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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 -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깨닫는 철학책
페테르 엑베리 지음,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그림, 김상열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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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
엉뚱한 질문을 하는 책을 보고있자니, 어린이들의 쉴새없는 호기심 가득한 질문들이 떠오릅니다. 엄마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수많은 질문들을 하는 아이들. 이 책은 그렇게 호기심많은 우리 어린이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이들은 작은 철학자입니다. 철학자들은 더 신 나고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기위해 열심히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하고 스스로 그 깨달음을 얻는 것을 철학이라고 합니다.
어린이들은 그렇게 세상에 많은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합니다.
허나 안타깝게도 ’쓸데없는 질문 좀 그만하지 않을래?’라는 어른들의 말에 어린이들의 철학적 생각은 점점 희미해져갑니다.
초중고 시험에 서술형,논술형의 비중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서술형 논술형의 문제로 인해서 자녀를 둔 부모의 부담이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서술형 논술형은 개개인의 논리적 사고력, 창의력, 비판적인 사고력이 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사고력은 사교육으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며, 하루 아침에 쌓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동안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치부했던 어린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질문들이 바로 이런 사고력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엉뚱한 질문에 호기심을 느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철학을 재미있게 풀어놓아 읽는내내 유쾌했습니다.
허나 읽으면서 어린이들의 지적 성장과 그동안 고민해왔던 사고력에 대한 해법이 바로 ’질문’에 있었다는 것을 알면서 많은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었어요.
그런 면에서 <<얼룩소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는 부모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많이 달래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철학은 지루하고 따분하고 어렵다는 생각을 먼저 느끼게 합니다. 철학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선입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모두가 더 신 나고 즐겁게 사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라고 말합니다.
어린이들은 친구들과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놀이를 즐깁니다. 그것이 바로 철학의 일부라고 할 수 있겠죠. 철학책이지만 철학이 무엇이다.라고 정의를 내려주고 있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철학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지도 않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질문을 내던집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은 생각을 하고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철학에 대해 알면 알수록 여러분의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방식은 점점 더 발전해 갈 거야. 그러면 거짓말쟁이에게 또는 가짜 지식에 속아 넘어 갈 위험도 그만큼 줄겠지? (본문 90p)
주니어김영사에서 출간된 <물음표 일기쓰기>라는 책이 있습니다.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일기쓰기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책인데, 물음을 제기하고 그 물음에 또 다른 물음을 제기하면서 스스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입니다.
철학자들은 답을 구할 때 한 번에 만족하는 경우가 없단다.
그들은 "한 번 더 묻기!"라는 대원칙을 만들어 놓았어. 한 번 더 물으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고, 그러면 진리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지. 앞으로 우리도 이 원칙을 따르도록 하자고! (본문 19p)
<물음표 일기쓰기>는 바로 ’한 번 더 묻기’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기하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일기 쓰기를 통해서 삶의 지혜를 깨달아가는 방법인데요, 이것을 바로 쉽게 ’철학’이라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을 키우는 힘,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힘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얼룩소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는 생각에 물꼬를 틀어주는 책이라고 한다면 <물음표 일기쓰기>는 실천을 도와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상 속의 호랑이는 줄무늬가 몇 개일까?
로빈 후드는 도둑질해도 되나?
얼룩소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
상상 속의 오렌지로 할 수 없는 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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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질문이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철학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물음을 제기할 수 있다면 결코 엉뚱한 질문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서술·논술형 시험의 대비책으로 다방면의 지식을 쌓는 것과 함께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것의 해답은 바로 ’한 번 더 묻기’ 입니다. 이 책은 그렇게 한 번 더 물을 수 있도록 어린이들의 생각을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린이들의 질문을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치부하셨다면, 이제 이 책의 저자처럼 황당하고 엉뚱한 질문을 내던져 주세요. 어린이들의 생각이 자라게 될 것이고,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이 커질 것입니다.
(사진출처: ’얼룩소도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