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 이외수의 소통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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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많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이외수’의 작품은 처음이였던 거 같다. 그러고보니, 책보다는 영화에서, 혹은 방송에서 더 많이 접했던 것 같다. 왠지 도인같다는 느낌을 주는 외모와 그의 달변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책도 그랬다.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향기가 솔솔 나는 것이 사람을 끌어 당기게 한다.
향기 뿐만 아니다. 끝임없이 담겨져 있는 꽃의 그림이 사람을 끌어 당기게 한다. 
한 여자가 사랑 때문에 한 번씩 상처를 받을 때마다 이 세상에 꽃들이 한 송이씩 피어난다는 그의 말을 실천이라고 하듯이..
향기, 꽃 뿐만 아니라, 그의 글이 또 사람을 끌어 당기고 있다.

여자, 은하계를 통틀어 가장 난해한 생명체다. (본문 5페이지)

제목처럼 난해한 생명체인 여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듯 한 책이다.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에 대해서 많이 아는 걸까? 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오산이다.
시작은 여자였지만, 끝은 사랑이였으니까...

24G!(x30)+78ft3/1M)=∫6淫12CN∞뤽3
스티븐 호킹이라 하더라도 결코 풀수 없다는 여자를 나타낸다는 이 공식. 여자는 그렇단다. 
하지만, 이외수는 여자를 시작으로해서 세상의 모든 부조리와 세상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결론으로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끝맺음을 맺는다.
참으로 알 수 없는 내용의 전개라고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야기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인같은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요즘 쓰는 된장녀 등과 같은 신조어를 난발하고, 따먹었다는 속어도 과감하게 적어 놓았다. 
그뿐인가? 자기만의 생각을 혼잣말을 하듯이, 친구에게 말하듯이 서슴없이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옳거니!’ 하는 대답을 해주고 싶을만큼 그의 이야기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낱낱히 파헤쳐 놓았다.
사회의 부조리를 콕콕 찝어내어 속~~~ 시원하게 긁어주기 때문인가보다. 통쾌하기 그지 없다는 생각도 든다.

대수술이 요구되는 병폐들이 연일 매스컴을 자극하고 있지만 아무도 메스를 집어들지 않는다. 툭하면 입시요강이나 바꾸고 뻑하면 등록금이나 인상하는 방안이 고작이다. 입으로는 교육이 국가백년지대계라고 말하면서 현실적으로는 교육을 국가백년지대개(犬)로 방치해 두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본문 68페이지)

241페이지에 달하는 책이지만, 정작 이외수의 글은 1/3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1/3은 꽃 그림으로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3/1은 여백이다. 한 페이지를 글로 꽉 채운 페이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한듯 싶다.
이것이 이외수의 스타일인가?
처음 이외수의 작품을 접해서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저자 이외수만의 스타일이 느껴지는 듯 하다.

성희롱,성폭력,재물에 대한 속물근성, 외모지상주의, 사이비, 학교의 병폐, 욕망, 시기 등 이외수는 이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병폐에 대해서 하나하나 꼬집어간다. 그리고 그것은 사랑이 부족한 요즘 사회가 가져온 병마라고 결론을 지어준다.
그럴지도 모른다. 이 사회는 점점 삭막해져가고, 우리는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들로 변해가고 있다.

내 마음속에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사회의 이기심은 점점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나만 잘 살겠다고, 나만 행복하겠다는 이기심...그것은 마음의 병을 하나둘 키우게 되고, 그것이 사회의 악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을 것이다. 저마다 조금씩 가지고 있는 이기심, 저자는 그 이기심을 사랑으로 채우고자 하는 듯 하다.

인간이 간직하고 있는 마음의 크기는 자기 내부에 무엇을 키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미움과 이웃하는 감정들을 키우는 동안에는 마음이 한정없이 협소해지고 사랑을 이웃하는 감정들을 키우는 동안에는 마음이 한정없이 광대해진다. (본문 238페이지)

여자-사회부조리-사랑으로 결론지어지는 이외수만의 독특한 전개 스타일. 통쾌함과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을 부여해주는 독특한 책이라는 생각을 해보며, 한동안 베스트셀러에 머물러 읽어보겠다며 미처 읽지 못했던 그의 작품 ’하악하악’을 읽어봐야겠다는 마음도 함께 가져본다. 이 책 한권으로 나는 이외수만의 스타일에 끌린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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