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3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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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4년 <<젋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출간되고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후, 수많은 젊은이들이 베르테르의 죽음을 모방하여 권총으로 자살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었고, 이에 이 작품을 금서로 지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한다.
이는 그 당시 이 작품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자신의 근황와 사랑, 고통 등을 전하는 편지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베르테르가 죽은 후에는 누군가 베르테르의 편지를 공개하는 형식으로 그 구성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 편지 형식에는 빌헬름의 답장은 없고 베르테르의 편지 형식으로만 전개되는데, 빌헬름의 편지에 답변하는 식의 글도 눈에 띈다.
편지 형식의 소설을 읽다보면 베르테르의 감정이 생생하게 전달되어지는 기분이 드는데, 이는 딱딱한 문어체보다는 서간체가 감정의 느낌을 더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한 청년의 사랑과 고통에 대한 감정을 너무도 잘 묘사되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현 사회를 살아가는 독자(청소년)들에게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베르테르는 단순히 사랑에 대한 감정만을 내뱉고 있는 것을 결코 아니다. 청년의 눈으로 보는 사회의 모습, 인간관계 등에 관한 감정도 표출하고 있는데, 이는 청소년들에게 삶을 이끌어주는 철학적인 느낌도 가미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무리 약하고 힘이 든다 해도 최선을 다해 전진해 나간다면, 비록 꾸물거리고 난관을 만난다 해도 돛을 달고 노를 저어 가는 다른 이들보다 어느새 앞서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때가 있다네. 그리하여 다른 사람과 나란히 가거나, 다른 사람을 앞지를 때 비로소 진정한 자신을 느끼게 되는 법이지. (본문 119p)

편지는 1771년 5월 4일부터 시작된다. 세상과 동떨어져 살아가게 된 것에 대한 후련함을 고백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자신이 레오노레 여동생의 매력에 마음을 빼앗긴 사이 레오노레의 가슴에 정열의 불꽃이 타오른 것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데, 이는 앞으로 베르테르가 겪게되는 감정 싸움과 맞물려진 느낌이 든다.
빌헬름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베르테르가 로테를 만나는 시점부터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 상황이 오롯이 담겨져 있는데, 로테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괴로워하는 마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놓치 못하는 마음이 격정적으로, 그러나 한치의 오버없이 표현되고 있다. 



아, 내 손가락이 부지중에 로테의 손가락을 스치고, 식탁 아래에서 우연히 발이 부딪히기라도 하면 나의 온 혈관이 얼마나 찌릿찌릿한지! 나는 불에 덴 듯 손과 발을 움츠리지만, 알 수 없는 신비로운 힘에 이끌려 다시 앞으로 뻗는다네. 그럴 때마다 모든 감각은 현기증을 느끼지. (중략)
빌헬름! 내가 감히 거룩한 그녀를, 그녀의 신뢰를 범한다면! 자넨 내 마음을 이해할 테지. 아니야, 난 그렇게 타락하지 않았어. 하지만 약하지! 약하기 짝이 없어! 그렇다면 이것이 바로 타락일까? (본문 74p)

베르테르는 빌헬름의 조언대로 로테를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가지만, 세상에 대한 환멸과 분노를 느끼고 다시 로테의 곁으로 돌아오게 된다. 로테 없이는 살 수 없을 거 같은 베르테르가 로테에게 돌아오지만 로테를 향한 희망 없는 사랑으로 인한 고통으로 인해 죽음은 베르테르의 마지막 가능성이자 희망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그녀를 두 팔에 안고서 가슴에 꼭 품은 채, 사랑을 속삭이는 그녀의 입술에 끝없는 키스를 퍼부었지. 나의 눈은 그녀의 눈에 취해 아른거렸네! 하느님, 남몰래 꿈속에서 누렸던 그 기쁨을 지금 다시 상기하며 행복을 느낀다면 죄가 될까요? (본문 200p)



이 작품은 괴테가 약혼자가 있는 샤를로테 부프를 사랑한 자신의 경험과 이루지 못할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다 권총 자살을 선택한 한 청년의 실제 사건을 토대로 쓰여졌다고 한다. 자신의 경험이 녹아든 작품이었기에 이루지 못하는 사랑에 대한 감정적 표현이 강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푸른숲주니어 <징검다리 클래식>은 명작에 대해 온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어려운 명작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추어 재구성하고 있어 청소년을 위한 명작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월등하지 않나 싶다.
한 청년의 사랑과 고통에 대한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유일무이하다. 요즘 흔한 소재로 선택되고 있는 삼각관계이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에 진심을 다했던 베르테르가 있었기에 그 감정이 전혀 흔한 사랑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당시 합리적인 이성을 지배하고 있었을 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이성보다는 감정을 앞세우고 있어, 문학적으로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데, 감정적인 베르테르와 이성적인 로테의 약혼자 알베르트의 대화를 통해서 그 이면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현 사회는 청소년들에게 합리적인 이성을 주입하고 있는데, 이 작품은 감성적으로 메말라가는 이들에게 슬픔, 고통, 사랑을 통해서 그들의 마음을 촉촉히 젖셔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명작제대로 읽기' 코너를 통해서 작품에 대한 해설 및 작가, 시대적 배경을 이해함으로써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어, 청소년들의 마음과 지식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출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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