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서 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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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서>> 2권은 1권과는 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1권에서는 왕따문제, 가족간의 소통의 문제가 좀 대두되었다고 하면 2권에서는 오빠를 찾는 모험 속에서 성장하는 유리의 모습이 중심이 되고 있다. 또한 1권에서는 ’영웅’의 이면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2권에서는 우리 모두가 ’자아내는 자’가 되어 ’이야기’를 엮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테두리의 중심, 근원이다. 예, 그렇지요. 그러니 유리의 세계를 만든 ’자아내는 자’는 이 헤이틀랜드의 경우처럼 한 명이 아닙니다. 수많은 ’자아내는 자’는 이 헤이틀랜드의 경우처럼 한 명이 아닙니다. 수많은 ’자아내는 자’가 있지요. 그리고 지금 현재, 이 순간도 무수한 이야기를 자아냄으로써 유리의 세계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한 ’자아내는 자’ 중 하나입니다. 자신은 작가도 아니거니와 예술가나 예술가도 아니라고 당신은 말씀하시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입장과 역할이 다른 것뿐입니다. 인간은 모두 삶으로써 이야기를 자아내니까요." (본문 202,203p)

오빠 히로키가 같은 반 친구 두 명을 칼로 찌르고 사라진 후, 유리코는 오빠 방에 있던 빨강 책 아주를 통해서 오빠가 영웅에 홀렸으며 최후의 그릇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된다. 유리코는 인을 받은 자 유리가 되어 오빠를 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하게 되고, 오빠가  왕따였던 미치루를 돕다가 영웅인 척 한다는 명목하에 괴롭힘을 당하게 되고, 이에 분노하였음을 알게 된다. 이에 <<영웅의 서>> 2권에서는 유리가 이름없는 땅에서 오빠를 찾는 여정을 소개하고 있는데, 작은 나라 헤이틀랜드의 이야기를 통해서 1권에 이어 영웅이 가지고 있는 정의와 불의에 대해 정의한다.

두 사람 다 그때까지 세계를 지배하던 질서를 뒤집었다는 점에서는 똑같은 행동을 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영웅으로 추앙받았고, 그렇기에 나중에는 큐탄을 받았다. 그것이 바로 영웅의 이면이다.
’영웅’과 ’황의를 입은 왕’이다. (본문 111p)

유리는 헤이틀랜드로 오빠를 찾으러 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진실에 직면하게 된다.
이야기는 ’자아내는 자’가 없어진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를 순환을 하고 계속 이어진다. 이야기를 통해서 어떤 이는 영웅이 되고, 어떤 이는 영웅의 이면인 황의를 입은 왕이 된다. 

"넌 이 금기의 땅을 찾아와 이 땅의 이치를 알고 ’테두리’로 돌아가는 몇 안 되는 인간이야. 사람들이 ’영웅’을 숭상하고 ’황의를 입은 왕’에게 매료되는 싸움 속에 있어도 결코 목소리를 잃지 마. 뭐가 옳고, 뭐가 있어야 할 것인지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감아버리지 마. 이 여행에서 올 캐스터로서의 역할을 완수할 수 있었던 너라면 겁먹을 필요가 없을 거야." (본문 339p)



이 세상에는 수 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가고,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그 이야기 속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이야 말로, 올바른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살아가는 지혜로운 삶의 방법이 아닌가 싶다. 유리는 분노에 의해 영웅에 홀린 오빠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삶의 올바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지혜를 습득했으리라. 
청소년들은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고,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어떤 이야기와 만나게 되든, 그 이야기 속에서 옳은 것을 찾아낼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청소년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먼 미래에 영웅의 서로 남게 될 것이다. 불의라는 이면을 가진 영웅이 아닌, 온전한 정의를 갖춘 <<영웅의 서>>로서 말이다. 

(이미지출처: '영웅의 서 2'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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