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스위트 대디>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마이 스위트 대디 마음이 자라는 나무 23
카제노 우시오 지음, 고향옥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과 만화적인 느낌이 풍기는 표지부터 달콤하다. 어느 책 속에 있어도 눈길을 사로잡을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더 나를 끌어당긴다. 제목, 표지보다 더 달콤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책이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그리고 이미 꿈을 포기한 주부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다양한 층을 아우르며 감동을 전하는 책 그러면서도 달콤하고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책...나는 모처럼 정말 재미있는 책 한권을 만났다.

이 책은 평범한 가족이 살아가는 다이치네 가족과 바로 옆집에 사는 조금은 특별한 구성인 후키코네 가족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새학기에 새로 전학 온 후키코 때문에 만화부에 들어가지 못한 다이치는 잔뜩 심통이 났지만, 낚시를 하러가는 중에 만나게 된 후키코와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후키코와 함께 사는 마군은 젊고 앳되보이는데다가 잘생겨서 사람들의 호감을 샀다. 후키코의 오빠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오빠가 아닌 후키코의 아빠라는 이야기에 이상한 눈빛을 보낸다.
후키코의 엄마가 사고로 돌아가시기 전에 열다섯 살 어린 마군과 결혼을 했으나, 엄마가 돌아가시게 되고 후키코의 젊은 새아빠 마군과 함께 살게 된 것이다.

만화부가 들어갈 수 없게 된 다이치는 드러머인 마군의 제자가 되고, 후키코는 만화가가 꿈이였던 다이치의 엄마의 제자가 되면서 두 가족은 자연스레 친해지게 된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다이치는 드러머가 꿈이지만, 아직 정식 단원이 되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한다. 만화가가 꿈이였던 다이치의 엄마는 다시 만화를 그리며 그동안 잊었던 꿈을 찾아간다.
후키코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받는 다이치에게 화가난다. 
그러나 자신을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친 아빠가 아닌, 마군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후키코 아빠는 보통 아빠랑 조금 다를지 모르지만, 보통 아빠보다 훨씬 멋진 아빠가 아닐까?" (본문 48p)

도쿄 출장으로 아픈 후키코를 놔두고 가야했던 마군은, 다이치네 가족의 도움으로 후키코가 입원한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후키코의 친 아빠와 맞닥뜨리게 된다. 친아빠는 마군을 때리며 후키코를 데리고 가겠다고 하지만, 후키코는 자신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빠가 아닌 마군이라고 말한다.
허울 좋은 행복이 아닌, 진정 마음이 따뜻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 아빠 마군이 후키코의 진짜 아빠인게다.

"너 같은 놈은 아이를 키울 자격이 없어! 마키가 무슨 말을 남겼는지는 몰라도 후키코 아빠는 바로 나라고!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후키코를 데리고 갈 테니까 그렇게 알아!"
"누가 아빠랑 산대요? 자격이 없는 건 아빠잖아요! 옛날부터 아빠 노릇은 하나도 안 했으면서.... 옆에 있어 달라고 할 땐 뿌리치더니 이제 와서 왜 이러는 거야!" (본문 79p)

책은 후키코와 마군을 통해서 가족이라는 새로운 의미의 이름표를 달아주고 있다. 좋은 집과 차, 예쁜 옷과 맛있는 음식을 주는 것, 최고로 좋은 환경에서 내 아이를 키우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러나 그것은 허울 좋은 행복이라는 것을 후키코는 말하고 있다. 마음을 이해해주고, 함께 하는 것....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따뜻함이 있는 가족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가족의 이야기만이 내용의 전부는 아니다. 두 아들을 키우고 시간의 여유가 생겨난 중년의 다이치 엄마는 오래전 품었던 만화가라는 꿈을 다시금 꺼내들었다. 그리고 이웃 엄마들과 함께 작은 밴드를 결성하게 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잊었던 꿈을 찾아가는 다이치의 엄마를 통해서 지금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게 된다.
우연히 잡지 책에서 어린시절 함께 장려상을 받았던 사람이 유명한 만화가가 되어 만화 대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읽은 후 초라해진 자신을 발견하고 뭔가를 다시해야겠다고 다짐했던 그 마음은, 만화 공모 낙선으로 꺽이고 만다.

"결혼하고 이 마을로 이사 와서 아이를 낳고.......물론, 지금까지 살아온 십여 년이 세월은 절대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만화가의 꿈은 깨졌지만.............가족도 있고, 함께 음악을 할 수 있는 친구들도 있고............., 또 정 많은 이웃들도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요." (본문 169p)

이렇게 자신의 꿈을 쉽게 포기한 다이치 엄마에게 마군을 힘을 준다. 한 번의 실패로 꿈을 포기한다는 것은 정말로 후회가 되는 일이라는 것을...

"..그런 나약한 마음으로 다 포기하고 그냥 평범한 엄마가 되면 가족들이 진심으로 기뻐할까요? 제가 다이치나 신지라면 전혀 기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어중간한 건 말이죠." {본문 170p)

포기는 언제라도 할 수 있다. 좀 더 비틀거리고 좀 더 버둥거리고...몇 번이고 쳇바퀴를 돌아도 조금씩 꿈을 향해 나아가자. 가는 길은 달라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굳센 마음으로 힘을 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외톨이가 아니니까. (본문 173p)

마군의 아버지는 후키코를 친아빠에게 보내기를 권유하지만, 드러머로서의 꿈도 후키코의 아빠로서의 책임도 모두 포기하지 않는다. 다이치의 엄마 역시 다시금 힘을 내어 오래전 꿈을 향해 도전한다.

이야기는 그렇게 가족과 꿈이라는 이야기를 동시에 이끌어가고 있다. 요즘은 다양한 구성을 가진 가족들이 등장한다. 예전처럼 이상한 눈길로 바라보면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들은 그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 그들이 결코 행복하지 않을거라는 잘못된 선입견을 가지고 말이다.
사람들의 수군거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후키코를 지원하고 사랑하는 마군의 모습은 앳된 외모와는 달리, 넓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푸짐한 아빠의 모습 그대로이다.
오래전 내 꿈은 머였던가? 결혼 12년이 넘은 나는 오래전 내 꿈조차 잊고 살고 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더 이상의 꿈을 꾸는 힘들다고 생각하고 꿈 조차 잊고 지냈던 세월이 다이치의 엄마를 통해 부끄럽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통해 묻어나는 진솔한 이야기가 전해주는 따뜻함이 좋다. 허울 좋은 가족이 아닌, 진심이 만들어내는 가족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고 그것으로 내 가족의 모습을 다시금 확인해보는 깨달음을 주어 좋다. 온전한 ’나’가 아닌, ’주부인 나’만을 생각했던 내 모습을 되돌아 보게하는 기회를 주어 좋다. 그렇게 나는 마군이 주는 따뜻한 미소 속에 빠져들었다.
웃음 속에서 주는 깨달음과 따뜻함이 정말 달콤한 책이다.


(사진출처: ’마이 스위트 대디’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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