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클래식 보물창고 5
윤동주 지음, 신형건 엮음 / 보물창고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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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본문 13p)

서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애송하고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시인 윤동주의 작품은 국어 교과서에 수록될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데, 독립 운동 혐의로 체포되어 스물아홉이라는 이른 나이에 짧은 생을 마감한 그는 ’민족 시인’이라 일컫을 만큼 그의 시에는 일제강점기라는 암흑의 시대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곳곳에 배어있다. 그의 작품 속에서 암울했던 시대에도 순수함을 간직하고 싶었던 그의 마음과 타국에서 조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겨진 시들은 글로써 자신의 마음을 털어내고 싶었던 저자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1부 별 헤는 밤/ 2부 오줌싸개 지도/ 3부 흐르는 거리/ 4부 또 다른 고향/ 5부 달을 쏘다(산문)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작품 속에는 밉기도 하고, 가엾어지기도 한 자신의 자화상 속에 담겨진 청춘의 번뇌와 열정을 담아내고 있는데, 특히 2부 오줌싸개 지도에서는 자연과 일상 등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어린이들이 읽어도 좋을 법한 동시들이 수록되어, 암울했던 시대 속에서 순수함을 되찾고 싶었던 저자의 마음을 녹아내고 있는 듯 보인다. 

반딧불

가자가자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 조각

가자가자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본문 48p)

저항 시인이라 불리고 있는 만큼 그의 시는 저참한 우리 역사의 자화상만을 많이 그려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청춘의 번뇌와 순수 그리고 열정을 담아낸 작품도 상당히 많다는 것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시집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저항시인 혹은 민족시인이라 불리는 것은 순수하고 열정적인 그의 마음이 힘겨웠던 시대와 맞물려지면서 민족 역사에 대한 아픔과 안타까움으로 많이 드러났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고향 집 -만주에서 부른

헌 짚신짝 끄을고
나 여기 왜 왔노
두만강을 건너서
쓸쓸한 이 땅에

남쪽 하늘 저 밑엔
따뜻한 내 고향
내 어머니 계신 곳
그리운 고향 집. (본문 53p)

고향에 대한, 어머님과 누이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작품을 보면서, 그가 얼마나 가족을 그리워했으며, 조국 역사에 대해 힘겨워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청춘의 고뇌와 열정 그리고 순수함을 담아낸 그의 시 속에서 저항시인, 민족시인이 아닌, 순수 청년으로서의 윤동주와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시집이 내게 준 의미는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를 비롯 20여 편이나 되는 작품이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있는 윤동주 시인의 작품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애송되는 작품이 되리라 생각된다. 가슴 뭉클한 감동은 전하는 청년 윤동주의 순수함과 열정이 담겨진 이 작품을 통해서 나는 비로소 시인 윤동주와 만나게 되었다. 

(사진출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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