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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ㅣ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
제인 오스틴 지음, 김욱동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5월
평점 :
며칠 전 <<오만과 편견>>을 쓴 작가 제인 오스틴의 삶을 진실과 허구로 버무려 재미있게 기록한 작품 <제인 오스틴의 비망록>을 읽으면서 그녀의 작품을 다시금 읽어보고 싶어졌다.
제인 오스틴은 <이성과 감성><오만과 편견><맨스필드 파크><엠마> 등의 작품을 남겼는데, 그녀는 중상류층 남녀의 심리와 결혼 등을 이야기하면서 그 시대의 풍속을 섬세하게 그려냈는데, 특히 <<오만과 편견>>은 최고의 연애 소설로 평가받았다.
<<오만과 편견>>은 현 시대에서는 좀 식상한 주제일지도 모른다. 처음 만남에서부터 삐걱거리는 남녀가 사랑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오해를 통해 헤어지게 되고, 다시 사랑을 재확인하면서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과정은 우리가 드라마를 통해서 쉽게 볼 수 있는 스토리다. 하지만 18세기 경제적인 능력을 가질 수 없었으며, 결혼을 통해서 신분 상승을 꿈꾸고, 안락한 현실에 안주하려는 그 시대의 여성들에게 집안의 조건이 아닌 진실한 사랑으로 결혼을 택하는 주인공 엘리자베스와 다시의 이야기는 그 당시에 큰 반향을 일으켰을 것이다.
<<오만과 편견>>는 최고의 연애소설로 평가받는 작품이지만, 18세기 영국 사회의 계급이나 연애,결혼관 등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꼬집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엄마인 베닛 부인은 이 시대의 여성상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당사자의 감정이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귀족 출신의 돈 많은 젊은이에게 잘 보여 결혼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운 좋은 일이라 여기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여성들은 자신들의 지혜를 갖추는 일에는 무관심했으며, 오로지 어떻게 하면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지에만 관심이 가졌다.
반면 베닛 부인과는 전혀 다른 딸 엘리자베스는 지혜로웠으며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성격을 갖추고 있었고, 자존심이 강한 여성이다.
엘리자베스는 아버지 베닛이 죽을 경우 유산을 물려받게 되는 콜린스가 청혼을 해오지만, 사랑이 없는 그와의 결혼을 거절한다.
하지만 이런 엘리자베스도 큰 실수를 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사회적 지위가 높으며 경제적으로도 부족함이 없고 잘생긴 다시에 대해 편견을 가졌다는 점이다.
다시의 겉으로 드러나보이는 행동과 거짓된 소문을 듣고 그가 오만할 것이라 편견을 갖게 된 엘리자베스는 그와 거리를 두지만, 다시는 엘리자베스에게 청혼을 한다. 다시에 대한 편견을 가졌던 엘리자베스는 진솔한 애정 표현이 아닌 자만심이 드리워진 말을 쏟아 놓은 그의 프로포즈와 뿌리 깊게 박힌 혐오감으로 심한 모욕감을 느끼고 청혼을 거절한다.
이 작품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결혼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사랑하는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이별의 아픔을 겪어야했던 언니 제인,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콜린스와의 결혼을 선택하는 샬럿, 충동적으로 행동하여 결혼하게 된 리디아, 부유한 여자와 결혼하여 단단히 한 몫을 잡으려는 위컴 등을 통해 사랑과 결혼에 대해 우리 스스로에게 자문을 구한다.
또한 이 작품은 연애, 결혼관 외에도 제목처럼 인간이 가지는 치명적인 실수인 오만함과 편견에 대해 꼬집고 있는데, 다시의 오만함과 엘리자베스의 편견을 통해서 우리가 자주 범하게 되는 어리석음인 오만과 편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준다.
이들의 이 어리석음은 사랑에 아픔을 겪게 하는데, 다행이도 이들은 자신들이 범한 실수를 고침으로써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인간은 오만이나 편견으로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데, 이 주인공들은 문제점을 깨닫고 노력한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만과 편견>>은 200년이 흐른 지금에서도 큰 공감을 주는 작품인데, 현 사회와는 많이 다른 시대적 상황이지만 상대방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연애관이나 결혼관, 인간이 가지는 어리석은 오만이나 편견을 흥미로운 러브스토리 속에 내재시켜 둠으로써 큰 공감을 느끼게 한다.
푸른숲주니어 <징검다리클래식> 시리즈는 원작의 느낌을 살리되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구성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문학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시리즈이다.
특히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시대적 배경을 소개하고 있는데, 작품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사고를 넓히는데 도움을 주는 구성이 마음에 든다.
(사진출처: '오만과 편견'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