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수업>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카페 수업 - 배우고, 만들고, 즐기는 신개념 카페 공간
이지나 지음 / 나무수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길을 걷다가 사람의 눈에 띄지않는 곳에 위치한 아늑한 카페를 보면 들어가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어진다. 사람들의 소음소리가 아닌, 잔잔한 음악과 책이 함께라면 더욱 행복해질 시간을 만끽하고 싶어진다. 결혼전 직장 생활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시절, 작은 서점이나 분위가 꽤 멋진 카페를 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늦도록 사람을 기다려고 괜찮은, 늦도록 두꺼운 책 한권을 다 읽어도 괜찮은 카페말이다. 물론 대차대조표가 전혀 맞지않았지만, 그렇고 주인도 손님도 서로에게 눈총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카페를 차려보고 싶다는 생각은 꽤 오랫동안 해왔던 것 같다.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산뜻한 표지에 정갈하게 적혀진 책 제목을 본 순간, 오래전에 꿈꿨던 ’나만의 카페’를 떠올리게 되었다.
유독 커피를 좋아하고 즐기기 때문인지 ’카페’라는 단어가 더욱 끌렸던 건 아닐지 모르겠다. 

’카페를 하고싶다’라는 생각만 오랫 세월 해왔던 나와는 달리, ’하고 싶다’를 현실화 시킨 이들이 있다. 자신만의 특색을 살리고, 독특한 카페 분위기를 만들어낸 카페 주인들의 이야기가 이 책속에 담겨져 있다. 간판만 보고도 들어가 커피 한잔을 즐기고 싶어지는 그들만의 카페 이야기는 카페를 그저 차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 공간으로 업그레이드 해 놓았다.
카페에 관한 책을 써 보고 싶었다는 저자는, 특색있고 분위기 있는 카페를 소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카페를 경영하는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카페를 하게된 이유, 카페의 컨셉 소개, 카페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조언, 그들의 목표 등을 수록하여 카페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카페를 이용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카페가 가지고 있는 문화는 색다르다.

- 당신의 눈과 마음이 열릴, 첫 번째 수업 GALLERY + CAFE
- 달콤하게 마음을 나누는, 두 번째 수업 BAKERY + CAFE
- 커피 향기로 꿈을 키우는, 세 번째 수업  COFFEE + CAFE
- 꽃을 만드는 작은 숲, 네 번째 수업 FLOWER + CAFE
- 요리의 즐거움을 맛보다, 다섯 번째 수업 COOKING + CAFE
- 내가 만드는 세상, 여섯 번째 수업  SEWING, CHOCOLATE, CERAMICS + CAFE
- 방과 후 수업 AFTER-SCHOOL CLASS


여기 나오는 카페들은 이렇게 다양한 컨셉을 가지고, 차와 함께 새로운 문화 공간을 창출하고 있었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든 곳은, 맨 처음 소개된 <CAFE HIBI>라는 곳이였다. 한 달에 한번씩 전시를 진행하는 이곳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걸맞는 인테리어로 도서관을 분위기가 잔뜩 베어있는 곳이다. 자신만의 시간을 찾는 사람들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공간에 여유를 두었다는 경영자의 마음이 인테리어 속에 담뿍 담겨져 있고, 어린 시절 내가 꿈꾸던 카페 분위기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였다.


유학 가기 전만 해도 카페란 연인들이 데이트할 때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도쿄에서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혼자 장바구니를 들고 카페에 와서 책을 읽다 가기도 하고, 꼭 둘이 아니라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집 이외의 공간에서 책을 읽고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던 사람들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요.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오히려 방해하지 않아 좋은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였고 그런 손님들이 많으니, 비슷한 거겠죠? (본문 018P)

 

작품을 전시하는 카페, 제빵을 가르치는 수업을 하는 카페, 커피에 대해 배우는 카페, 플라워 수업을 진행하는 카페, 쿠킹 수업을 진행하는 카페, 취미 생활을 위한 규방 공예 수업을 진행하는 카페와 베이킹과 패브릭과 홍차 수업 등 다양한 문화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들의 이야기와 만날 수 있었다.
카페를 음료와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그 이상의 공간으로 창출해 나가는 이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배우고 익힐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더욱이 그들의 인터뷰 뿐만 아니라, 생생한 사진 자료와 카페에서 진행되는 수업과 만날 수 있는 직접 만들어보는 코너는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골라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카페가 차를 마시는 공간이라는 개념을 넘어, 배우고 만들어 보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재탄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들고, 그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가보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진다. 오래전 카페는 애인과 친구와 차를 마시며 대화를 하는 곳으로 주로 이용을 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온전한 나를 위한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고즈넉한 공간에서 나를 위한 자리를 필요로 하면서 카페가 그 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꼭 카페를 열기 위한 조언이 아니라, 나를 위한 공간을 찾아볼 수 있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는 내내 향긋한 커피 한 잔이 무척이나 그리워졌다. 그렇게 커피 향기가 나는 책이였다.
카페를 하겠다는 오래전 꿈을 이룰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내가 꿈꾸는 카페를 그려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싶다.

........나는 그렇게 행복한 수업을 들었다.

(사진출처: ’카페 수업’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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