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각 삼층장 이야기]-우리나라 전통 가구 화각 삼층장을 아시나요?

화각 삼층장 이야기 ㅣ 전통공예그림책 나비장석
지혜라 글.그림 / 보림 / 2011년 12월

인터넷을 발달로 인해 외국 문물이 급속도로 전해지면서, 우리나라 전통 문화가 점점 사라지는 듯 하여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역사 교육의 필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영어 교육에 더 많은 투자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점점 길을 잃는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보림출판사에서 새로 시작된 시리즈 <전통공예그림책 나비장석>이 발간된 것에 대해 반가운 마음이 많이 든다. 나 역시도 우리나라 전통 문화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부분이 없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부분이 미약했는데, 이렇게 그림책을 통해서 전통 문화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뜻깊은 일이 아닐수가 없다.

<<화각 삼층장 이야기>>는 <전통공예그림책 나비장석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로 표지에 담겨진 삽화에서 전통 문양의 느낌을 맛 볼 수 있었다. 이야기 속에는 조상들의 생활 모습도 엿볼 수 있었는데, 그 훈훈한 이야기 속에 전해지는 우리나라 전통 가구 화각 삼층장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경첩 하나에도 마음을 다했던 조상들의 정성을 담아내고 있어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했다.

홀아비 손으로 고이고이 키운 외동딸이 이듬해 봄에 시집을 간다기에, 아비는 새색시에게 어울리는 고운 물건, 평생토록 가까이 두고 쓸 쓸모 많은 물건들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하기 위해 솜씨 좋기로 이름난 장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찾아왔다.

장인들은 새색시에게 화각 삼층장을 만들어주기로 했는데, 화각은 소뿔을 얇게 갈아서 종잇장처럼 만들어 예쁜 그림을 그린 것으로, 나무로 짠 삼층장에 화각으로 옷을 입히면 화각 삼층장이 된다.
화각 삼층장을 만드릭 위해, 소뿔을 다루는 각질장, 나무로 가구를 만드는 소목장, 그림을 그리는 화원, 옻칠을 하는 칠장, 쇠붙이로 가구 장식을 만드는 두석장이 모였다.

소목장이 삼층장을 짜면, 각질장이 소뿔로 각지를 만든다. 각지란 소뿔로 만든 종이라는 뜻이다. 각지가 만들어지면 화원이 각지에 그림을 그리고, 각질장은 삼층장에 그림 옷을 입힌다.
칠장은 화각지를 붙이지 않은 삼층장의 안쪽과 뒷면에 옻칠을 하고, 두석장은 이음쇠와 자물쇠를 만든다.

이제 소묵장, 각질장, 화원, 칠장, 두석장, 다섯 장인이 다 같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제 화각 삼층장에 이음쇠와 자물쇠를 다는 일을 끝내면 일 년 내내 공들인 작품이 완성이 된다.

새색시가 꽃가마 타고 시집을 갑니다.
정든 고향집을 떠나 새살림을 꾸리러 갑니다.
꽃가마 뒤로 다섯 장인의 정성과 고이 기른 외동딸이 부디 잘 살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선물로 따라갑니다.
새색시처럼 고운 그림 옷을 입은 화각 삼층장입니다. (본문 中)

초등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이 그림책은, 화각 삼층장을 만드는 과정을 아주 자세하게 수록하고 있어 아이들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이 과정은 아이들에게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이기에 꼭 필요한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어려운 단어에 집중하기보다는, 이러이러한 과정을 거쳐 아름다운 전통 가구가 만들어지는구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에 주목해주면 더 좋을 듯 싶다.
그렇다면, '화각 삼층장'이 완성되기까지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을 거치고 1년내내 정성을 다하는 장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전통 가구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지혜라는 화가장 기능 보유자 이재만의 문하에서 오 년간 화각 공예를 배웠다고 하는데, 이렇게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 문화를 계승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은 너무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 문화를 알아가는 것은 민족주체성을 정립할 수 있으며,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에 잊혀져가는 우리 문화를 우리 아이들에게 일깨워줄 수 있는 보림출판사의 새로운 시리즈 <<전통공예그림책 나비장석>>이 갖는 의의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사진출처: '화각 삼층장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