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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와의 두 번째 만남 - 20년간 2만 명의 부모아 아이들을 상담한 전문의의 사춘기 보고서
박수빈.홍진표 지음 / 위너스북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요즘 초등6학년인 딸아이는 대중 가요에 심취해져있다.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몸을 흔들어댄다. 저녁 식사시간에 딸아이의 이야기 절반은 연예인에 관한 소식이다. 누가 잘생겼고, 누가 컴백을 했고, 무슨 음악이 좋다는 등의 이야기가 절반을 차지한다.
학창시절 연예인을 좋아했던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딸 아이의 이런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이런 경험이 없는 남편에게 딸 아이의 모습은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다.
가끔 눈치를 통해서 남편의 잔소리를 막기도 하지만, 아빠의 잔소리에 딸 아이는 금새 뾰로통해진다.
6살 어린 동생이 조금이라도 귀찮게하면 화를 내고, 엄마의 잔소리섞인 말에는 퉁퉁거리기 일수이다.
’사춘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알겠지만, 사실 엄마 아빠말 잘 듣고 일명 모범생으로 얌전했던 아이가 갑자기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혹스러운 면도 있다.
사춘기 딸을 둔 엄마인 내가 즐겨읽는 책은 ’성장소설’이 되었다. 소설 속 사춘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짐작해보기도 하고, 소설 속 어른들의 그릇된 모습을 보면서 내 모습을 반성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성장소설을 통해서는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보편적인 부분에 대한 전문 지식을 얻을 수 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어, 사춘기를 보내는 내 아이의 특성에 맞는 조언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내 아이와의 두 번째 만남>>이라는 책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부모는 아이와 두번의 대면을 한다. 처음 태어났을 때와 그리고 사춘기를 통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내 아이의 대면이 바로 두번째이다.
도입부에 밝힌 바 있지만, 정말 엄마 아빠 말 잘 듣고 얌전했던 딸 아이는 반항도 하고, 엄마의 잔소리에 대들기도 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내 아이가 이렇게 컸구나~!!! 하는 대견한 마음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러다 삐뚤어져서 통제할 수 없는 아이가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훨씬 더 크다.
사춘기를 겪어봤던 나였지만, 이제 나는 그 시절의 눈높이는 잊어버리고 어른의 눈높이에서만 아이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 시절에 내가 느꼈던 수많은 고민들과 감정들은 다시금 찾아봐야 할 때인 듯하다. 그것이 내 아이를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테니 말이다.
20년간 2만 명의 부모와 아이들을 상담한 전문의가 쓴 책이라는 점에서 참 솔깃하다. 같은 상황이라 할지라도 아이들의 성격과 특성에 따라 대하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아이들을 대해왔기 때문에, 각자 다른 특성을 보이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줘야하는지 저자는 알고 있을거라는 믿음이 간다. 양육서를 읽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이 책은 참 쉽게 잘 읽힌다.
사춘기에 나타나는 다섯 가지 큰 변화와 사춘기 아이들의 다섯 가지 고민법으로 나누어, 그에 따른 사례들을 통해서 아이의 마음과 부모의 마음을 들어봄으로써 해결 방안을 찾고, 조언을 들어본다.
사춘기의 가장 큰 다섯 가지 변화
01 대화부족 - 말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아이
02 반항문제 - 대들고 반항하는 아이
03 아이의 씀씀이 - 사고 싶은 게 부쩍 많아진 아이
04 스타 열광 모드 - 내 아이도 이렇다면 어떻게 할까?
05 게임중독 - 컴퓨터에만 빠져 사는 아이
사춘기 아이들의 고민
06 학습문제 - 공부 못하는 자녀에 대한 고민
07 진로고민 - 커서 무엇이 될지 고민하는 아이들
08 부모의 이혼문제 - 부모의 이혼으로 스트레스 받는 아이들
부모의 재혼문제 - 남다른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고민
09 따돌림 문제 - 왕따 당하는 아이, 왕따 시키는 아이
10 이성문제 - 아이에게 이성친구가 생겼다!
책을 읽어가면서 요즘 우리 아이들의 사춘기 모습은 나와는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와는 다른 변화와 우리와는 또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내가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참 억지스러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겪어왔던 사춘기의 눈으로만 아이들을 본다면 그 아이들을 온전하게 이해하겠는가?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와 부모의 소통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여러 사례를 통해서 알수 있지만, 사춘기의 심한 성장통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부모와 자녀 사이에 원할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 때와는 달리, 감정의 기복이 더 심해지고 극단적으로 변화한 아이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화가 가장 중요한 해결점이 되었다. 어른의 관점이 아닌,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고민도, 변화하는 모습도 달라진 아이들의 관점에서 봐줘야 한다.
어떤 부모들은 이러한 정상적인 발달과정까지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이가 부모와 반대 의견을 내놓으면 무조건 반항하는 것으로 여기거나, 지나치게 강한 체벌을 가함으로써 갈등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부모의 관점이 아닌 아이 관점에서, 부모 세대의 기준이 아닌 현재의 기준으로 아이의 감정과 행동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본문 071p)
여러 사례들을 읽어보면서 ’내 아이는 이정도는 아니야?’라며 안심할수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에는 잠재된 폭발물을 장착해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아이들의 변화하는 모습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내 아이와의 특별한 공감] 코너에서는 아이와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지도방법이 담겨져 있어 유심히 한줄 한줄 자세히 읽어내려 가게 된다. 지금 부모로서 잘못된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무엇이였나를 확인하고 체크함으로써 내 아이와 좀더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게 되었다.
처음 응애~!! 하고 태어났을때의 첫 대면했을 때의 부모로서의 벅찬 감동을 기억하고 있다. 조금만 울어도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모유를 먹이던 그 때는 아이의 작은 울음소리에도 반응해주고 대처해주었다. 지금 사춘기가 된 아이들의 변화는 그 울음소리와도 같다. 그러나 나는 변했다. 아이의 울음 소리를 제대로 듣지도 못하고, 대처해주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된 소통이 되지 않자, 더 큰 울음을 터트리며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우리는 그저 반항입네하고 다그치고 있었나 보다. 내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모습을 대견해할 줄 아는 쿨~~한 엄마가 되어보련다.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가 유지되도록 아이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얼굴 즈음은 기억해줘야 할 듯 싶다.
유년기에는 부모가 모든 행동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역할모델이 되었지만, 청소년기에 부모는 ’나를 절대 이해해줄 수 없는 어른’으로 밀려난다. 대신 그들은 인가와 돈과 명예를 골고루 갖춘, 그러나 스타가 되기 이전에는 자신과 비슷한 평범한 학생이었던 또래 스타를 역할모델로 삼고 그들을 따라한다. (본문 105p)
비록 부모 귀에는 소음으로 들리고, 부모 눈에는 지전부하게 보이더라도 자녀의 취향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그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본문 10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