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달토끼야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30
문승연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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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발달은 달에 관한 많은 비밀들을 파헤쳐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달에서 떡방아를 찧고 있는 달토끼에 대해 상상한다. 어른이 된 나도 둥근 보름달을 볼 때면, 열심히 떡방아를 찧고 있을 달토끼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이는 과학의 힘으로 밝혀낸 달의 모습보다는 오랜 세월동안 할머니에게 들으며 상상해 온 달의 모습을 더 좋아하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이미 달에 토끼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아이들에게 여전히 달에서 떡방아를 찧는 달토끼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더 큰 상상력과 즐거움을 선물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내가 그런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며 자랐기에.

<<안녕, 달토끼야>>는 떡방아를 찧고 있을 달토끼와 친구가 되고싶은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낸 그림책이다. 상상력이 만들어낸 재미있는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에게 더 큰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을 것이다.

달에는 토끼가 살고 있는데, 이 토끼가 바로 달토끼이다. 달토끼는 떡을 좋아해서 떡을 찧어서 떡을 만든다.
쿵더쿵 쿵덕 쿵더쿵 쿵덕.
나팔을 불던 쥐가 쿵더쿵 소리를 듣고, 달토끼를 찾아와 함께 떡을 만들었다.

콩콩콩 떡방아 찧는 소리를 들은 뱀도 찾아왔고, 공이에 몸을 감고 떡방아를 찧었다.
은하수를 헤어침던 거북이도 끄응끙 떡방아를 찧는 소리에 같이 하고 싶어 찾아왔고, 둥둥 큰북을 두드리던 곰도 찾아왔다.

쫄깃쫄깃 야들야들한 찰떡을 동그랗게 밎어서 고소한 콩고물을 묻혀 맛있는 떡이 완성되어 먹으려고 하는데,
"애들아!" 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는 누굴까?
고소한 떡냄새를 맡은 훈이가 떡이 먹고 싶어 친구들을 부르는 소리였다.

나무는 훈이를 달에 데려다 주었고, 달토끼랑 쥐, 뱀, 거북, 곰이랑 배가 불룩해질 때까지 떡을 먹고 또 먹었고,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안녕, 안녕! 다음에 또 놀자."
달토끼와 친구들은 꼭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대. (본문 中)

아이들은 훈이처럼 달토끼를 만나 달나라에서 함께 놀고 싶어지겠지? 다시 만나자는 토끼의 손인사는 왠지 아이들에게 손짓하는 듯하다. 아이들은 이제 훈이처럼 달나라에서 많은 친구들과 신나게 노는 상상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어린시절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할머니에게 들었던 달나라의 달토끼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안녕, 달토끼야>>는 요즘 아이들에 맞게 조금 세련되게 각색된 느낌을 준다. 달토끼 뿐만 아니라 많은 친구들이 등장하는 점도 그렇고, 나무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훈이의 모습도 그러하다.
나무에 올라타자 나무가 쑥~ 자라서 달까지 데려다주는 부분은 흥미는 돋우는데, 이런 장면장면들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시켜준다.

이 그림책을 읽자니, 어린시절 할머니와 엄마한테 들었던 떡방아를 찧는 달토끼를 만나는 느낌이 들어 왠지 흐뭇한 느낌이 들었다.
세월이 흘러 우리가 달에 여행을 갈 수 있게 되고, 달의 곳곳을 다 알게 된다고 하여도, 여전히 달에는 달토끼가 떡방아를 찧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상상 속에는 또 하나의 달이 떠 있을테니 말이다.

(사진출처: '안녕, 달토끼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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