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선이 남작 해마를 타다 노란상상 동화 2
하인츠 야니쉬 지음, 알료샤 블라우 그림, 김경연 옮김 / 노란상상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모험 가득한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나 책을 읽고나면, 아이는 마치 자신이 주인공이 된 듯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한다. 양팔을 벌리고 펄럭이며 하늘을 날기도 하고, 공룡을 타고 초원을 달려나가기도 하며. 우주선을 타고 외계인을 만나는 상상도 한다. "엄마, 외계인을 만나면 뭐라고 인사를 할까?" 터무니없는 상상이라고 치부할수도 있으나,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의 제 모습도 지금 내 아이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아리따운 공주가 되어보기도 하고, 멋진 가수가 된 듯 거울 앞에서 노래를 불러보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창조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상상력은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창의력을 제공하는 도구가 된다.
’허풍선이 남작’은 바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이야기로 환상 문학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허풍선이 남작’으로 알려진 뮌히하우젠은 책과 영화로 많이 소개 되고 있는데, 거짓말 같은 모험을 한 뮌히하우젠 남작은 실존 인물이며,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에 도취되는 증상을 ’뮌히하우젠 증후군’이라고 부를 정도로 그는 거짓말과 허풍의 대명사가 되었다.
<<허풍선이 남작 해마를 타다>>는 저자 하인츠 야니쉬가 뮌히하우젠 남작이 죽은 지 200년이 지난 뒤 그의 노트를 지인에게 선물로 받게 되어 그 가운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쓴 이야기’와 ’빈에서 쓴 이야기’를 토대로 기록한 이야기이다.



세차게 내리던 눈발을 헤치고 달리다 지치고 기진맥진했던 그는 눈 위에 세워진 장대에 말을 묶어 놓고 눈 속에서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말이 머리 위 공중 교회 탑에 매어 있었다는 ’교회 탑에 매달린 말’은 정말 믿기 어려운 이야기다. 교회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쌓인 눈이 해가 뜨자 모두 녹았다는 사실 또한 어처구니 없지만, 그만의 허풍에 웃음이 난다. 전쟁터를 대포알 대신 깃털로 가득 채워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이야기와 대포알을 타고 여행을 하고, 큰 늪에 빠지는 찰나 자신의 머리채를 잡고 힘껏 끌어올렸다는 이야기도 믿기 어렵다.
그뿐인가? 어렸을 때부터 할 수 있었다는 지구를 돌리는 남자를 만난 이야기와 햇빛을 자루에 담는 부인을 만난 이야기, 바다의 바닥의 마개가 빠져 바닷물이 모두 빠져나갔다는 이야기 등 정말 상상하기도 어려운 놀라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중부 독일의 수렵가이자 군인이며 모험가였던 ’허풍선이 남작’은 자신이 겪은 경험과 사건을 허황된 이야기로 풀어내었는데, 매서운 눈발이 내리는 혹독한 겨울, 끝없이 계속되는 총질이 오고가는 전쟁, 몇 초 사이에 죽음이 다가오는 깊은 늪에서의 고통 등 힘들었던 경험을 그는 웃음으로 승화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세상을 행복하게 바라보는 방법을 ’허풍’’웃음’’상상’을 통해서 찾아낸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겪은 이야기에 상상력을 보태어 이야기하곤 한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원하는 어른들과 달리, 어린이들은 그 상상 속에서 상황을 이해하기도 하고, 아픔을 치유하기도 한다. 이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기에, 어른들은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봐 줘야하는 것이다.



<<허풍선이 남작 해마를 타다>>의 환상적인 삽화와 어우러진 환상적인 이야기는어린이들에게 상상력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또 하나의 세계를 열어주었다.

어른들에게는 그저 ’허풍’’거짓말’로 읽혀질 이 이야기가, 어린이들에게는 ’즐거운 모험을 담은 진짜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만을 원하는 어른들과 현실 속에서 상상을 더해 자신만의 추억을 만드는 어린이들에게는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이며, 그것은 어린이들만이 가지는 특권은 아닐까?

(사진출처: ’허풍선이 남작 해마를 타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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