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애시로드 레인보우 북클럽 8
이반 사우스올 지음, 이한기 옮김, 채기수 그림 / 을파소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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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갛게 달아오른 표지가 인상적이다. 세 소년의 절망적인 표정, 결의를 다지는 듯한 다부진 표정 역시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부모님을 설득하여 어른들의 도움없이 아이들만의 자유를 만끽하려는 그레이엄, 웰리스, 해리 세 소년의 여행기를 시작으로 한 이야기를 통해서 그들의 모험을 다룬 흥미로운 책일거라 생각을 했으나, 책은 그와는 다르게 화재라는 무시무시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간혹 화재로 인해 안타까운 생명을 잃거나, 재산 피해로 경제적 손실을 입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기도 한다.
요즘처럼 건조한 때에 종종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는데, 화재는 아주 작은 실수로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아주 큰 손실을 입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수가 없다.

애시로드에 발생한 화재 역시 앞서 말한 세 소년의 아주 작은 실수로 인해서 생긴 사건이다. "이걸 해라.""저걸 해라." 라는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서 행복한 세 소년은 여행 도중 점심을 먹기 위해 불을 피우다 불을 끄라는 어른의 잔소리에 툴툴거렸다.
이곳 틴리는 사람들이 휴가를 즐기러 오면서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지저분한 변두리 주거지로 전락하게 되었다. 1913년 불기둥과 화염이 온 산줄기로 휩쓸면서 초라한 바위투성이 시골이 되었고, 열네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화재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아이들은 작은 난로를 구입하고 저녁에는 숲속에서 야영을 시작하였다. 그것이 사건의 발달이 되고 말았다.
새벽에 목이 말라 커피를 끓이던 그레이엄의 부주위로 화재가 났고, 아이들은 불을 끄려했지만 쉽게 잡히지 않을 불길을 피해서 애시로드 쪽으로 도망을 가기에 이른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발단은 세 명의 아이로 시작되었지만, 화재가 시작되면서 이야기의 흐름은 세 소년이 아닌, 애시로드에 사는 아이들에게 옮겨진다.
13살 피파, 그녀의 동생 스티비와 줄리, 그리고 피파를 좋아하는 피너, 딸기 농장을 하는 열세살의 로나와 그의 오빠 존과 아버지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덧붙이자면, 페어홀 할아버지 할머니와 홀로 사는 태너 할아버지도 주인공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커다란 화재 속에 주인공은 어린 아이들과 나이든 노인 뿐이라는 것이다. 
불은 틴리에서 났지만, 사람들은 그 불이 애시로드까지 번질거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고, 틴리 주변의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애시로드의 어른들은 아이들과 노인들만 남겨두고 떠나게 된다.

여전히 화재의 위험을 느끼지 못하던 와중에 로나의 아버지가 쓰러졌고, 로나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애쓰지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틴리 지역으로 떠났기에 그녀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침 화재를 피해 도망다니던 세 소년은 로나와 마주치게 되고 그들은 로나를 돕게 된다. 그렇게 주인공들과 함세한 세명의 아이들 그리고 애시로드의 아이들은 화재의 위험에 빠져들게 되고, 재난 속에서 지혜롭고 용감하게 대처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화재의 위험이 닥쳐오는 숨막히는 재난의 묘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아무도 구해줄 어른이 없는 곳에서 그들에게 닥쳐오는 공포가 독자에게도 전해지는 듯 하다. 

자신들의 작은 실수가 엄청난 재난으로 닥쳐오고, 자신들 또한 그 위험에 빠져있다는 것을 알게 된 세 소년의 공포감과 죄책감에 대한 묘사 역시 뛰어나다.

피파에 대한 마음 때문에 닥쳐오는 위험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던 피터가 위험이 닥쳐오자 할머니를 구하기 위한 몸부림과 감정 변화와 자책감에 시달리는 그레이엄과 그와 함께 위험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노련하게 움직이는 로나의 모습 등 아이들은 재난 속에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에는 결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이 화재에서부터 살았는지, 아니면 그 위험에서 끝내 목숨을 잃게 되는지에 대해 작가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다가오는 화재로부터 자신과 이웃, 가족을 구하려는 그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민첩하게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을 담는 것으로 끝을 냈다.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들은 분명 그 재난으로부터 무사하게 되었을 거라는, 그들의 용기가 분명 그 위험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했을거라는 상상을 하고, 그 상상 속에서 안도의 숨을 내쉰다.

이야기가 긴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인지, 아니면 화재라는 대형참사를 매개체로 해서인지 몰라도 읽는내내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은 결론에 대한 나름대로의 상상을 통해서 안도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의 용기와 지혜, 민첩한 행동이 그들을 구했을 거라는 나름대로의 상상은 대형 참사 앞에서 무기력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한없는 초라함에 대한 보상일 것이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이웃, 친구, 가족을 걱정하고 그들의 안위를 생각했던 아이들의 용기를 중심으로 읽으면 좋을 법한 책이다.
화재를 낸 것에 대한 죄채감과 무서움에 도망을 가는 아이들이지만, 위험 속에서 다시한번 기지를 발견하는 우리 아이들은 작지만 강한 존재이다.
비록 화재라는 무서운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그 속에는 그 과도기에 놓여진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마냥 철없게만 보이는 아이들이 절망과 장애를 넘어 비로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잘 표현되고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이들의 도전과 용기, 지혜로운 행동들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사진출처: ’불타는 애시로드’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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