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사형수 - 오늘도 살았으니 내일도 살고 싶습니다
김용제.조성애 지음 / 형설라이프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소위 말하는 막장드라마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욕 하면서 보는 드라마’ 다. 나는 좀 생각이 틀리다. 욕하면서 그 드라마를 볼 필요는 없다는게 내 입장이다.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과 설정에 대해 짜증이 나고, 화가 나서 도저히 드라마를 즐기면서 볼 수가 없다. 지금껏 나의 행동이 드라마에 국한 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책이 재미없거나, 혹은 이해가 어렵다 해도 짜증이 일거나 화가 나서 책을 덮어버리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드라마를 시청하는 내 기준이 책에서도 적용 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책의 반을 읽으면서 이렇게 화가 나는 책은 처음이였고, 결국 나는 짜증을 내며 책을 덮어 버렸다.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내용이 아니였고, 저자의 의도를 도저히 간파할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책의 반을 읽고 읽기를 포기했다.
책의 전부를 읽지 않은 채,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쓴다는 것이 어폐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고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없었던 것 역시도 책을 읽은 느낌의 일부라 생각하고 몇자 끄적여 보기로 했다.

오래 전 한 대의 차가 여의도 광장의 질주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의 범인이 바로 이 책을 쓴 저자 중의 한 명이다. 처음 지인에게 이 책을 선물 받았을 때, 실화라는 점과 사형수의 참회가 담겨져 있다는 부분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몇 해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사형수와 한 여인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본 적이 있기에, 사형수와 수녀사이의 오가는 참회와 눈물의 편지라는 점에서 이 책은 충분히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을 전할 것이라 생각이 되었다.
책은 김용제의 글과 그 글을 읽은 후 조성애 수녀님이 김용제에게 전하는 편지글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는 김용제 과거의 일을 담은 내용부터 시작된다. 시각 장애를 안고 태어난 자신의 불운, 대가족이였던 가족의 해체, 엄마의 가출 등 불우했던 과거의 기록이 소상하게 담겨져 있다.

처음 몇 장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은 불우했던 과거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으나, 갈수록 어처구니 없는 과거의 기록은 차마 읽어내려가기 힘들 정도였다. 불우했던 과거 때문이라 생각해보려 했지만, 그것이 모든 죄와 행동을 덮을 수는 없다.
내가 책을 읽어내려가기 힘들었던 것은, 어린 시절의 하지않아야 하는 행동 때문이라기 보다, 한치의 여과도 없이 작성된 ’글 자체’ 때문이였다.
동네 아저씨들이 모여서 음란패설을 하는 듯이 적어내려 간 여과없는 단어 사용과 행동의 묘사는 정말 읽기 힘들 정도이다.
글의 제목도 음란패설의 저급한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어떤 묘사들은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다. 
김용제의 글을 그대로 담아 사실적인 면을 담기 위함이였다 하더라도, 이건 아니지 싶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그 글 속에서 반성의 기미 역시 조금도 느낄 수 없었다. 책의 뒷 부분에 김용제가 후회하고 반성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손 치더라도, 그 부분까지 읽어내려가기가 내게는 너무 어려웠다.

월급을 주지 않는다고 공장을 불을 내고, 초등학생을 성추행하는 일이 지겨워졌다는 등 (더 심한 부분은 도저히 내가 언급할 수가 없다.) 과거의 일을 담담하게 그리고 적나라하게 적어내려간 그의 글은 반성도 후회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자신의 잘 못을 자신이 처한 환경 때문이라고 변명하듯 적은 글이 어처구니가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신이 처한 환경에 대한 변명이나 나쁜 환경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이다. 
사회는 점점 삭막해져가고, 경제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내고 꿈을 갖고 그 꿈을 향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우리에게는 필요하고 절실하다.

결국 199페이지 전혀 여과되지 않는 욕들을 담긴 부분을 읽다가 나는 결국 책을 덮어 버렸다. 책을 읽으면서 기분이 상하고, 화가 나는 걸 참아가며 내가 책을 읽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서 감동, 휴먼, 가족애 등을 느끼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화가 나거나, 읽으면서 기분이 상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는가?
내 인내심이 부족하다고 할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내 인내심을 테스트 하면서까지 참기 힘든 책의 내용을 읽고 싶지는 않다.
그게 내 한계일지라 하더라도..

죄에 대한 참회, 살고 싶은 욕망 등을 담은 책일 것이다. 더불어 마지막 사형수를 통해 사형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까지 생각하기에 이 책은 책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있었다. 책 읽기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에 대한 이러한 느낌이 나 하나만 느끼는 감정이기를 나는 절실하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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