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할미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3
정근 지음, 조선경 그림 / 보림 / 2006년 2월
장바구니담기


아주 옛날부터 사람들은 세상은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되었고, 이런 궁금증은 창세 신화, 즉 우주나 세계가 창조되는 과정에 관한 신화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나라마다 창세 신화를 가지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창세 신화가 존재하는데 북부,동해안,제주 등 지역마다 다른 창세 신화를 가지고 있다. <<마고할미>>는 그 창세 신화 중의 하나로 우리나라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에 상상력을 입혀 오랫동안 내려온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책 부록 '엄마랑 아빠랑'코너에는 마고할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 창세 신화는 '세상 모든 것을 낳고 기르는 자연의 힘을 의인화 한 것'이라 말한다. 오래전부터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자 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묻어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통문화그림책 <솔거나라>는 전통 문화를 소재로하여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데, 그리스로마 신화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창세 신화 중 하나인 <<마고할미>>는 우리나라 문화와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 그림책는 스프링으로 제본하고, 코팅용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펼쳐보는 재미를 가진 구성을 가지고 있다. 책을 펼치고 또 펼치면 긴 페이지를 볼 수 있는데 '거인' 마고할미 이야기를 표현하는데 아주 적절한 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는 하늘과 땅이 딱 붙어 있었어, 사람들은 하늘과 땅 사이에 끼어 똑바로 설 수조차 없었으며, 해도 달도 없는 캄캄한 어둠 속을 기어다니는 게 고작이었다.
그때 마고할미라는 거인이 살았는데 마고할미는 어둠 속에 누위 긴 잠을 자고 있었다. 마고할미가 천둥처럼 요란하게 코를 골자 땅이 울렁거리고 하늘이 들썩거리며 온 세상이 뒤죽박죽이 되어 사람들은 무서워 소리를 질렀다.

시끌벅적한 소리에 잠이 깬 마고할미는 길게 기지개를 켰고, 그 바람에 하늘이 밀려 올라갔다.
하늘이 높이 밀려나자, 해와 달이 차례로 떠올라 어둠을 몰아냈고, 오색구름이 피어나 큰비를 내렸다.

깨어난 마고할미는 오줌을 누었고, 오줌 줄기가 강물처럼 밀려오자 사람들이 둑을 쌓았고 사람들을 도우려던 마고할미는 바윗돌을 떨어뜨려 크고 작은 섬이 되었다.

지친 마고할미가 한라산을 베고 드러누워 한라산 꼭대기가 움푹 파이게 되었고, 배고픈 마고할미가 흙, 나무, 바위를 가리지 않고 먹다가 탈이 나자, 입으로 토해 낸 것은 백두산이 되고, 뒤로 쏟아 낸 것은 태백산맥이 되었다고 한다.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이 세상에는 하늘에 닿을 만큼 키가 크고 산도 번쩍 들어 옮길 만큼 힘이 센 마고할미가 살았어.
우리 산과 우리 들, 우리 강과 우리 바다는 모두 그 거인 할머니가 만들었단다. (본문 中)

거인 할머니를 부르는 이름이 지역마다 달라, 마고할미나 노고 할미, 제주에서는 설문대할망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다른 창세 신화에서도 거인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세상을 만든 자연에 대한 놀라움과 위대함이 너무도 크다는 생각에 의해서 거인으로 탄생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아이를 탄생시키는 어머니라는 커다란 이름이 마고할미를 탄생시켰으리라 짐작해본다.
과학의 발달로 인류의 진화와 세상의 창조에 대해 많은 것들을 밝혀내고 있지만, 여전히 창제 신화는 우리 곁에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다. 이는 창제 신화 속에 담겨진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우리 선조들의 생각과 사상 그리고 무한한 상상력이 담겨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달에 토끼가 떡방아를 찧고 있듯이, 세상은 마고할미에 의해 생겨났다는 것은 세상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떠나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꿈이고, 즐거움이며 우리만의 또다른 세상이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스로마 신화가 아닌 우리나라의 창세 신화를 재미있는 구성과 이야기로 전달하고 있는 <<마고할미>>는 우리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사진출처: '마고할미'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