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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역사가 필요해 - 창의적인 자기주도학습서 ㅣ 노란상상 교양 2
앙투안 사바 지음, 박나리 옮김, 핀조.송진욱 그림 / 노란상상 / 2011년 11월
평점 :
요즘 아이는 물론 부모까지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그에 상응하는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고 있다. 그런데 이 자기주도학습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왜 공부를 해야하는걸까?'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그 해답을 찾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한다. 그 해답을 얻었을 때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도 갖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노란상상에서 <그러니까 필요해>시리즈가 출간되었는데, 이 시리즈는 과목별 학습의 필요성을 일깨워줌으로써 창의적인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설명서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첫번째 이야기 <그러니까 수학이 필요해>에서는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수학에 대해 소개함을써 수학이 필요성과 수학의 재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는데, 읽어본 후 시리즈가 너무 마음에 들어 두번째 이야기 <<그러니까 역사가 필요해>>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큰 아이는 역사과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편인데, 국사를 포함한 전 세계의 역사가 너무 광범위한데다 외워야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역사라는 부분이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 역사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 가장 큰 부분이 아닐까 싶다.
바이런은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 라고 말했으며, E.H.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현재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가 꼭 필요하다.
<<그러니까 역사가 필요해>>에서는 역사의 필요성에 대해 현재의 삶을 비추어 설명하고 있다.
"다음 주에 쪽지 시험을 볼 테니 연도와 날짜를 전부 외워 와라."
"연도와 날짜를 외우라고요? 선생님, 그게 어디에 쓸모가 있죠?"
"원래 그런 거야, 그냥 외워 와!" (본문 9p)
학창시절 역사 시간에 자주 듣던 이야기를 책 속에서 보게 되었다. 주인공 '나'처럼 나 역시도 역사와 연도를 외우는 일이 참으로 싫어했는데, 다행히도 주인공 '나'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유품을 뒤지다가 보게된 나치 십자가가 새겨진 딱딱하고 차가운 금속 칼을 통해 1945년 할머니가 나치에 저항한 레지스탕스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역사와 친해지게 되었다.
왕이나 장군의 이야기만 역사가 아니라 할머니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이야기도 역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우리 가족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 온갖 끔찍한 사건에 휘말렸던 수백만 명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두 역사였습니다. 연도와 날자 뒤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의 놀랍고 제각각인 인생 이야기가 숨어 있었던 거예요. (본문15,16p)
2장 평범한 사람들의 사소한 이야기에서는 우리 생활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역사는 설명해줄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이 단원에서는 극히 평범한 마을의 모습을 서술하고 있는데, 그 서술 속에서 역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청바지를 입은 젊은이들을 통해서 청바지와 라코스테 옷의 역사를 볼 수 있으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게 차려 입고 당근을 들여다던 할머니는 1100년 무렵부터 1270년 무렵까지 팔레스타인 성지로 떠난 십자군의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1955년 바티스타라는 독재자가 통치하고 있던 쿠바에서 젊은 대학생들을 바티스타를 몰아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염과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기로 마음 먹었기에, 긴 머리카락은 저항의 사징이 되기도 했다.
이렇듯, 너무도 평범한 일상 속에는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사는 이렇게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의 삶과 관련된 이야기이고 그것이 남긴 흔적입니다. 뛰어난 건축물과 예술 작품, 진귀하고 오래된 물건에만 역사가 깃들어 있는 건 아니지요. (본문 40p)
주위를 둘러보면 역사를 몸에 새기고 사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일, 그것이 바로 역사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본문 50p)
4장에서는 모험심이 가득한 탐험가인 역사학자가 들여주는 역사 이야기와 5장에서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푹 빠진 역사 선생님들이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며, 6장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예술 작품 중 인류 최초인 라스코 동굴 벽화가 가진 수수께끼와 피라미드가 어떻게 지어졌는지에 대한 의문, 어느 날 갑자기 바다 속으로 사라진 신비의 대륙 아틀란티스 등 아직 풀리지 않는 역사의 수수께끼들을 소개하면서 역사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해준다.
마지막 7장에서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토대로 왜 역사를 배울까에 대해 정리해주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통해서 역사가 지금을 알려주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지금 21세기에 살고 있습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려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역사를 알면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본문 124p)
그들의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듣고 더 깊이 연구한다면, 지금 나와 그들이 서로 닮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의 나를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서 역사가 필요한 것입니다. (본문 126p)
<<그러니까 역사가 필요해>>에서 들려준 이야기를 통해서 왜 역사를 배워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렸으리라 생각된다. 이유를 알고나면, 역사 공부를 해야한다는 필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은 '자기주도학습'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중요한 시발점이 되므로, 자연스레 공부에 대한 목표도 생겨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수학이 필요해>를 이어 <<그러니까 역사를 필요해>>까지 '창의적인 자기주도학습 설명서'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내용들이 참 마음에 든다. 아이들에게 공부의 필요성과 의욕을 돋구어주는 이 시리즈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
(사진출처: '그러니까 역사가 필요해'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