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27 - 팔도 냉면 여행기
허영만 글.그림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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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어머니의 쌀> 편으로 시작된 <<식객>>이 <밀면>편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9년 동안 사랑을 받은 만화이니만큼, 아쉬움이 가장 큰 사람은 독자가 아니라 바로 작가 본인이 아닐까 싶다. 신문 연재 중단으로, 작가는 초라해지기보다는 <<식객>>의 위상을 지키고자, 연재를 중단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그의 <<식객>> 연재 종료에 대한 심정을 담은 글을 읽자니, 이 작품에 대한 그의 사랑과 노력 그리고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고,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이 작품에 쏟은 그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배부르게 먹기보다는 먼가 조금은 아쉬운 듯 먹었을 때, 그 음식에 대한 맛이 좋았었다는 기억을 하게 된다. 더 먹고 싶지만, 더 먹지 못했을 때의 아쉬움이 그 음식에 대한 맛이 더 좋았던 것으로 기억을 하게 된다.
<<식객>>작품이 바로 우리에게 그런 느낌을 주게 될 듯 싶다.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우리의 기억 속에 <<식객>>을 읽으면서 느꼈던 재미와 맛을 오랫동안 남아있게 될 것이다.

 

27권으로 마지막을 장식하게 된 식객의 <팔도 냉면 여행기>를 읽으면서 입안에 고인 침을 꼴깍꼴깍 삼켜야만 했다. 냉면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인데, 군침도는 냉면 사진과 맛있게 먹는 그림과 냉면에 대한 묘사는 어느 누가 읽어도 나와 같으리라 생각된다. 
냉면의 본고장 북한에서도 인정하는 맛 진주 냉면, 사찰 음식 중 스님들 사이에서 으뜸 별미로 통하는 승소냉면, 면과 육수 그리고 겨울 세가지 특징을 가진 평양냉면, 평양냉명과 함께 냉면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매김한 함흥냉면, 6.25 전쟁 당시 북한의 냉면이 실향민들의 손을 거쳐 재탄생된 부산 음식인 밀면. 27권에서는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냉면의 맛을 볼 수 있다. 



음식은 정을 만들고 감동을 전달한다. 그리고 그리움을 갖게 한다.
음식은 어머니다!
(본문 211p)

가게를 이어받기 위해 다투는 형제, 돈을 더 많이 벌기위한 운암정 봉주...음식은 그들의 차가운 마음을 녹여주는 어머니같은 존재이다. 고향을 생각하고, 어머니를 생각할 때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음식이 아닌가 싶다. 허영만 화백은 9년동안 <<식객>>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음식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정이 아니였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27권에서는 음식이 주는 따뜻함, 어머니와도 같은 정을 깨닫도록 도와주기 위해 음식 대결 구조를 이용했다. 투닥투닥 다투는 형제를 하나로 이어준 것도 찬과의 음식 대결이었고, 실향민들이 고향의 느낌과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도 바로 음식 대결이라는 구도였다. 육수 하나를 끓이면서 온갖 정성을 들이는 과정을 통해서 음식이 주는 ’정’을 담뿍 느끼게 되었으며, 덕분에 나는 읽는내내 냉면이 먹고싶은 것을 억지로 참아내야했다. 아~ 가혹하다.





마지막 권이라 아쉬운 마음이 정말 가득한 책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욱 맛있게 느껴진 것은 아니었나 싶다. 음식 속에서 느껴지는 그리움, 정성 그리고 참됨을 <<식객>>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9년동안 대한민국의 맛을 전해온 <<식객>>은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허영만 화백이 더 좋은 작품으로서 우리들에게 사람과 사람사이의 정과 인생의 희노애락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식객 27’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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