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권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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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파울로 코엘료라는 점만으로도 이 작품에 끌리기에 충분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했던 것만큼의 임팩트가 강한 작품은 아닌데다가, 기독교적인 성향이 강하게 배어나오고 있어 저자가 전달하려는 의미에 대해 살짝꿍 반감이 느껴지기도 해서 생각만큼 굉장한 작품이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런 아쉬움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역시 파울로 코엘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쉬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글은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데다가, 마법, 마녀라는 소재로 인생의 진리를 이끌어내고 있는 전개 방법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스물한 살의 브리다는 마법을 배우기 위해 마법사를 찾아간다. 사랑을 믿고 그 감정에 자신을 온전히 던졌지만, 많은 실망을 맛보았고, 사랑에 대한 아무 확신도 없는 브리다는 사랑은 그녀의 삶에서 가장 큰 도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한 사람을 위해서 마법을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브라다에게 마법사는 기꺼이 마법을 가르친다. 

"일단 길을 발견하게 되면 두려워해선 안 되네. 실수를 감당할 용기도 필요해. 실망과 패배감, 좌절은 신께서 길을 드러내 보이는 데 사용하는 도구일세." (본문 33,34p)

태양전승을 배우기 위해서 어두운 밤을 세우면서 믿음을 깨달은 브리다와 브리다가 자신의 소울메이트인 것을 한눈에 알아본 마법사. 그러나 브리다는 새로운 방법으로 마법을 배우기 위해 위카를 찾아간다. 위카 역시 브리다가 자신이 한때 사랑했던 마법사의 소울메이트임을 알게 되면서 브리다에게 마법을 전수하게 되고, 브리다는 자신이 ’마녀’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소울메이트에 대해서 알게 된 브리다는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로렌스가 아닌, 자신의 운명같은 사랑 소울메이트를 찾기를 원한다. 브리다는 자신의 소울메이트를 찾게되고, 진정한 사랑에 대해 눈뜨게 된다.

"지식, 돈, 권력을 좇아 달려가는 척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건 중요하지 않아. 무엇을 성취하든 자신의 소울메이트를 찾지 못하면 불완전하지. " (본문 89p)

저자는 브리다를 통해서 돈과 권력이라는 헛된 욕심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사랑이 가지고 있는 고귀함을 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많은 돈과 권력이 있다고해도 삶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마법이라는 신비한 요소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비록 로렌스가 브리다의 소울메이트가 아니지만, 분명 브리다는 로렌스를 사랑하고 있었고 브리다가 마법이라는 새로운 길을 가고자 할때 로렌스는 큰 힘이 되어주었다. 
사랑이라는 것은 이성과의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어린시절 숙제로인해 좌절한 브리다에게 고장난 골동품 괘종시계에 브리다를 앞세워 힘을 주었던 아버지, 두 사람을 사랑했던 자신의 과거를 딸에게 들려주면서 딸을 위로하려는 엄마 그리고 마법의 세계로 들어온 브리다가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도와주고 있는 마법사, 이들이 새로운 길로 접어들고 자아를 찾으려는 브리다를 사랑하고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모든 이들은 소울메이트임을 알려주는  왼쪽 어깨 위에 반짝이는 점은 없지만 브리다와 함께하고 있는 소울메이트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그런 실패에서 뭔가 배울 수도 있겠지."
"얘야, 이 세상에 완전히 잘못된 건 없단다." 아버지는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멈춰서 있는 시계조차 하루에 두 번은 시간이 맞잖니." (본문 137p)

브리다는 현재 자신이 아닌, 새로운 마법의 세계로 자아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어두운 밤을 무서웠지만, 브리다는 두려움을 믿음으로 극복했고, 자신이 새로운 길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에 흡족했다. 마법사의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아 위카를 통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했고, 위카의 도움으로 그녀는 자신의 자아를 찾는데 한발 다가섰지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불안했다. 
누구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두려움을 갖게 되고, 일에 대한 확신도 얻지 못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확신이 없는 일에 대한 불안감 등이 수렁에 빠뜨리곤 한다. 일 그리고 사랑, 우리의 삶 전반에 걸쳐 우리는 도전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갖는다.

인생의 매 순간이 믿음의 행위임을 아는 것. (본문 44p)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설명이 아니야. 더 멀리 가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지." (본문 132p)

내 삶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고, 두려움이 들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바로 나를 지켜보고 응원하며 나를 사랑하는 이들이다. 그들이 있기에 믿음을 갖게 되고 용기를 얻는다. 브리다가 가족과 연인을 통해서 힘을 얻었던 것처럼 말이다.

바닷물의 온도가 괜찮은지를 알아보라는 아버지의 말에 브리다는 두 발을 담가 바닷물의 온도를 가늠했지만, 아버지는 브리다를 번적 안아올려 바닷물에 집어넣었고, 
"그래, 이제 앞으로 뭔가를 알고 싶으면 그 안에 푹 빠져보도록 해." (본문 134p)
라고 말씀하셨다. 불안감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내 삶의 목표에 푹 빠져보는 것이 진정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 생각이 든다. 인생은 복잡하지만,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늘 제자리 걸음 아니,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어떤 길들을 계속 따라가고, 다른 길들은 포기해야 했다. 위카가 말했던, 옳은 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그 길을 걷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하지만 최악은 그것이 아니었다. 제일 나쁜 것은 자신이 그 길을 제대로 선택했는지 평생 의심하며 그 길을 가는 것이었다. 선택에는 늘 두려움이 따르게 마련이었다. (본문 135p)

인생에 정답은 있을 수 없다. 누군가에게는 이 길이, 누군가에게는 저 길이, 또 다른 누군가는 또 다른 길이 필요하다. 그 길을 걸어감에 있어서 어두운 밤이 올 수 있고 그로 인해 두려움을 느끼고, 불안함을 느끼지만, 내 자신에 대한 믿음과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의 사랑과 용기로 인해 우리는 길을 걷는다. 환한 빛이 보일때까지....실패와 고난이 없이는 나중에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나에 대한 믿음이 있고, 나와 함께하는 소울메이트가 있기에 우리는 인생을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다.

브리다가 마법의 세계로 입문하면서 마법을 배우고 마법을 통해서 사랑과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은 한 사람의 인생 과정과 닮아있고, 브리다가 깨우쳐가는 것들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깨달음과 닮아있다. 저자는 브리다를 통해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힘을 주고, 두려움과 불안에 떠는 우리에게 믿음을 전해준다.
나는 과연 위험을 감수하면서 내 운명을 개척하려고 해 보았는가?라는 자문을 하게 된다. 실패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인해 맛보게 될 좌절과 절망이 두려워 움츠려드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문득 내 삶이 부끄러워짐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나에게 용기를 주는 이들이 있기에 내 삶에 위안을 얻는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답을 찾는 것이 아니야. 받아들이는 거지. 그러면 삶은 훨씬 강렬해지고 환희로 가득 차게 돼. 삶의 매 순간순간에, 우리가 내디디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우리 개인을 넘어서는 훨씬 커다란 의미가 담겨 있다는 걸 이해하기 때문이지." (본문 231,232)

저자는 말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의심하지 말고 결정하고 나아가라고 말이다. 당신을 지켜주는 이들이 있기에 믿음을 갖고 나아간다면 어떤 위험이든 감수할 수 있는 힘이 있고, 그로인해 새로운 길을 찾게 될 것이다.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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