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버디 라임 청소년 문학 39
김아영 지음 / 라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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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청소년문학 시리즈 39번째 이야기는 제주를 배경으로 한 《제멋대로 버디》입니다. 처음에는 무심코 넘겼던 표지의 삽화나 색감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스토리와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제주도의 푸른 바다가 표지 속에서 펼쳐지는 듯 합니다. 이 책에는 한라, 해나, 소민이 등장하지만 이들의 중심에는 청각 장애를 가진 한라가 있습니다. 태어나면서 청약 장애를 가진 한라는 태어나기도 전에 고깃배 선장이었던 아빠가 돌아가셔서 할머니와 엄마랑 같이 살았지만, 농학교를 찾아 서울 변두리에서 지내게 되었지요. 하지만 불경기로 다시 제주로 돌아오게 되었고 농학교가 없는 탓에 일반 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한라가 평범하게 살기를 바랐고 수어보다는 구화를 쓰길 원했지요. 엄마는 한라에게 늘 중요한 일이 아니니까 신경쓰지 말라고만 합니다. 하지만 한라는 그 일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길 원했습니다.

 

반면 해나는 스쿠버 다이빙 강사였던 엄마 아빠를 따라 어렸을 때부터 이집트, 팔라우, 몰디브, 필리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들을 돌아다니며 살았고, 엄마 배속에서부터 스쿠버 다이빙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작년 가을 보홀 인근 앞바다에서 큰 사고가 있었고 엄마는 동료 다이버들과 함께 조난자를 구하러 바다로 나갔다가 의식을 잃고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지난겨울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엄마는 아직 깨어나지 못했고, 얼마 되지 않는 보상금만으로 생활을 할 수 없었던 아빠와 해나는 올봄 제주도로 이사를 왔고 엄마는 제주 시내에 있는 요양 병원에 있지요. 해나는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분주한 아빠에게 방학동안만이라도 스쿠버 다이빙 가게 문을 열고 싶다고 하지만 아빠는 알아서 한다고만 하네요. 

 

제주도로 온 후로 한 번도 바다에 들어가 보지 못했던 해나는 공기통을 들쳐 메고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검은 무언가가 스쳐 지나가는 걸 느끼게 됩니다. 해나가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 한라 역시 검은 무언가를 보고 해나를 구하기 위해 무작정 바다로 뛰어들게 되지요. 그렇게 한라는 낯선 다이빙 장비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다음날 스쿠버 다이빙 가게를 간 한라는 해마 강사를 만나게 되고, 해마 강사에게 수어를 가르쳐주는 대신 스쿠버 다이빙을 배울 수 있게 됩니다. 물론 해나에게는 비밀이었습니다. 그러다 소민이에게 그 모습을 들키게 되고 아직 바다로 들어가 실습을 해 본 적 없었음에도 소민에게 보여주기로 합니다. 한편 가게 장비들이 달라진 것을 깨달은 해나 역시 한라가 스쿠버 다이빙을 한 걸 알게 되고, 스쿠버 다이빙을 가르친 강사가 엄마와 같은 이름을 가진 해마 강사라는 사실에 놀랍니다.

 

한라는 소리를 듣지 못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바닷속에서는 자신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다는 걸 알지요. 이 책에서 저자는 청각 장애인인 한라를 통해 그들을 대하는 사람들, 장애를 가진 이들의 고충을 다루면서 스쿠버 다이빙을 통해 소통하는 법을 일깨웁니다. 또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아닌 엄마의 강요로 다른 이들처럼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했던 한라가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하고, 자신과 아빠를 생각하지 않은 엄마에 대한 원망을 가졌던 해라 역시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다이빙을 한 한라의 버디가 됨으로써 엄마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 책은 따스함이 있습니다. 읽고 난뒤에 한라가 바닷속에서 느꼈던 편안함같은 것이 느껴졌지요. 행복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희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되네요. 서로 다르지만 서로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세 아이들의 모습이 독자들에게 희망의 빛을 선물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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