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사랑 직지 눈높이 어린이 문고 96
조경희 지음, 박철민 그림 / 대교출판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직지」는 최소한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보다는 78년, 중국의 「춘추번로」보다는 145년이나 빨리 금속활자로 찍어낸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2001년 6월27∼29일까지 청주서 열린 제 5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의 심사에서 2001년 9월 4일 「직지」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http://www.jikjiworld.net 참고)

언젠가 텔레비전을 통해서 우리 문화 유산 찾기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각지에 반출된 문화 유산을 찾아보고자 했던 내용이였습니다. 현재는 ’우리 문화 유산 찾기 운동’을 통해서 외국으로 반출된 문화 유산을 찾고자 노력하는 운동이 있다고 하네요.

또한 「직지」찾기 운동을 통해 1996년 5월 유네스코 충북협회의 <유네스코와 고인쇄문화> 에서 「직지」의 원본을 찾기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직지」 금속활자본이 하루 빨리 우리 앞에 나타나 주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직지」가 현존하는 금속활자 중 가장 오래되었다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을 뿐,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한 소중함을 미처 느끼지 못했습니다. 
큰 아이 학교에서 독서퀴즈대회 도서로 선정된 이 책을 통해서는 저는 「직지」에 대한 소중함과 안타까움을 비로서 알게 되었습니다.
책 속에는 ’직지’를 찾고자 하는 작가의 간절한 마음이 녹아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마음을 우리 아이들과 수많은 독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나중에 버선목 뒤집듯 세상이 뒤집어져서 귀하고 천한 것이 없어질지도 모르는 겨. 그때 가서 우리 만복이가 높은 벼슬자리라도 턱 허니 한자리 꿰차고 앉았음 원이 없겠어요.’
’쉿! 말조심혀. 지체 높으신 양반님네가 들으면, 죽도록 경을 칠지도 몰러.’
11p

신분제도가 극심했던 시절, 문둥병으로 엄마 아빠를 잃고 누이와 함께 살아가던 만복이는 누이마저 문둥병에 걸리자 마을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마을에서 쫓겨나 헤매이던 중 누이마저 병이 들고, 만복이는 아픈 누나를 등에 업고 절에 도착하였으나, 슬프게도 누나를 잃고 말았습니다.
슬픔과 분노가 마음에 자리잡은 만복이는 백운스님에 의해 달잠스님이 됩니다.
그러던 만복이는 들기름이 배어든 헝겊으로 부처님을 닦다가 부처님의 손가락이 선명하게 찍힌 헝겊을 보고 깨달게 됩니다.

"쇠로......., 쇠로 글자를 만든다면! 누야가 가지고 싶어하던 불경을 천 권이고 만 권이고, 끝없이 찍어 낼 수 있을 거야.". 126p

"스님, 쇠로 글자를 만들 수는 없습니까?"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무슨 일인들 못 하겠느냐?"
129p

수행을 하러 떠난 만복이는 우연히 장쇠를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서 대장장이 봉사 할아버지를 알게 됩니다.
그리하여, 쇠로 글자를 만들겠다는 만복이의 꿈은 조금씩 펼쳐지게 됩니다.

"화지요. 사람의 마음속에도 화가 있듯이 쇠의 마음속에도 화가 있다우. 사람이나 쇠나 마음속에 든 화를 삭이지 않으면 온전치 않은 게유."
"저 뜨거운 기운이 화입지요. 저렇게 화를 빼 줘야 쇠가 제 구실을 하는 게유. 쇠를 끓일 때도 그럽지요. 화가 빠져나갈 때까지 참고 기다렸다가 써야 되는 게유."
176

쇠처럼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 인 듯 싶습니다. 마음속에 담겨진 ’화’’분노’를 담고서는 모든 일이 온전치 않습니다. 화가 또다른 화를 부르듯이, 마음속에 용서와 자비가 있을 때, 모든 일이 제 구실을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직지」를 통해서 우리는 두가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진심이 담겨진 마음과 또하나는 누나를 사랑하는 혈육의 정입니다.
누나의 죽음이 가져온 만복이의 ’화’가 누그러지면서 누나에 대한 사랑이 더욱 두드러졌고, 그로 인해 「직지」는 완성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쇠글자가 누나의 머리카락으로 만들어진 누름 솔을 통해 완성되었을 때, 그것은 누나의 머리카락이 아닌 사랑으로 완성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집어든 순간 긴장감과 감동과 재미가 책을 놓을 수 없게 했습니다. 「직지」가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경이로움과 그 속에 담겨진 진심과 사랑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책을 읽은 후 인터넷 검색창에 조심스레 「직지」를 쳐봅니다.

사랑과 열정과 감동이 만들어낸 우리의 소중한 유산「직지」가 하루 빨리 우리 곁에 나타나 주기를 바라며, 아이들이 우리 문화 유산이 가지고 있는 뜻과 마음과 조상의 얼을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천년의 사랑 직지>를 통해서 아이들이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또한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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