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레옹과 발명 이야기 ㅣ 진선아이 레옹 시리즈
아니 그루비 지음, 김성희 옮김 / 진선아이 / 2012년 3월
절판
과학자가 꿈인 아들녀석은 일본의 발명왕인 '야마자키 온페이'처럼 많은 발명을 하고 싶어한다. 블럭으로 뚝딱뚝딱 만들고나서는, 발명품인냥 자랑스러워하는데, 어느 날은 아주 심각한 얼굴로 "내가 발명하려던 것들을 사람들이 다 발명하는 바람에 나는 발명을 할 수가 없어" 라며 속상해했다. 정말 아이의 생각처럼 이제 발명할만한 물건은 없는걸까?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발명품들은 우리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사용하면서 또다른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류가 살아있는 한, 발명의 세계는 무궁무진한 것은 아닐까?
아이에게 전한 이 이야기가 책 머리글에 소개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레옹과 발명 이야기>>는 우리 아이에게 꿈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선사할 수 있을 듯 싶었다. 저자의 이야기가 나의 생각과 일맥상통한 점 또한 이 책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아지게 했다.
이 책을 읽고 여러분도 무언가를 발명하고 싶어지면 좋겠어요. 이미 전부 발명되어서 더 이상 발명할 것이 없다고요? 그렇지 않아요. 아직 발명되지 않은 무언가가 분명히 있을 거예요. 아이디어와 발명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니까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렇게 소리치세요. "유레카!" (머리글 中)
표지가 너무너무 귀엽다. '레옹'이라는 캐릭터도 귀엽고, 노란색의 표지도 너무 예쁘다. 아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할 법한 마음에 드는 표지다. 이 책은 1750년 리코더를 필두로 하여, 연도순으로 30여개의 발명품을 소개하고 있다. 재미있는 그림을 담은 카툰 형식의 삽화에 간략하지만 재치있는 이야기로 발명품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이 발명품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발명이라는 것은 일상 생활에서 우연히 혹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이야기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주변, 일상의 생활에 관심을 갖고 바라보며, 호기심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듯 하다.
의사이자 병원을 운영하던 '존 켈로그'는 동생과 함께 환자용 음식을 만들기 위해 연구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켈로그 형제는 밀가루 반죽을 냉장고에 넣는 걸 그만 깜빡 잊고 말았답니다. 그 바람에 밀가루 반죽이 바짝 말라 버렸죠! 형제는 이 반죽으로라도 요리를 해 보려고 반죽을 납작하게 눌러 폈어요. 그랬더니 뜻밖에도 얇고 바삭바삭한 조각들이 만들어졌어요. 그걸 본 형제는 '이 조각들을 튀겨서 우유랑 먹으면 괜찮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본문 39p)
밥 먹는 시간을 아껴서 카드놀이를 더 많이 하려던 영국의 샌드위치 공작이 생각해 낸 '샌드위치', 아주 까다로운 손님을 골탕 먹이려고 감자를 최대한 얇게 썰어서 소금을 뿌려 내놓게 된 한 요리사가 만들어낸 '감자칩', 쓰레기가 곳곳에 굴러 다니는 걸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쓰레기는 반드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는 법을 만든 프랑스 파리 시의 책임자 외젠 푸벨의 '쓰레기통', 설거지가 힘들었던 조세핀 코크런이라는 부유한 여성이 만들어낸 '식기세척기', 추운 겨울 아이들이 실내에서 할 만한 재미있고 안전한 운동을 생각하다 생겨난 '농구', 여름에 파리가 들끓는 것을 보다 못해 파리 잡는 도구를 만들어 낸 '파리채', 제2차 세계대전 때 적의 잠수함을 탐지할 레이더를 만들어 시험하던 엔지니어가 전자기파 때문에 초콜릿을 녹은 것을 보고 발명한 '전자레인지' 등 우연 혹은 생활의 불편함으로 이렇게 많은 발명품이 생겨났다.
그리고, 1905년 발명된 '아이스바'는 열 한 살짜리 미국 소년에 의해서 발명되었다고하니, 발명에 관심 있는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더욱 발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지 않을까?
소년이 원래 만든 건 과일 분말을 물에 푼 주스였어요. 소년은 분말과 물을 잘 섞으려고 막대기로 주스를 저으면서 밖으로 가지고 나갔고, 그 주스를 마시다가 현관 밖에 둔 채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런데 그날 밤은 몹시 추웠어요. 소년이 일어나서 보니 주스는 밤사이 꽁꽁 얼어 있었죠. 막대기가 꽂힌 채로 말이에요! ... 그날 아침 그 소년이 자기도 모르게 만든 것이 바로 최초의 아이스바였어요! (본문 41p)
우연에 의해서였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바가 아이의 손에 의해 발명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놀랍지 않은가. 놀이를 하다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혹은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다가도 우리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불편하다는 생각만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좀더 편할 수 있을까?'에 집중해보면 어떨까? 혹은 우리 생활에서 '왜 그럴까?'라는 호기심을 갖는다면 무한한 상상력에 의해 발명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책에서 '무언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대개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에서 비롯된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발명은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비롯됨을 기억하면 좋겠다.
30여개의 발명품을 통해서 아이들은 발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 할 수 있으며, 일상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끝으로 저자는 2002년 발명품인 자신의 발명품인 바로 '레옹'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친구의 격려로 자신감을 얻고 만들어낸 이 캐릭터는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었다. 저자는 말한다.
여러분은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한 적이 없나요? 한번 시도해 보세요. 어떤 멋진 발명품이 탄생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본문 63p)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자신의 가장 큰 꿈으로 삼고 있는 아들녀석은 이 책을 옆에 두고 읽고 또 읽는다. 어떤 영감을 얻으려는 듯한 진지한 표정으로 말이다.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보는 발명품 이야기를 담은 <<레옹과 발명 이야기>>는 어린이들을 발명의 세계로 한발 들어서게 한다. 이제는 우리 일상의 현상들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으리라. 이것이 바로 과학의 시작이요, 발명의 시작인 것이다.
(사진출처: '레옹과 발명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