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멋진 2군 아빠>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의 멋진 2군 아빠
조항록 지음 / 푸른물고기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집안의 가장인 아빠들은 아침 일찍 출근해서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하고 돌아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참 적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커가면서 자연스레 아빠와의 관계가 어려워지나 봅니다. 40대의 가장들은 가족관계에서 동떨어져 외톨이가 된 느낌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언제가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적어지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닌가 싶습니다.
<<나의 멋진 2군 아빠>>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주는 감동이 있는 동화책입니다. 부끄러운 아빠를 이해하게 되고,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찬엽이의 멋진 성장기록이 담겨져 있습니다.

아빠들은 서로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제인가부터 아이들은 집의 크기와 자동차 소유 여부로 친구들을 평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너희 집은 몇 평이야?’’너희 자동차 있어?’ ’너희 아빠는 어떤 일을 하시는데? 선생님이야? 의사야?’ 등등 친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부모의 경제적인 능력을 물어봅니다. 이런 알수 없는 사회풍토로 인해서, 풍요롭지 못한 아이들은 의기소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난이 죄가 되고, 아빠의 무능력이 부끄러운 일이 되어 버렸어요.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회의 일각이지만, 이런 일로 인해서 일부 아이들이 의기소침해지고 부모를 부끄러워하거나 원망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야구를 잘하는 박찬호와 이승엽의 이름을 한글자씩 따서 지은 ’찬엽’이는 방학식을 하는 오늘이 그닥 즐겁지 않습니다. 성적표 때문이 아니라, 오늘은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하는 날이거든요.
찬엽이의 단짝인 민호는 야구장에 올스타전 구경을 간다고 들떠있습니다. 찬엽이는 지금껏 아빠에 대해서 한번도 말한적이 없지만, 얼마전 민호에게 아빠가 엘리펀츠 팀 소속의 야구선수라고 말했습니다. 아빠의 이름과 타자인지 투수인지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아빠는 프로야구 경기에서 볼 수 없는 2군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찬엽이는 그런 아빠가 부끄러웠거든요.

지방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경기를 하는데다가, 2군 야구장이 위치한 곳은 대부분 교통이 불편한 곳에 있기 때문에 아빠를 자주 볼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방학식날 아빠가 집에 와 계셨네요. 프로 야구 올스타전이 있는 날인데다가, 2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도 뽑히지 못했던 아빠의 뜻밖의 휴가인 셈입니다. 하지만 찬엽이는 아빠가 서먹하기만 합니다.

아빠는 자신에게 서먹하게 대하는 찬엽이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2군에서 1군으로 다섯번 올랐지만 매번 2군으로 다시 내려와야 했고, 고등학교 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프로팀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로 아빠는 2군 야구 선수가 되었습니다. 아빠는 찬엽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함께 등산을 하며 엄마와 만나고 결혼하게 된 이야기와 프로야구가 되는 과정을 이야기 해주었지만, 찬엽이의 마음을 달래주지 못한 듯 하여 속상합니다.

아빠가 숙소로 돌아가던 날, 찬엽이와 엄마 그리고 동생은 할아버지 생신을 축하해 드리러 갔습니다. 그곳에서 아빠가 학창 시절 야구를 잘해서 받았던 상패들을 보게 되고, 찬엽이가 어릴 때 아빠와 함께 야구를 하며 즐거워했던 비디오를 보면서 찬엽이는 아빠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아빠의 경기가 있는 날 단짝친구인 민호를 데리고 함께 아빠를 응원하러 갑니다. 

"우리 아빠는 2군 선수거든. 엘리펀츠 팀 2군 2루수 이대풍 선수가 바로 우리 아빠야."

"민호야, 찬엽이 아빠가 2군 선수라서 실망했니?"

"아니오! 1군이나 2군이나 다 같은 프로 야구 선수잖아요. 그래도 우리 반에서 아빠가 프로 야구 선수인 친구는 찬엽이밖에 없는 걸요. 전희 아빠는 시장에서 어묵 장사를 하세요. 저도 옛날에는 아빠가 좀 부끄러웠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아빠가 열심히 일하시는 덕분에 제가 학교며 학원이며 다닐 수 있는 거니까요. 저희 아빠라고 왜 더 멋진 직업을 갖고 싶지 않겠어요?"
(본문 170p)

 

이 동화책은 찬엽이의 이야기와 아빠의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담았습니다. 상황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찬협의 마음과 아빠의 마음을 각자의 입장에서 읽어내려갈 수 있는 것이죠. 찬협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아빠의 마음을 담은 부분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아빠를 소개하고 싶은 찬협이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텔레비전에 나오지도 못하는 아빠의 이야기를 했다가 괜시리 친구들의 놀림만 받게 될 거 같아 속상한 찬협이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으나, 누구나 좋은 직업을 가질 수는 없죠.
하지만 아빠들은 좋고 나쁨을 떠나서 자신들의 위치에서 가족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일을 합니다. 비록 남들 눈에는 부끄러운 직업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그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주고 응원해줘야 하는 가족이 아빠의 직업을 부끄러워한다면 아빠는 힘을 내지 못 합니다. 
아빠를 부끄러워하는 찬엽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아빠지만, 찬엽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지 못한 자신에 대해 화가 나고 속상해 하던 아빠는, 가족이 없었다면 결코 시합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찬엽이와 가족들이 힘차게 응원을 해주었기에 아빠는 멋진 안타를 쳐내고 팀을 승리로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가족은 우리에게 든든한 울타리이자 힘입니다. 가족을 위해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아빠야말로 최고로 멋진 직업을 가진 자랑스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찬협이를 통해서 배워갑니다. 

상상도 못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야구장에 올 것이라고는.
게다가 찬엽이는 친구까지 데려왔지 뭡니까. 아들이 아빠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듯해 한없이 고맙고 행복합니다.
(본문 182p)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의 가장 소중한 행운이 아니겠는지요. 나는 비록 프로 야구 2군 선수지만 최고의 아빠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가족을 위해 행복의 홈런을 펑펑 날릴 것입니다. (본문 189p)

저는 직장맘입니다.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오면 아이들은 오늘 하루도 엄마 없이 잘 지내주었고, 환한 웃음으로 맞이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저는 힘을 냅니다. 세상에는 좋은 직업과 나쁜 직업은 없습니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느냐와 최선을 다하지 않는냐만 있을 뿐입니다.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힘은 바로 가족입니다. 찬협이를 통해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가족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알아줄 때 가장 큰 힘이 난다는 것을 내 아이들도 알았겠죠? 그래서 저도 힘이 불끈 솟아납니다.

(사진출처: ’나의 멋진 2군 아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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