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서 만난 세계사 라임 틴틴 스쿨 13
손주현 지음 / 라임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역사를 배워갑니다. 역사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물, 위인 등의 여러가지 측면으로 역사의 흐름을 제시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동물'을 통해 역사를 바라본다는 건 정말 독특한 제안이 아닐까 싶네요. 라임 《동물원에서 만난 세계사》는 인간과 동물 사이에 벌어졌던 세계사 속의 현장을 되짚어 보는 색다른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요. 저자는 '역사'는 상대적으로 차별받는 존재들이 온전한 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노예제도, 여성 차별 등과 마찬가지로 동물 역시 똑같은 과정을 겪고 있으니 어쩌면 동물을 통해서 역사를 본다는 점도 당연한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저자는 이 책에서 '동물'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 책은 '1 선사시대 : 인간과 동물의 역사, 그 시작을 찾아서' '2 문명의 발달 : 동물이 무서운 만큼 나를 두려워하라' '3 고대 사회 : 포에니 전쟁의 선두에 선 코끼리' '4 중세 사회 : 세계 최초의 대항해를 함께한 기린' '5 근대 사회: 인간 전시 뒤에 숨은 제국주의' '6 현대 사회 : 동물 권리가 먼저냐, 동물 복지가 먼저냐?' 등 총 6장으로 나뉩니다. 여기에는 인간에게 베푸는 존재였던 동물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중국 최초의 동물원이었던 지식원, 동물을 전쟁에 끌어들였던 이야기를 비롯 지상 최대의 쇼 로만 서커스, 왕들의 동물 수집과 모든 사람의 구경거리가 되었던 동물에서 창살 없는 동물원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 동물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선사 시대 사람들은 벽화에 위험한 맹수들을 그림으로써 그림의 대상에게 뭔가를 빌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인간은 동굴사자나 매머드, 오록스 같은 동물을 잡아서 가둬 둘 수가 없었기에 힘으로 따졌을 때, 인간의 서열이 그들보다 한참 아래에 있었지요. 하지만 인간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고 어떤 동물은 인간보다 우위에 있고 어떤 동물은 아래에 있지만 어쨌든 인간은 동물 무리에서 스스로 빠져나왔습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하고 도시를 세우고 글자를 만들고 과학을 발전시키면서 이른바 문명이 시작되면서 높고 커다란 우리 안에 갇힌 동물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새, 여왕의 힘과 권위를 과시하는 아주 중요한 수단으로 쓰이기 시작했지요. 또한 사자는 왕의 권위를 살려 주는 최고의 도구였답니다.

 

 

이제 동물은 강력한 힘을 빌려 왕의 권위를 높이고자 했던 상징으로서의 역할이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왕의 힘과 동일하게 여겨지던 시기를 지나, 한 단계 아래로 취급받게 되었다고나 할까?

이렇듯 다양한 동물을 수집하고 키우는 행위가 그 동물이 서식하는 지역의 '정복'을 의미하게 되면서, 다루기 힘든 맹수보다 구하기 힘든 동물들이 점차 각광받기 시작했다. (본문 103,104p)

 

 

이후 동물은 재미를 위한 싸움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이 즐거움이 황제와 귀족들이 나라를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신경 쓰이지 않도록 한 수법이 된 것이지요. 이렇게 인간은 자기 과시와 유흥을 위해 다른 지역을 초토화시키고, 자연의 생태계를 무자비하게 파괴했고, 현대로 들어서면서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더욱더 가속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동물도 인간과 똑같이 존중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인간을 위해 이용해서도 안 되고 고통을 주어서도 안 된다는 동물이 행복하게 살 권리를 주장하기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듯 해요. 하나는 세계사를 모두가 흥미로워할 동물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세계사를 통해 풀어내고 있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세계사를 동물 이야기를 풀어낸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되짚어보면 세계사 속에 인간과 동물은 늘 공존해왔으니까요. 우리나라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단군신화 역시 곰과 호랑이의 이야기가 등장하고 왕궁이 창경원으로 바뀌는 아픈 역사를 갖기도 했습니다. 일제시대엔 호랑이가 멸종하기도 했지요. 딱딱하기만 했던 역사 속에서 동물들의 이야기를 읽어내고 그를 통해 역사를 배우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드네요. 물론 그 속에서 인간과 동물의 조화, 동물의 권리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겠지요. 이렇듯 이 책은 역사, 그리고 인간과 동물의 조화라는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이미지출처: '동물원에서 만난 세계사'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