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고양이 요루바 2 : 이기주의 vs 이타주의 만화로 읽는 철학통조림 2
소공 글.그림, 김용규 원작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철학’이라는 문구만으로도 이 따뜻한 봄날 졸음이 쏟아지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순정만화 같은 반짝이는 커다란 눈을 가진 주인공을 담은 표지 그림을 보면 호기심이 생겨난다. ’2010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특별상’을 수상한 삽화이니만큼,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고양이가 말을 하는 이상한 동네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만화는 점은 어린이들의 취향을 너무도 잘 파악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철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고개를 내젓는 독서 편독이 심한 딸아이가 이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작품이다. ’만화’ 자체는 어른들에게 늘 고민이 되는 장르이다. 내용보다는 흥미 위주의 작품이 많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독서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경험했다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만화는 ’철학’처럼 까다롭고 어려운 학문에 흥미를 느끼고, 쉽게 다가설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부할 수 없는 장르이기도 하다. 
철학이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을 다루는 학문이며, 경험을 통해서 얻은 인생관이나 세계관 등을 포함하기 때문에, 만화적 스토리는 오히려 철학을 배우기에는 좋은 분야가 아닌가 싶다.

요즘은 착한 사람은 오히려 세상 살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는 말을 하곤 한다. 이제는 ’착하다’라는 말보다는 ’바보’같다는 말을 쓰면서, 착한 사람을 비웃는 세상이 되었고, 욕심을 부리며 자기 실속을 차려야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어른들이나 책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이타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을 한다. 어린이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잣대를 어디에 맞추라는 것인가? 철학은 어린이들에게 삶의 올바른 길을 이끌어주는 수레와도 같다. <<철학 고양이 요루바>> 2번째 이야기에서는 이기주의와 이타주의에 대해 이야기한다. 

달나라가 이사 온 마을은 애완동물들이 사람처럼 말도 하고 걸어 다니는 이상한 동네이다. 1부에서 달나라는 불행한 사건에 말려들어 고양이로 변하게 되지만, 약속을 꼭 지켜야 하는 이유 세 가지를 배울 수 있게 되었다.
달나라 달학교 수업이 시작되고, 이타주의와 이기주의에 대해 배우게 된 아이들은 늘 손해만 보는 착한 토라자를 생각하며 이타주의와 이기주의에 대한 생각을 늘어 놓는다.

저건 어른들이 만날 하는 소리잖아? 자기 생각만 하는 이기주의는 나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이타주의는 훌륭하다, 뭐 그런 거 아냐? 하지만 난 누가 날 이타주의로 만드는 거 원치 않아. 그래 봐야 착한 토라자처럼 손해만 볼 텐데?

난 이기적이고 그게 다행이라고 생각해. 난 내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남보다 내가 더 소중해.
(본문 60p)



달학교 달정원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나르시스 이야기를 통해서 이기주의와 자기사랑에 대한 차이점을 알려준다. 잘 생겼지만 지독하게 냉정한 나르시스는 다른 사람들이 고통 받은 것 외에는 무관심했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기에 복수의 여신이 결국 벌을 주었다. 이는 자기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엔 무관심한 채 자기 자신만을 사랑했던 것에 대한 벌이었음을 알려준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남도 사랑할 수 있음을 통해서 이타주의의 중심은 자기 사랑에 있음을 느끼게 한다.

"자기 사랑은 좋은 거고 자기만 사랑하는 이기심은 나쁘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무조건 남을 사랑하고 착하기만 한 것도 나쁜 거 아녜요?"
"토라자를 보세요. 저 녀석은 착하기만 해서 바보같이 만날 손해만 본다고요. 옆에서 보기에 얼마나 어수룩해 보이는지 아세요?
이타적인 토라자는 이렇게 늘 자기는 손해만 봐요. 솔직히 말해서 이런 거 진짜 별로예요.
그런데도 어째서 어른들은 다들 이타주의가 좋은 거라고 가르치는지 진짜 답답해요." (본문 85,87p)



이 딜레마는 이기주의 감염도가 각각 다른 까치문지기, 약방토끼, 타라이 타루, 달나라, 토라자의 게임을 통해서 해결책을 찾게 된다.
팃포탯(Tit for Tat) 전략이란, 처음엔 무조건 상냥하게 협조하고, 두 번째부터는 상대방이 전 게임에서 한 대로, 즉 받은 대로 돌려준다는 뜻이다. (본문 165p)
달정원 선생님은 팃포탯 전략을 통해서 착한 사람들이 성공을 거두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법을 제시한다.
악한 자가 더 많은 것을 갖게 되는 사회에서 오는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바람직한 전략이다. 이타주의와 이기주의에 대한 딜레마는 만화라는 쉬운 장르와 판타지라는 재미있는 소재를 통해서 올바른 방법을 제시한다.



<철학 고양이 요루바> 시리즈를 읽으면서, 철학도 즐겁게 접할 수 있구나. 라는 새로운 사실에 접근하게 되었다. 결코 철학적이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 시리즈는, 어린이들에게 바람직한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좋은 길잡이가 될 듯 싶다.

(사진출처: ’철학 고양이 요루바 2 - 이기주의 VS 이타주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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