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간 사자 동화는 내 친구 72
필리파 피어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상상속에서는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모든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세상은 상상 속에 존재한다. 어른이 되면서 현실에 쫓아가며 살다보니, 내 마음대로 세상을 꿈꾸는 일은 점차 줄어든다. 이상보다는 현실이 우선시 되어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상상 속에서 억눌리고 억압된 마음도 자유로와지며,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도깨비 방망이처럼 뚝딱하면 해결될 수 있다. [학교에 간 사자]는 그렇게 억눌린 마음을 자유로이 할 수 있는 상상 속 나라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그렇다고 아이들 마음대로 상상 속에 질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할 수 없는 일들을 상상을 통해서 펼쳐보고, 잘 못된 것을 깨달을 줄 아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것 또한 우리 아이들이다.
[무지무지 잘 드는 커다란 가위] 속 팀처럼 아이들은 마음대로 일을 벌이면서 스스로 잘 못을 깨달아 가기 때문이다.
할머니 댁에 가고 싶은 팀을 매정하게 떼어 놓은 엄마 때문에 화가 난 팀은 낯선 아저씨가 준 뭐든지 다 자를 수 있는 가위를 받아든다. 양탄자를 자르고, 외투의 단추를 자르고, 나무 의자의 다리, 탁자 다리, 소파도 싹둑싹둑! 잘라버린 팀은 집안이 쑥밭이 되어버린 것을 깨닫고 겁을 낸다. 낯선 할머니의 제안으로 팀은제일 잘 붙는 접착제와 가위를 바꾸고 집안을 원래대로 붙여 놓았다.
팀은 바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다. 뭐든지 잘라지는 가위를 원하는 것처럼 억압된 자신의 마음을 풀 분출구를 찾는다. 그러나, 그것이 잘 못된 거라는 것을 깨닫고는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다.
동화는 이렇게 억눌린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듯, 그리고 그 마음을 위로하듯 [무지무지 잘 드는 커다란 가위]를 통해서 분출해내고 있다.

[학교에 간 사자] 역시 아이들의 두려운 마음, 그것을 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한 동화이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작은 여자 아이가 사자를 만나게 되고, 사자와 함께 학교에 가게 된다. 쉬는 시간이 되고 여자 아이와 사자는 운동장으로 나갔지만, 여자 아이는 덩치큰 남자아이가 무서워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한다.

"꺼져."
"그러다간 내 친구를 넘어뜨리겠어. 썩 꺼져 줘."
(본문 60p)

사자의 성난 크르릉 소리에 덩치큰 남자아이 잭 톨은 무서워 도망을 갔다. 오후 수업을 받기 싫다며 사라진 사자는 다시는 학교에 오지 않았지만, 잭톨은 작은 여자 아이를 다시는 괴롭히지 못했다.
작은 여자 아이는 잭 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두려움을 떨치고 싶은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그 마음이 ’사자’를 만들어냈고, 결국 작은 여자 아이는 잭 톨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다.

우리 아이들의 가지고 있는 두려움과 불만 등이 상상의 나라를 통해서 혹은 동화를 통해서 표현되어졌다. 이 동화책은 아이들을 대변하고 있으며, 위로하고 있고 또 어른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아이들이 갖고 있는 불만과 두려움을 이해하고, 보듬어 달라고 말이다.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장난과도 같은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에는, 동화 속 숨은 의미가 진지하고 값지다. 유쾌하고 즐겁게 담아 놓은 동화지만, 어른들에게 경고하듯 동화는 그렇게 아이들의 닫혀진 마음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상상 속에서나 이루어질 듯한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의 불만과 두려움을 위로 받았으면 싶다. 
더불어 아이들 마음 속의 ’사자’는 현실 속 ’부모’여야 한다는 것을 어른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학교에 간 사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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