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의 주인공 마음이 자라는 나무 22
미나 뤼스타 지음, 손화수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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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표지가 왠지 사춘기 소년소녀의 첫사랑을 이야기하듯 보인다. 작가의 이름이 왠지 눈에 익은 듯하지만 더 알아보려하지 않은 채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학교 신문사에서 역대 가장 뛰어난 능력자로 인정받는 편집장인 마가 선배가 구독수가 줄어든 것에 대한 회의를 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실이 아니더라도 혹시 생길지도 모르는 상황 등을 예견하여 자극적인 제목으로 조회수를 늘여야 하는 것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다행이 마리에가 맡은 <졸업 후에는 무엇을 할 건가요?>라는 칼럼이 조회 수가 가장 높기에 마가 선배는 학교에서 '잘생긴 또라이'로 인기가 높은 축구부의 타리예이 선배의 인터뷰를 마리에에게 요청한다.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하던 마리에는 우연히 에스펜을 만나게 되고, 에스펜 옆에 있는 레아와 함께 어색함을 느낀다. 잠깐! 마리에와 에스펜이라고? 낯익은 작가이름과 주인공 이름들, 이들은 작년에 재미있게 읽었던 《#좋아요의 맛》의 작가와 주인공이 아니던가. 《소문의 주인공》은 《#좋아요의 맛》의 뒷이야기였다. 왠지 더 반가운 느낌이 들어서 책이 더 술술 읽힌다.

 

인터뷰를 걱정하던 타리예이 선배와의 인터뷰는 걱정과 달리 잘 진행되었고, 마가 선배는 구독수를 늘리기 위한 더 자극적인 제목을 권한다. 마리에가 차기 편집장이 될 수 있는 기회라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과 함께. 결국 마리에는 부모님이 의사나 변호사가 되길 바란다는 인터뷰 내용으로 '부모님 때문에 무너진 프로 축구 선수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고, 높은 조회수를 얻어낸다. 마가 선배는 자극적인 제목에 화가 난 듯 마리에를 찾지만, 다행이 그 기사로 인해 마가 선배는 원하는 축구를 계속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후 타리예이 선배가 함께 영화를 보자고 한 것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지고 선배의 고백까지 받게 된다. 하지만 타리예이 선배의 친구인 예스페르 선배는 그런 마리에를 못 마땅해한다.

 

스포츠 인터뷰를 대신 하게 된 마리에는 에스펜을 만나게 되고, 이 또한 자극적인 제목으로 조회수를 늘린다. 그러던 어느 날, 타리예이 선배와 더욱 가까워진 마리에에게 에스펜이 집으로 찾아오고 레아와 헤어졌다는 에스펜은 두 사람의 관계를 묻는다. 그리고 또 다시 에스펜과의 인터뷰를 하게 된 마리에는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에스펜에 대한 마음을 전하게 되고, 에스펜은 마리에 쪽으로 몸을 기울이지만 놀란 마리에는 입을 막았다. 하지만 이 상황을 지켜보던 예스페르 선배로 인해 마리에는 타리예이와 에스펜 사이에서 어장관리를 하는 인물로 기사가 나면서 타리예이 선배는 다시 보지 말자고 얘기한다.

 

"이런 건 가짜 뉴스 전문인 너희 신문사에서 터뜨리는 게 제격이잖아? 안 그래도 마가한테 사진을 보냈더니 아주 좋아하더라고." (본문 128p)

 

종이신문보다는 인터넷 신문을 보게 되는 요즘, 기사 제목으로 클릭을 하게 된다. 자극적인 제목은 당연하듯 클릭하게 되는데, 막상 내용은 제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인 경우가 태반이다. 이 거짓 뉴스로 인해 피해보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는 만들어지고, 그 자극적인 제목에 이끌려 많은 사람들은 클릭을 하고, 그로 인한 피해는 여전하다. 사실보다는 보고 싶은 것, 믿고 싶은 것을 믿으려하는 요즘의 현실을 이 소설에서는 학교 신문사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 거짓을 바로잡는 일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사실이 밝혀진다해도 사람들은 자극적이었던 거짓을 더 많이 기억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만드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가 진실에 주목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소문의 주인공》은 《#좋아요의 맛》의 후속 이야기라는 점이 꽤 흥미를 주었다. 전작에서 궁금했던 이후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어서 개운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 사춘기 소년소녀의 달달한 첫 사랑이라는 가벼운 이야기부터 거짓에 대한 책임을 묻는 묵직한 이야기까지 담아내고 있는 잘 짜여진 작품이다. 그런데다 청소년 소설에서 잘 볼 수 없는 연작이라는 점도 특별하다. 물론 《#좋아요의 맛》을 읽지 않아도 이 작품을 읽어도 읽기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두 작품을 같이 읽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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