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 마음을 얻는 지혜 위즈덤하우스 한국형 자기계발 시리즈 2
조신영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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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가장 어려운 것은 아무래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인 듯 싶다. 일, 자신의 능력은 스스로 노력에 의해서 키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대인 관계는 나 혼자 이룰 수 없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배려>를 읽으면서, 대인 관계의 첫 단추는 배려라는 생각을 절실히 느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점점 이기적인 생각을 갖게 되기 마련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움직임 때문에, 결국 대인 관계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첫 단추를 잘 채우고나니, 이제 다른 단추도 마저 채워야 겠다. 그리고 그 단추 채움의 정답은 <<경청>> 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참 모자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이 내 말을 안 들어준다고, 직장 동료가 내 말을 안 들어준다고 화를 내고 있었다. 책을 읽어보니 내 위주로, 내 생각만 하면 살아왔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 되었다.

간혹 상대방과 이야기를 한 후, 그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갔던가를 곱씹었던 경험이 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은 채,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는 건성으로 알았다는 대답을 했던 경험들이 영화필름처럼 넘어간다.
앗! 그러고보니 내 아이들과 이런 식의 대화를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가장 소홀하게 대하게 되는 내 아이들과 우리 가족에게 나는 들어주려는 마음가짐을 전혀 내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바보같은 한숨이 먼저 나온다. 주인공 이토벤 역시 나처럼 바보같은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아내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면, 상태가 악화되지 않았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주인공의 이름을 ’이토벤’ 이라 지은 저자의 재치에 놀랍다.
귀가 들리지 않았던 베토벤.
어쩌면 우리는 청각에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잘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필요성이 있는 듯 하다. 우리는 바보일지 모른다.
상대방의 말에 귀을 기울이라고 두 개의 귀를 가지고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바보말이다. 그런데 입은 하나밖에 없는데도 어찌나 잘 활용하고 잘 말하는지...
다 큰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제 몸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마치 베토벤이라도 된 양.

제대로 듣는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독순술은 청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정상인에게도 필요합니다. 사실 청각 기능과 듣기 능력은 동일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마치 육체적으로 청각 기능에 이상이 없으면, 누구에게나 듣기 능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요. (본문 82p)

결혼하고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다보면, 나중에 별일 아닌 일이 더 크게 와전되어 버린다. 서로 자신의 입장만을 마치 경쟁을 하듯, 웅변을 하듯 열의를 다해서 토해내고 있으니, 싸움이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 일 것이다.
결혼한 지 12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사소한 말다툼으로 큰 싸움을 만들어내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하고 있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말하고 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가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아차! 하는 생각을 한다. 조금은 목소리를 낮추어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했음에 안타까운 마음을 가져본다.
이제부터 나도 <경청운동>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경청을 실천하기 위한 다섯 가지 행동 가이드를 조심스럽게 옮겨 적어 책상에 붙여 놓아본다.

1. 공감을 준비하자
2. 상대를 인정하자
3. 말하기를 절제하자
4. 겸손하게 이해하자
5. 온몸으로 응답하자


헤드셋으로 아들의 연주를 듣는 장면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었다면 사랑하는 아들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을텐데....그래도 다행이다. 늦게라도 아들과 아내에게 따뜻한 아빠의 모습,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귀 기울여 들으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이제 말하기보다는 들어주기를 즐겨해야 할 듯 싶다. 여자는 수다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던가? 그것이 진리로세! 하며 열심히 수다를 풀었던 나날을 뒤로 한채, 나는 경청을 통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일을 통해서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넣고 싶어졌다.

늦지 않은 듯 하다. 내 아이의 말을 들어줄 시간도, 남편의 말을 들어줄 시간도 많이 남아있다. 이토벤이 되지 않으리라. 후회하지 않으리라. 내 가족이 내게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엄마와 아내로 옆을 지켜줄 것이다. <<경청>> 두 글자가 주는 의미를 이제는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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