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나무 - 한 그루의 나무로 읽는 세계사 세계사 가로지르기 4
강판권 지음 / 다른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세계사라고 하면 왠지 따분하고 지루하고 졸리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데 이런 나의 고정관념을 바꿔준 책 한권과 만나게 되었다. 바로 <<세상을 바꾼 나무>>로 ’세계사 가로지르기’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인데, 나무를 통해서 역사와 문화, 인류의 모습을 바라보는, 조금은 특별하고 색다른 시각으로 역사와 마주할 수 있는 책이다.

문명의 흥망성쇠에는 기후변화, 적대적인 이웃의 침략, 우호적인 이웃의 지원 중단, 주민의 반응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지만, 인간의 무분별한 숲 제거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중략) 세계 4대 문명인 메소포타미아문명, 인더스문명, 이집트문명, 황허문명, 그리고 그리스와 로마 문명의 흥망성쇠를 이해하는 데도 숲은 매우 중요하다. 세계를 대표하는 문명의 뒤안길에는 숲의 희생이 있었으며, 지나친 숲의 제거는 문명의 위기를 낳았다. (본문 8,9p)

1. 숲과 문명의 흥망성쇠
2. 우주목의 신화
3. 한 그루의 나무로 읽는 세계사
4. 한 그루의 나무로 읽는 한중일의 문화
5. 나무와 제국주의

우리가 지금껏 세계사를 배우고 공부할 때 숲에 대해서 다룬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세계사 속에서 나무가 주는 역할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현재 쓰여지고 있는 역사 속에서도 나무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오랜 시간 소멸되어진 자연의 소실로 인해서 현재의 역사는 바뀌었고, 앞으로도 나무는 새롭게 쓰여지는 역사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청동기가 인류 역사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숲과의 관계라고 한다. 청동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리 광산, 거푸집 그리고 연료가 필요한데, 이 세가지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나무가 많이 필요하다는 점이었고, 이로소 자연의 훼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인류가 안고 있는 환경문제는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했지만 숲 제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의 환경문제는 갑자기 발생한 게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일어난 역사적인 현상이다. (중략) 지구상에 존재한 문명의 흥망성쇠에는 많은 요인이 작용했지만, 숲도 그 중 중요한 요인이었다. (본문 19p)



다른 어떤 고대 문명보다 먼저 도시를 세우는 능력을 발휘했으나 그들이 세운 도시 문명사회는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 정립에 실패했고, 결국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여름, 모진 겨울바람, 사나운 폭풍, 강물의 범람으로 삽시간에 촌락을 쓸어버리는 곳에서 인류 최초의 관개시설로 상당 기간 동안 번영을 누렸지만, 결국 관개수로 때문에 몰락한 메소포타미아.
삼림의 황폐화와 목초지의 감소는 수자원을 고갈시킴과 동시에 건조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홍수, 토양의 침식을 불러일으켰고, 아울러 건조해진 땅은 먼지를 만들고, 먼지는 안개 층을 만들어 강수량이 점차 줄어든, 결국 자연 자원의 남용으로 사라져버린 인더스문명.
그리스의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는 데 엄청난 나무를 사용해 대부분 삼림이 사라진 그리스.
삼림의 황폐화가 심각했던 로마 속주들과 이탈리의 삼림의 황폐화로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토양 침식과 홍수를 불러 온 로마문명은 자연을 생명체로 보지 않고 인간이 이용하는 무진장의 자원 창고로, 법률과 제도에 대한 지나친 믿음으로 자연을 자신들이 정복한 식민지로 생각한 것이 멸망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이렇듯 찬란했던 문화는 자연의 훼손으로 인해 멸망하게 되었고, 역사는 새로 쓰여지게 되었다. 신화 속에서도 다양한 나무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한국의 나무 중 유일하게 탄생설화를 가진 나무는 소나무로, 소나무의 원산지가 한국이 아니라 식물도감의 학명에는 원산지 기록이 없다는 점이 매우 안타까웠다. 특히 소나무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삼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이자 생활 전반에 미친 영향이 아주 크다고 한다.



서원, 성균관, 향교, 유학자들이 거주 공간 등지의 은행나무는 단순히 한 그루의 나무가 아니라 한국의 주요한 정신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귀중한 문화재이다. (본문 209p)

나무는 이렇듯 그 나라의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나무를 통해서 바라보는 역사는 새롭게 다가왔으며, 다른 각도로 역사를 배우는 즐거움이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사라져버린 문명이 자연과 직결되어 있다고 하니, 환경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현재 우리는 인간의 자연 훼손에 대한 자연의 보복(?)에 의한 자연재해로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리스, 로마, 인더스 등의 많은 문명이 사라진 것처럼 우리의 현재도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할 듯 싶다.

인간은 나무가 없으면 지구상에서 생존할 수 없다. 그러나 나무는 인간이 없어도 얼마든지 생존할 수 있다. 인간이 한 그루의 나무를 아끼고 사랑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나무는 인간이 살아가는 나침반이다. 인가은 나침반을 잃으면 방향을 잃어 인간답게 살아가기 어렵다. (본문 241p)

역사와 숲을 연결지어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구성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는 좋은 소재가 되고 있다. 고대 문명과 신화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숲이 문명의 발달에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에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으면서 우리 역사가 인간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과 공존할 때 비로소 완전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할 듯 싶다.

(사진출처: ’세상을 바꾼 나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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