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미술관 2
랄프 이자우 지음, 안상임 옮김 / 비룡소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1권에서는 창조론과 진화론, 미술작품 그리고 유전자를 비롯한 생물학적 내용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스릴러 장르가 주는 긴장감을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했던 듯 싶다. 그러나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스릴러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어 2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으며,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내용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인간 복제에 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과학적인 측면과 윤리적인 측면으로 나뉘어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 책은 미술 작품의 도난이라는 범죄 소설 형식을 빌어 진화와 복제 인간에 대한 문제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유명 미술작품의 도난사건으로 알렉스 다니엘스가 용의자가 되고, 미술품 보험회사인 아트케어가 다니는 다윈은 사건을 추적해나가면서 알렉스와 다윈의 만남이 시작되고, 알렉스는 테오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모면하게 된다. 알렉스와 다윈은 도난 현장에서 흔적을 쫓아 문제를 해결해 나가게 되는데, 알렉스는 그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된다.

"돌리의 경우 임신에 성공하기 위해 약 280번의 세포융합을 실시했대. 소의 경우 성공률이 1퍼센트도 안 된다는 건 제쳐놓고라도 말이야. 인간 체세포에서 유전물질을 뽑아 핵을 제거한 난세포에 이식하는 기술이 이미 한국이나 중국, 미국에서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배아가 8세포기 이상까지 발전하지 못했어. 그런데 이십오 년 전에 동시에 여러 명의 복제 인간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말을 믿으라는 거야?" (본문 72p)

"그럼 우리는..........키메라야?"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았고 두 종의 특징이 서로 합해진 생명체를 과학자들은 그렇게 표현해. 생물학자들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접합자, 즉 수정란에서 나온 유전자적으로 서로 구별되는 세포를 지닌 유기체를 그렇게 불러. 아마 기프에 대해 들어 봤을 거야. 이 동물도 키메라야. 양과 염소의 교배종이지." (본문 73p)

<<거짓의 미술관>>은 미술품의 도난이라는 범죄소설과 진화와 창조 그리고 유전자 등에 대한 과학적 견해, 그리고 몰랐던 자신으 정체성을 알게 되고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 그리고 로맨스와 복수, 윤리성 등 철학적 의미까지 다양한 주제를 포괄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또 하나, 여기서 꼭 주목해야할 점이 있는데 바로 작가가 짚어주고 있는 ’사고의 전환’이다.

내 소설의 가장 큰 허구는 아마도 알렉스 다니엘스의 ’거짓의 미술관’을 통해 자극을 받은 사람들의 사고 전환일 것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모든 다툼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려고 하는 데 기인한다." (중략)
나 또한 내 손자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프리드리히 헵벨의 말마따나 이 글을 자유롭게 썼다. "둥글둥글하게 아무것도 아닌 것보다는 모난 무엇인가가 되는 것이 훨씬 낫다." (본문 399,400p)

2권 역시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내 지적 수준이 미치지 못함에 이 책에 많은 아쉬움을 갖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간 유전자 연구의 재개로 인해 과거에 저질렀던 죄를 사면받기 위해 과거를 모두 지우려했던 인간의 끊임은 욕심, 그 욕심에 맞서 싸우려는 복수 그리고 자아를 찾아가는 알렉스와 그 옆을 지키는 파트너 다윈의 심리가 잘 묘사되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게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좋은 시간이 되었던 거 같다.
인간 복제에 대해서는 정답은 없지만 결국은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는 아닌가 싶다. 과학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거짓의 미술관>>은 미래에 허구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게 될지 모를 인간 복제에 관한 문제를 드러냄으로써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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