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매뉴얼 제작소 - 열정의 파이터, UFC 해설가 김남훈의 땀 좀 빼는 인생 특훈
김남훈 지음 / 해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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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레슬링, 격투기와 같은 스포츠에 그닥 흥미가 없어서인지, 저자 김남훈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정말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2010년 DDT 프로레슬링 챔피언에 오른 현역 프로레슬러이자 격투기 해설가이다. 그 뿐만 아니라, IT 얼리어답터이며, 온라인 마케터이자 청년사업가이고, 또  앞서 3권의 책을 펴낸 저자이기도 하다. 그의 열정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저자 김남훈은 자신이 살아온 스토리를 바탕으로 ’땀 좀 빼는 인생 특훈’을 총 5장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교육,사회적 현실을 독설과 비판으로 지적하면서 그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제시한다.

요즘같은 시대의 20대의 청춘은 혹독하기만 하다. 저자는 ’당신의 20대가 펑크 난 타이어 같아서 존재의 의미를 도저히 알 수 없다면, 정말로 대한민국 정규 교육을 잘 받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본문 13p)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것이, 오직 잘 만들어진 노동력을 사회에 제공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는 우리나라의 교과 과정 속에서 개인의 개성과 창의력은 제대로 훈련 받지 못한 채, 기본적으로 정해진 사회적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상은 젊음은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는 거라며 몰아붙이고 있으니, 요즘 20대는 열정이 없는 쉬고 있는 엔진과 같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무한 공감하는 그의 교육적 사회적 현실에 대한 비판에 속이 후련한 기분이 느껴질 즈음, 그는 곧 청춘에게 열정을 심어줄 수 있는 힘을 실어준다. 그의 글에는 힘이 느껴지는데, 파이터로서의 힘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온 선배로서 스스로 겪어온 청춘을 되돌아보면서 그들을 이끌어주기 위한 파워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20여 년간 엔진에 불꽃을 튀기는 것은 금기 사항이었다. 스스로 핸들을 잡을 필요도 없었고, 어른들은 잡지도 못하게 했으며, 엔진에 시동을 거는 것은 매우 불경스러운 행도잉었다. 행녀나 그런 짓을 했다간 학생주임의 하키스틱에 엉덩이가 뭉그러지기 일쑤였다.
그러니까 당신이 무력하다고 느끼는 것은 엔진이 가동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즉 이제부터라는 말이다. (본문 16,17p)

불합리한 상황은 누구나 존재한다. 빽도 없고, 돈도 없고, 그리고 뛰어난 재능도 없다고 하여, 재능 있는 이들과 싸우면 불리한 상황이라고 미리 포기할 것인가? 재능은 어쩔 수 없지만 노력은 충분이 따라할 수 있으며, 태어날 때부터 혜택 받은 놈이나 아무것도 없는 놈이나, 그저 ’어금니 꼬가 깨문 놈’(본문 40p) 이 이기게 마련이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 호기심이 있다면 자신만의 길이 나오지 않겠는가? 저자는 말한다. 링에서 싸운 사람만이 승리와 패배의 통지표를 열람할 수 있다고. 출전도 하지 않으면 승패도 없는 법이다. 출발선에 서보지도 않는 못난 놈이 되기보다는, 패배라는 전적이 훨씬 낫다는 것을, 그로 인해 열정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여자들이 이 땅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결국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바보 같은 년, 독한 년, 나쁜 년. 이왕이면 독한 년. 나쁜 년이 되라. 최소한 삶의 주관과 좋고 싦음에 대한 판단은 있는 셈 아닌가. 어차피 직장이나 사회에서 성공하는 여자는 100퍼센트 수컷들의 뒷담화를 달고 다닌다. 그건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독한 년이 되라. 나쁜 년이 되라. 한국에서 여자로 태어나는 일은 전사의 심장을 필요로 한다는 말이다. 당신들은 싸우기 위해 태어났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하는 것은 수컷들이 아니라 바로 여자들이다. (본문75,76p)

여자들에게 온갖 법류과 도덕을 들이대며 틀에 맞춘 생활을 요구하는 현 사회에서 저자는 여자도 직진을 해야한다고 한다. 남자들에게는 열정이라 이름 불리고, 여자들에게는 ’그날’이라고 치부되는 요즘 사회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도덕적 관습을 들이대며 여자들에게 자괴감을 준다. 저자 김남훈의 사회적 비판은 정말 속이 시원하다. 저자의 말처럼 섹시한 여배우는 많지만 섹스를 이야기하는 여배우는 순식간에 싸구려로 전락하거나 폐기 처분되는 기형적인 우리나라의 사회적 구조에 보란듯이 삿대질하는 저자의 글 속에서 여자인 나는 힘을 얻는다. 아마추어 같은 남자들....여자들의 능력이 무서운 게다. 

요즘에는 ’21세기의 여자가 20세기의 남자와 만나 19세기 시댁과 산다’고들 한다. 그러니 여자들이 기가 세지는 것이 아닐까?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노력했는데, 왜 말도 안 되는 기준을 들이대고 평가하는 것일까? (본문 122p)

자기계발서인데, 에세이처럼 재미나게 읽었다. 그의 독설에 속이 시원해지면서 마음 한켠의 그늘이 걷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위로와 격려를 적절히 배분할 줄 아는 그의 필력이 범상치가 않다. 실패와 성공을 통해서 얻게 된 경험만큼 힘이 되는 조언은 없다. 싸우기 위해서는 맷집을 길러야하는데, 저자는 맷집을 기르는 법을 알려주는 조력자인 셈이다.

지구를 도는 아폴론의 태양 마차는 속도를 늦추는 법이 없다. 더 빨라질 뿐이다. 아직 시간은 그대의 편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대의 편을 들어줄지는 모를 일이다. 운동, 공부, 취업, 승진 등 무슨 일이든 시간이 나의 편일 때 싸워라. 지금 도망가면 시간도 잃고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본문 232p)

그는 학교 공부가 싫은 고딩 동생들에게, 취업에 짓눌린 스무 살들에게 든든한 형처럼 조언한다. 내가 힘들고 지칠 때, 두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주는 누군가처럼 저자 김남훈은 그들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어 주었다. 
그의 파워 넘치는 필력, 따뜻함이 묻어나는 조언, 청춘의 눈높이에 맞춘 사회적 비판과 독설은 기꺼이 그들의 편에 서서 응원해주는 울타리처럼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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