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아이들은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 - 발달신경생리학자가 들여다본 아이들의 수 세계
안승철 지음 / 궁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작은 녀석을 얼마전부터 옆에 앉혀놓고 수학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 서툰 모습을 볼 때는 직장을 다닌답시고,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조근조근 하나하나 알려주기 시작했지만, 며칠이 지난 후부터는 여전히 잘 모르는 녀석을 보면서 속이 터져 나도 모르게 언성을 높아지곤 했다.
129 다음 숫자가 130 인것을 아는 아이가 229 다음 숫자가 230 이라는 것을 몰라서 헤매는 것을 보니, 여간 답답한게 아니였다.
아이들은 정말 왜 수학을 어려워하는걸까?
아이를 한번이라도 가르쳐 본 경험이 있는 학부모라면 이런 의구심을 가져보았을 것이다. 도대체 왜? 그 쉬운 숫자도 헤깔리고, 그 쉬운 더하기, 빼기를 힘들어하는 걸까?
책 제목은 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법합니다.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이유를 알게 된다면, 아이들 때문에 속터지는 일도, 아이들에게 상처주는 일도 없어질테니 말이다.

저자는 자신의 딸아이의 수학을 봐주면서 속 터진 경험을 시작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했다. 연구자인 저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그 의문을 풀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인 게다. 저자는 애초의 의문은 어느 정도 풀렸고, 아이를 가르치는 태도가 조금 나아졌다고 하니, 애당초 가졌던 의문의 실마리도 찾았으며, 아이에게도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었으니 조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정작 나는 좀더 난해해졌다. 어려워보이는 듯한 실험 이야기로 시작되는 책이 거부감을 먼저 느끼게 했다.
너무 쉽게 쉽게 모든 것을 알아보고, 확인해보려는 나의 성격탓일지도 모른다. 
하긴 아이들의 기본 성향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이 어쩌면 육아의 첫 걸음일진데, 나는 너무 지름길을 택하려고 하는거 같다. 
처음 어렵게만 느껴졌던 난해한 실험 이야기의 의미를 생각해보자니, 책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은 해소되는 듯 하다.

이 책은 이렇게 하면 아이들이 수학을 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분들은 적어도 "너 아직 이것도 못하니?"란 말을 아이에게 함부로 던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의 수학적 발달을 위해 그보다 더 큰 것이 있을까? 아이의 세계는 부모에 의해 크기가 좌우된다. 부모의 한마디는 아이의 수학적 세계뿐 아니라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 아이의 생물학적 한계와 정상적 발달에 대해 아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본문 15p)

이해하기 난해하고 힘든 내용이 많다는 것은 사실 인정해야할 부분인 거 같다. 그래서 나는, 어려운 용어와 실험내용을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그 실험 결과를 통해서 아이들을 이해하는 부분을 치중해서 읽었으며, 그것으로 인해 수학에 대한 아이들의 성향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저자의 말처럼 ’넌 왜 이걸 몰라?’라는 말로 아이들을 기죽이는 말은 함부로 하지 않게 될테니 말이다.

수학 본능
수학 걸음마 떼기
수를 딛고 걸어가기
수학이란 장애물 경기장에서
문제집 뜯어보기


수에 대한 본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재능을 이끌어내는 것은 바로 부모의 몫이다. 남보다 뛰어난 아이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가르치는 일을 시작할 때인거 같다.
<문제집 뜯어보기> 편을 읽고 있자니, 큰 아이 책꽂이에 꽂혀있는 선행을 위한 수학 문제집이 눈에 띈다. 

아이들은 문제집 곳곳에 널린 부정확한 표현 이해불가한 문제들을 접하면서 멈칫거린다. 부족한 어휘력은 아이들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아이들이 문제를 어려워하면 먼저 이해하기에 부적절한 문장은 없는지 살필 일이다. 문제집보다 동화책을 먼저 읽히는 일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본문 203,204p)

내 아이가 수학을 더 잘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이 책을 펼친다면, 아마 그 해답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내 아이가 수학을 어려워하고 힘들어 하는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장한다.
늘 자녀교육서를 통해서 느끼는 것이지만, 아이들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일이 바로 아이들을 성장하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기본 바탕 역시, 우리 아이들의 수에 대한 생물학적 능력을 실험을 통해서 과학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수학을 어려워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부모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아이들의 생물학적 능력을 이해하는 일...그것이 바로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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