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면허증
코르넬리아 니취 지음, 한윤진 옮김 / 사피엔스21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과연 부모 면허증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책표지에 적혀있는 질문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정말 부모 면허증이 있다면 나는 그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을까? 
몇권의 육아 지침서를 읽으면서 제대로 된 부모가 되기 위해서 나름 노력을 해 보았었다.
늘 아이들에게 ’작심 3일’ 이라며 잔소리를 하던 내가 좋은 부모가 되보겠다고 육아서를 읽은 후 3일 후면 또 아이들에게 쓸데 없는 잔소리를 늘어놓고, 스스로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화 풀이를 한다.
그리고 곧 반성하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며 다짐하고는 며칠후면 나쁜 엄마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나쁜 버릇이나 습관은 바로 부모들 의해서 길러졌다는 것을 느끼고 나 역시 변화하려고 노력했었다.
어른이 된 후 올바르지 못한 성격을 지닌 사람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의 환경이 많은 것을 좌우한다는 것도 여러 매체를 통해서 알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자라서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까?
어른답지 못한 엄마인 나를 보면서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라주기를 바라는 나는 얼마나 모순 덩어리인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 부모에게도 뒤지지 않는 내가 그 마음 그대로 행동에 옮기는 것은 이다지 취약한지...참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사춘기에 들어서는 큰 아이와 이제 막 인격형성을 시작하는 6살 작은 아이....두 아이를 둔 엄마로서 불합격 판정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여러 권의 육아 지침서를 읽으면서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읽으면서 난감한 적도 많았다.
좋은 말과 머릿속으로는 다 알고 있는 내용들... 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워 그 방법을 찾기 위해서 들추어보는 육아서들에는 그저 잘 해야한다는 둥글넙적한 내용들이 많이 실려있다.
도대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하라는 말인지? 방법을 제시해주는 책은 그닥 많지 않은 거 같았다.

’부모 면허증’ 이라는 단어만으로도 한숨이 내쉬어지는 책 제목이 처음엔 두려운 마음마저 들었었다. 안그래도 늘 반성과 좌절을 반복하는 나라는 엄마에게 얼마나 더 큰 좌절을 안겨줄 것인가? 하는 두려움 말이다.
헌데, 의외로 한숨이 ’아!’ 하는 탄성으로 바꾸어 주었다.
내가 찾던 ’방법’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제시되어 있는 해결책을 100% 잘해 낼 자신은 없지만, 내가 지금껏 무엇을 잘 못 했는지에 대한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거 같아서 안심이 되는 책이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부모 면허증>의 핵심은 관심과 애정 그리고 존중인거 같다.
가장 최선의 방법을 제시한다고 해도 부모와 자신간의 친밀감,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는 존중감이 없다면 그 모든 방법은 최선이 될수가 없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 사랑과 신뢰가 담겨져 있을 때, 부모와 자식사이에 더 좋은 발전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책을 접할 때, 부모 면허증을 취득할 수 없을거라는 좌절감에 책을 읽기 시작했었다.
아마 이 책을 접한 모든 부모들이 ’나는 어떨까?’ 하는 불안감을 조금씩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뒤 조금은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 부모 못지 않는 우리 부모들은 부모 면허증을 충분히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나름대로의 위안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좋은 구절들이 참 많이 담겨져 있다. 그 구절들만 되풀이하며 읽는다해도 조금씩 달라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과감히 말해본다. 

좋은 부모는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를 꽁꽁 감싸 안아서는 안 된다. 아이가 자유롭게 성장하도록 넓은 공간에 풀어주자. 19p
생긱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의 모습을 보며 부모는 힘을 얻는다. 자식은 모든 근심을 잊게 하는 즐거움이다. 21p
부모에게 존중받은 사람은 모든 일에 자신감이 넘치고, 문제가 생겨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24p
가족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마치 탁구와 같다. 서로 배려하고 기쁨을 주려고 노력이 오가야 하며 모든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규칙이 마련되어야 한다. 29p
아이와 부모는 서로 다른 의무와 권리, 과제가 있는 인생의 동반자이다. 33p
여러분의 아이는 단지 만끽할 수 있는 자유뿐만이 아니라 인생의 방향을 잡아주고 이끌어주는 분명한 체계와 본보기가 필요하다. 38p
안정적인 기반을 얻고 행동 규칙을 몸에 익히면 아이는 쉽게 좌절하지 않고 어렵고 힘든 순간에도 스스로 결정 내리는 법을 배운다. 41p
현명한 부모는 훗날 아이가 지혜롭게 사회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생활에 필요한 가치관과 약속을 미리 몸에 익히도록 돕는다. 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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