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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클라라 누나 - 기상천외한 사건들 ㅣ 중앙문고 48
디미테르 인키오프 지음, 유혜자 옮김, 발터 라이너 외 그림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읽다보니 저절로 웃음이 난다. 그러다가 우리 아이들의 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안돼!!!!" 가 너무도 많은 아이들의 현실 세계 말이다. 궁금한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들에게 현실은 제약이 너무도 많다.
[나와 클라라 누나]는 [짱구는 못말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하다. "안돼" 라고 말을 하지만, 아이들은 그 궁금증과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일을 저질러(?) 버린다. 나중에 엉덩이가 얼얼해짐을 각오하면서도 말이다.
우리 아이들이 책 속의 남매처럼 행동한다면?? 나는 하루에도 몇번씩 "안돼"라며 소리를 칠 것이고, 아이들은 엄마의 큰소리와 회초리에 하루에도 몇번씩 울어댈 것이다. 책 속의 남매를 보면서 아이들의 행동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어른들의 잣대로 보기에는 아이들은 그냥 개구쟁이 일뿐인데, 아이들의 개구짓에는 그만한 이유와 호기심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의 저자만큼 아이들을 이해하는 어른이 또 있을까?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호기심을 이해해주는 저자는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는 어린왕자와 같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케이크를 먹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독이 들었을까 걱정되어 손님이 먹기 전에 먹어보는 남매는 황당하기 이를데 없는 개구쟁이이지만, 만날때마다 1마르크씩 주던 삼촌이 돈이 없다고 하자 자신들의 저금통을 기꺼이 내어주는 착한 아이들이기도 하다. 있는 그대로를 순수한 마음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클라라 누나도 그리고 나도, 강아지 스누피도 좋아하는 소시지를 금붕어가 좋아하지 않을리 없다는 아이들이 소시지를 따뜻하게 데워 금붕어에게 주는 모습은 참 놀라운 발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벼룩 서커스단을 만들겠다고 벼룩을 찾아 나서고, 막상 벼룩을 잡았지만 벼룩에게 물어 뜯기고 가려움을 찾지 못하는 남매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착한 일을 하겠다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아빠의 새 구두와 치마를 봉지에 담아 내놓은 두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묻는다.
"새 신발인데 어떻게 남에게 줄 생각을 했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가난한 사람들은 왜 항상 헌 옷만 입어야 되는데요?"
"맞아요. 그런 것을 입으니까 그 사람들이 더 가난해 보이잖아요." (본문 110p)
이들은 그저 개구쟁이라고 이야기해야하는 것인가? 어른들이 보기에는 터무니없는 기상천외한 개구쟁이들이지만, 그들의 마음은 순수하고 깨끗하다. 아이들이 벌이는 일들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이들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묻지 않은 채, 어른들은 그저 안된다는 제약만을 늘어 놓는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짓밟듯이 말이다.
독자 어린이들이 아주 즐거워할 동화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한 저자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마음을 유쾌상쾌통쾌하게 할 것이다.
[나와 클라라 누나]는 억제되어 있는, 수많은 제약 속에 억눌려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자유롭게 해줄 수 있으리라.
(사진출처: ’나와 클라라 누나’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