두 두 가지의 본성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상황상황에서 우리가 선과 악 중에 무엇을 선택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가 된다.

선을 행한 후에 아쉬운 마음을 들때가 있으며, 악을 행한 후에 후회스러운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는 선과악 사이에서 갈등하고 선택하는데, 그러기에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이 갈등을 잘 묘사함으로써 우리가 선과악 사이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어티슨 변호사는 한량 리처드 엔필드와 산책을 하던 어느 날, 혐오스러운 자에 대한 기묘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예전부터 거슬렸던 '지킬 박사의 유언장'을 보며 하이드 씨를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유언장에는 어티슨 변호사의 친구인 지킬 박사가 모든 재산을 '친구이자 후원자인 에드워드 하이드'에게 넘긴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악독한 영혼이 밖으로 새어 나와 육체를 변형시킨 듯한 하이드에 의해 지킬 박사가 곤경에 빠져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이드의 악행이 계속 되고,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살인 사건으로 하이드는 행방불명이 되지만, 지킬 박사와 함께 친구였던 헤이스티 래니언의 죽음에 이어 지킬 박사에 대한 알 수 없는 의문점으로 하이드는 지킬 박사를 지키려한다.

그리고 래니언이 남긴 편지와 지킬 박사가 남긴 서류를 통해서 사건의 전말이 공개된다.

 

...내 과감히 추측하건대 인간은 결국 각양각색의 모순되고 독립적인 인자들이 모여 형성된 집합체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네.

나의 경우에는 내 삶의 성격상 한 방향으로, 오직 한 방향으로만 올곧게 나아갔다네. 도덕적 측면으로 말이야.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내 안에 있는 철저하고도 근원적인 인간의 이중성을 인식하게 되었지. 내 의식 속에는 선과 악, 두 가지 본성이 갈등을 일으키고 있어. 내가 이 두 가지 본성 가운데 어느 한쪽에 사로잡힌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근본적으로 그 두 가지 본성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네. 그리고 나는 훨씬 오래전부터 두 가지 본성을 분리해 내는 달콤한 상상을 즐기곤 했지. (본문 110p)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추리, 미스터리 등의 소재를 담고 있는데, 그 속에 인간의 이중성이라는 철학적인 요소를 담고 있어, 선과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에게 선택의 지침을 알려주고 있다.

1800년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인 묘사나 구성이 전혀 촌스럽지 않을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그 힘이 작품을 오랫동안 사랑받게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으리라.

당연히 읽은 줄 알았던 작품을 완역본으로 처음 읽게 되었다는 사실이 즐겁다. 물론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이기에 새로울 것도 없었지만, 보물창고에서 출간된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통해서 명작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 오히려 색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이것이 바로 완역본을 읽는 즐거움이 아닐런지.

 

(사진출처: '지킬박사와 하이드'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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