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알려주지 않는 세상의 진실
민성원. 이계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내 이야기들도 마찬가지다. 정말로 여러분의 가슴에 와 닿아 기꺼운 마음으로 시도하고 싶으면 당장 실천에 옮기는 것이 좋지만, 여러분의 생각과 다르다면 내 조언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본문 54p)

어떤 책이든 마찬가지인 듯 싶다. 저자가 아무리 좋은 글로서 우리에게 조언을 해준다 해도, 나의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면 그 책은 내가 양서일수가 없다. 이 책이 나에게는 그런 책이다. 저자의 글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고, 현실적인 조언을 잘 해주고 있지만, 나는 이 글귀들에 외면하고 싶다. 어쩌면 이 세상이 돌아가는 정세를 외면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내 아이가 살아갈 이 세상이 법대와 의대가 아니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저자의 글 속에서 나는 꿈을 외면할 수 밖에 이 세상에 대해 화부터 난다. 어쩌면 이 세상에 대한 화를 이 책에게 분풀이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내 리뷰를 통해서 이 책에 대해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첫 글귀처럼 이 책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저자의 경력이 화려하다. 그 경력만큼 저자가 많은 노력을 했을 거라는 짐작도 할 수 있다. 그 노력이 저자를 성공이라는 대열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저자가 노력했던 그 횡보가 정답은 아니다. 기획실보다는 영업을 택해야 하고, 노예의 대장이기보다는 독립을 해야 성공한다는 저자의 글은 자신의 경험을 통한 성공 사례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말처럼 독립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수익 고위험) 이기 때문이다. 

그런 용기가 없다면 노예 대장의 꿈을 차선책으로 삼는 것이 좋다. (본문 93p)

요즘은 명예퇴직이다, 감언이다 해서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불안한 세상이다. 비록 저자의 말을 빌어 결국 "노예 대장"일 뿐이라 하더라도, 직장 생활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승진을 하는 것을 "노예 대장"이라는 말로 함축시킬 수 있는 것일까?
나는 이 단어가 아주 많이 거슬렸고 불편함을 느꼈다. 결국 회사 주인의 노예이기는 하지만, 내가 맡은 바 일을 하고, 회사에서 능력을 받으며 직장 생활하는 것을 ’노예’라고 평가할 자리이던가?
비록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말이다. 
갑자기 나의 직장 생활이 개탄스러워지는 것은 무엇이더란 말이냐.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도가 이게 아니였을지 몰라도, 읽어내려가는 나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어이없다는 생각뿐이였다.

지금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고교 동창이다. 나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나의 마음을 가장 잘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친구란 그런 것이 아닌가? 꼭 친구에게서 무엇이든 배울 수 있고 얻을 수 있어야만 하는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친구도 골라 만나야 한다는 듯한 저자의 글은 책을 덮고 싶은 생각을 들게 한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개인주의적이며, 이기적이고, 냉혈한 같을 거라는 나의 편견을 고칠 수 없게 만드는 글귀이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친구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대개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알게 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안에도 좋은 친구들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그 친구들을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본인의 뜻대로 이루어진 만남이 아니다. 우연히 같은 반에 있으면서 정이 들었기 때문에 친구가 된 것이다. 일단 그들과는 헤어지고 나면 그리 생각나지 않고 만나야 할 필요도 없다.
(본문 105~106p)

청소년들 혹은 사회초년생들에게 ’자기계발도서’란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키워주고, 자신의 단점을 보강하여 좀더 나은 ’내’가 되도록 하는게 목적 아닌가?
사회초년생들에게 사회가 얼마나 냉혹하며,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현실적으로 알려주겠다는 목적은 좋으나, 꿈을 포기하게 하며, 좌절과 절망을 먼저 안겨준다면 좋은 자기계발도서로서의 목표를 달성하기란 어렵지 않냐는게 나의 짧은 소견이다.

나는 되도록이며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에 한걸음 전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자기계발도서가 좋다. 결국 사회에 나와 꿈보다는 현실에 쫓게 되겠지만, 그 꿈을 지레 포기하게 하고싶지는 않다.
현실에 부합하여 살아가겠다고 아둥바둥하는 우리네 모습이 왠지 서글퍼서, 그 모습을 미리부터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나의 미련스러움 때문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저자의 마음과 같지는 않을테니까...

나는 말하고 싶다.
현실은 냉혹하지만, 꿈을 위해서 전진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통해서 냉혹한 현실을 뛰어넘는 따뜻한 세계가 있을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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