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판 명심보감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49
김세라 지음, 김문선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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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즈음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선>을 처음 접한 후, 나는 이 시리즈가 가지는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솔직히 학창 시절 인문고전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나는,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에 급급해서 제목과 저자만 외워왔기에 인문고전들 속에 담겨진 좋은 의미와 내용에 대해서는 알 리가 없다.
더 솔직하자면, 책을 읽어보겠다고 다짐 후에는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하고 좌절하고 말았다.
그런 좌절로 인문고전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책으로 낙인되어 버렸었다.

그 후....
이 시리즈를 접하면서, 나는 처음으로 인문고전을 제대로 읽을 수 있었다. 그것도 초등학생 딸과 함께 말이다.
딸아이는 무척이나 편독이 심한 편이다. 편‘독’이라고 해봐야 다른 애들이 그렇듯 우리 아이 역시 만화와 재미를 추구하는 창작물이나 추리소설만 좋아하는 편이다. 당시 초등4학년인 딸아이 역시 재미있다며 이 시리즈를 더 보고싶어 했고, 그 후로 이 시리즈는 우리집 책꽂이에 한 권 두 권 자리잡게 되었다.    

이걸 본다고 설마 우리 아이가 서울대에 가게되는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서울대 선정’이라는 제목은 아이들 기르는 엄마 입장에서 꽤 멋진 말로 들렸다. 물론 엄마의 욕심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가 서울대를 꿈꾸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또한 갖게 된다.

만화책만 보려하는 아이에게 또 만화책을 보여준다는 것이 어째 조금은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이 시리즈는 여느 만화와는 다르다. 예쁜 캐릭터도 아니고,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내용도 아닌, 딸아이가 싫어하는 빡빡한 설명식이긴 하지만,  설명을 쉽게 담아서 지루한 느낌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시리즈 중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목민심서>는 내용이 있는 스토리 중심의 이야기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반면, <명심보감>은 설명 위주의 내용이라 조금은 난해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다행히 [만화]가 주는 장점이 이 부분을 읽기 편하게 도와주고 있어,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도록 잘 보완하고 있어서 초등학생이 읽기에도 무난한 도서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이해하기에 앞서, [명심보감]이 어떤 책인지, 명심보감을 지었다고 간주되는 [노당 추적]이 누구인지에 대해 먼저 알려주고 잇는 것은 명심보감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작가의 의도인 듯 싶다.

<<명심보감>>은 ’밝히다’는 뜻의 명(明), ’마음’을 뜻하는 심(心), ’보물’을 일컫는 보(寶)와 ’거울’을 의미하는 감(鑑)자로 이루어져 "마음을 밝혀 주는 보배로운 거울"을 뜻한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빛이 뿜어져 나오게 하는 마법의 책이라는 ’명심보감’은, 선현들의 금언이나 명구, 교훈들을 주제별로 분류해 놓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책으로서, 인생 철학이자 생활철학이라 할 수 있는 책이다.

선과 악의 제로섬 게임 - 성선설과 성악설
하늘의 그물을 벗어날쏘냐? - 천자와 천명
부모는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그대에게 빼앗겼노라 - 중곡 24효
심신을 닦아 자기를 바르게 세우라 - 공문십철
생각은 신중하게, 마음은 조심스럽게 - 유가와 도가
배움이 없으면 마소가 옷 입은 격 - 군자와 소인
늘 자기를 살피고 점검하라 - 주역
성찰의 결과는 성숙 - 당송 팔대가
인간의 조건, 예의와 의리 - 삼강과 오륜
친구를 사귀는 것은 그의 덕을 사귀는 것 - 대악 8조목

<명심보감>의 요지를 잠시 살펴본다면, 

계선편에서는 권선징악의 구도에 입각하여 선행을 권장하고, 천명편에서는 선을 행하는 것이 곧 하늘의 명을 받드는 것임을 밝히고, 
순명편에서는 생사 부귀가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니 욕심을 버릴 것을 강조하고 있고, 
효행 편에서는 부모의 은헤와 자식의 도리를 설명하며 효행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정가편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늘 행동을 삼가고 통제하여 자기를 바르게 세우라고 강조하고 있고, 
안분편에서는 맹사에 탐욕을 버리고 분수를 지켜서 안분지족을 누리라고 강조한다.
존신편에서는 늘 겸손하고 자신을 반성하고 경계하여 마음을 잘 보존하라고 당부하는 내용이며,
계성편에서는 인간 본연의 성품을 보전하기 위해 인내하여 인정을 베풀라는 내용이고, 
근학편에서는 어려서부터 부지럲 배워야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며,
훈자편에서는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보다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자식을 엄격하게 교육시키는 것이 부모의 의무라는 교훈을 전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절제하는 마음을 가르치는 성심편, 근본이 되는 도리를 설명하는 입교편, 관리들이 지녀야할 덕목을 담은 치정, 가장으로서의 원칙과 방법을 제시하는 치가편, 인간관계의 틀을 보여주는 안의편, 예의 실천 방법을 담은 준례편, 말의 신중함을 당부하는 언어편, 친구에 대한 교우편, 아내의 덕을 밝혀 놓은 부행편이 있다.    (본문 19~21p)

 

그 시대의 사고방식과 시대적 특수성으로 인하여 지금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으나, 인간이 가져야할 기본 도리는 예나 지금이나 편함이 없다. [명심보감]은 바로 그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를 논하고자 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무수히 많은 자기계발 도서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그 핵심은 바로 인간의 기본적 도리를 담은 [명심보감]이 아닌가 싶다.
[명심보감]은 한창 마음이 성숙해져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만화의 잇점을 한껏 살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문고전이 아이들의 바른 성숙을 이끌어 줄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

이 책에 담긴 깊은 울림과 촌철살인의 미학이 궁금하다면, 때로는 조용한 묵독으로, 때로는 씩씩하게 소리 내어 책을 한번 읽어 보렴.
한 가지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은, 언제나 마음이 함께 읽어야 한다는 점이야.
특히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라면, 이? 증세’의 예방 주사가 될 수 있을거란다.
(본문 33p)

수십 명의 중고등학교 선생님들과 전공 학자들이 밑글을 쓰고, 도 수십 명의 만화가들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쉽고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원서의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 만들었다는 기획에 맞게,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인문고전’이 어렵다는 선입견과 지루하다는 편견에서 자유롭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만화 명심보감'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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