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새싹 인물전 44
김종광 지음, 백보현 그림 / 비룡소 / 2011년 6월
구판절판


비룡소에서 출간되고 있는 <새싹 인물전> 시리즈는 저학년 어린이들이 읽기에 적합한 위인 동화로서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인물들을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미리 만나볼 수 있다. 요즘 어린이들이 되고 싶은 인물 1순위는 연예인이 많이 차지하고 있고, 이에 롤모델 선정에 있어서도 연예인의 비중이 높아졌다. 물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연예인을 롤모델로 삼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요즘 어린이들이 연예인이라는 특정적인 인물에만 관심을 갖고, 그들만을 닮고 싶어하고 따라하는 한계점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요즈음 출간되는 위인전에서도 현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경우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후에 역사가 평가함에도 조금의 부족함없는 위인들에 대한 관심이 점점 사라지는 듯 하여 많은 아쉬움을 느낀다.
이에 <새싹 인물전>은 시대를 아우르며 우리 어린이들에게 참된 마음과 목표를 향해나아가는 의지와 꿈에 대한 열정을 심어줄 수 있는 인물들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할 수 있겠다.

백성들이 잘 사는 방법을 연구했던 조선 시대의 실학자의 이야기를 담은 <<박지원>>은 그의 성품과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올곧음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1737년 넉넉하지 못했지만 이름난 양반 가문에서 태언난 박지원은 높은 벼슬을 했지만 재물을 탐내하지 않았던 할아버지와 벼슬을 하지 않고 학문 연구에만 열심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하다. 특히 박지원은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고 관찰력이 뛰어났던 박지원은 양반이면서도 생활을 편리하게 해 줄 기술에 관심이 많았다.
1752년 열여섯 살이 되던 해, 이보천의 딸과 혼례를 올려 장인 이보천에게 가르침을 받았으나 재능이 남달랐던 박지원은 곧 이보천의 아우이자 뛰어난 문장가였던 이양천에게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사와 문장 짓는 법에 대해 배우게 된다.

"조선의 문장은 조선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담아야 하네. 자네는 꼭 조선의 문장을 쓰게." (본문 12p)

스승 이양천의 죽음으로 박지원은 권력과 이익을 얻기 위해 서로 헐뜯고 아첨하기 바쁜 양반을 흉보는 거지 세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마장전> 소설을 쓰게 되었고, 그후 <예덕선생전><민옹전><양반전> 등의 소설을 통해 백성들은 굶어 죽어가는데도 제 욕심만 채우는 양반들을 따끔하게 혼내주었다.
조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청나라의 새로운 문물을 배워 나라를 넉넉하고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박지원은 ’북학파’라 불리며 뜻을 같이 한 사람들과 백성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학문인 ’실학’의 뜻을 이어받았고, 기술이 앞선 청나라의 문물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청나라 사절단으로 가서 보고 들은 모든 것을 쓴 <열하일기>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울림을 주었고, 해학과 익살이 넘치는 그의 글투를 ’연암체’라 불리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결국 그의 뛰어난 재능이 알려지면서 박지원은 과거를 거치지 않고 벼슬 자리에 올랐는데, 관리자가 되어서도 대쪽같이 올곧은 성품으로 백성들을 위하였고, 백성들이 배불리 잘 살게 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기적인 성향이 강해지면서 ’나’만 생각하는 경향이 점점 심각해지는 요즘, 타인에 대한 배려와 그의 올곧은 성품을 가진 박지원의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권력자의 부정부패 속에서 그들의 잘못을 꼬집고, 비판할 수 있었던 그의 용기와 성품을 배운다면, 앞으로 어린이들이 이끌어가는 미래는 좀더 밝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걸어본다.
그의 성품 외에는 박지원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꾸준히 노력하였음을 볼 수 있는데, 그 결과 그의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게 되었다. 목표는 하고자 하는 열의와 끈기가 있다면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양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수묵화 기법을 사용한 삽화가 이야기와 잘 어우러지고 있는데, 부록으로 첨부된 풍부한 사진은 역사와 인물을 좀더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인물의 업적보다는 업적을 향해 노력했던 과정을 통해서 어린이들에게 꿈을 향한 열정과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박지원은 쉰 살에 벼슬자리에 오른 뒤 15년여 동안 관리로 일하면서 실학을 꾸준히 시험했어요. 그동안 연구해 온 실학으로 백성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고 싶었거든요. 실패도 여러 차례 겪었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 백성들을 더 잘 살게 할 방법을 찾았어요. (본문 57p)

(사진출처: ’박지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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